코로나, 모질다.
살며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이것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이다.
내 허리도 병을 얻어 걷기도 힘들지만
난리를 피하여 집에 머문 지 오래이니
우울과 나태가 가득 고여
서리 맞은 무청처럼 시들하니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하고도 싶지만
어디로 갈 것이며 누구를 만난단 말이냐.
보고픈 사람은 낙엽으로 처연히 날리고
그리운 소리는 흩어지는 구름으로 허랑하여
생명의 맥박은 옅어지고 두뇌의 광채도 흐려져
삶과 무덤의 경계에 안개만 가득해 혼돈에 든다.
가끔 저녁밥상에서 혼자 드는 소주도
가슴을 풀어주지 못하니 잔을 던져버리고
아픈 허리를 누이면 잠은 왜 그리 쏟아지는지.
자다 깨다, 깨다 자다, 밤을 넷으로 쪼개지만
현(絃)은 풀리고 관(管)은 굽고 손가락은 낡아
오랜 무덤의 퇴락한 벽화처럼 음습하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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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를 벗어난 차가운 별 하나로 흔들리지만
별똥별로 지기엔 너무 이른 저녁이겠거니
어두울수록 환한 내 별자리로 가야 해.
내 “이빨 빠진 갈가지”의 별자리에 다시 들어
호랑이 이빨 드러내면 대숲에 흔들바람 일렁일 거야.
허리 갈라진 화로를 친친 동여매곤
저녁 아궁이에서 꺼낸 숯불 담아
재의 이불을 다독여 덮어주고
모진 겨울밤을 견뎌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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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호흡기질환은
1) 예방이 첫째이니 마스크로 예방하고
2) 면역력이 둘째이니 백신으로 획득하고
3) 병의 침입을 받았다면 치료제로 고치면 돼.
1)은 이미 일 년 이상 지켜왔으니 지속하면 될 테고
2)는 한 달 후면 시작해 금년 말에 마무리 될 것이고
3)은 봄이 지날 즈음이면 상용화 되어 병에 걸려도 빠르게 회복될 터이니
현실을 직시하고 한두 달 더 기다리기로 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서서히 다가오니 너무 걱정하지 마.
환상이나 희망이 아닌, 냉정한 눈으로 파악하고 판단하는 거야.
희망? 그딴 건 버려. 희망이 아니고 현실이야, 곧 극복될 거야.
독감보다 독종이지만 다행히 변종은 덜하니 다행이야.
조금만 참아, 얼마 안 남았어, 우리의 일상이, 그리고 합주의 시간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빛깔의 합주이겠지만 더욱 맑고 깊어지길 바라.
첫댓글 함께 모여 합주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립니다
작년에 뵙고..... 언제 뵈올지....
설날이 지나면 가능하려나요.
얼음 속에서 뿌리가 힘을 비축하고
눈 속에서 매화가 붉음을 축적하듯
이 고난으로 인간이 한 번 더 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물질이 아닌 정신으로, 정신을 지나 마음으로 회귀하는 수행의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물질은 풍성한 것, 정신은 맑은 것, 마음은 따스한 것.
모자라고 탁해도
따스한 마음이 서로 스며
분홍꽃물로 곱게 이승을 건너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