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4강 신화 재현을 기치로 내건 ‘박성화호’가 오는 28일 오전(한국시간) UAE에서 개막하는 2003세계청소년(20세 이하)축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17일 오후 장도에 올랐다. 최종훈련지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국청소년대표팀이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바로 상대 골문을 열 수 있는 골게터를 확정하는 것이다.
수원컵에서 1승2무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 시즌 친선경기와 각종 대회에서 5승5무1패로 겉으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11경기에서 10골밖에 뽑지 못할 정도로 득점력 빈곤에 허덕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런 골가뭄이 되풀이될 경우 ‘멕시코 4강신화 재현’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박성화 감독은 골가뭄을 해소시킬 해결사로 4명의 후보를 꼽고 있다. 정조국 김동현 최성국 박주영이 그 주인공들이다. 각 선수의 특징과 이들이 함께 투톱으로 섰을 경우 어떤 파괴력을 지닐까를 항상 염두해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박 감독은 그동안 정조국-최성국, 혹은 김동현-최성국 카드를 가장 이상적인 결합으로 여겼다. 장신인 정조국 또는 김동현과 스피드와 발재간이 있는 최성국을 조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공격루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거기에 어리지만 볼키핑력이 있고 침착한 박주영을 ‘조커’로 투입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쇄골복합골절로 회복 중인 최성국이 아직 몸상태가 완전치 못해 풀타임 출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는 정조국-김동현 투톱에 최성국, 박주영을 ‘조커’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조국-김동현 콤비는 올 시즌 10골 중 각각 5골과 3골을 넣으며 팀 득점의 80%를 담당할 정도로 독보적이지만 둘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게 걸림돌. 양 선수 모두 장신에다 골결정력도 갖고 있지만 스피드와 볼키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반쯤 상대 수비의 체력이 소진했을 때 두 선수 중 한명을 최성국 혹은 컨디션에 따라 박주영으로 교체투입하며 공격의 변화를 시도해 골을 터뜨리겠다는 전략이며 이집트 전지훈련에서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박성화호는 출국 당일까지 연습경기를 치르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당초 지난 15일 한국철도와 최종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한번 더 연습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해 15일에 이어 17일 오전에도 연습경기를 벌이는 열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