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이치를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
오직 분별하고 선택하는 마음만 버리면 된다.
단지 싫어하고 좋아하는 두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모든 이치를 꿰뚫어 환히 알게 된다.
털끝만큼이라도 분별하는 마음을 가지면
하늘과 땅 만큼 이치와 멀어지게 되나니
만약 이 자리에서 깨닫고 싶거든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지 마라.
[신심명]
지극한 이치라고 하니
너무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진리라는 것을
너무 어렵게 여길 것 없다.
이 세상에 가장 지극한 진리는
좋고 나쁘다고 하는
이 두 가지 분별을 여의는 것으로 족하다.
좋고 나쁘다는 분별,
옳고 그르다는 분별이 있으면
좋은 것, 옳은 것을 선택하고 애착하게 되며,
나쁘고 그른 것은 배척하고 미워하게 된다.
이렇게 분별이 시작되면
연이어 걷잡을 수 없는 폭류가 되어
애착과 미움의 거리는 하늘과 땅만큼 멀어지고 만다.
그러나 애착하는 것도, 미워하는 것도
결국에는 모두가 괴로움일 뿐이다.
사랑해도 괴롭고
미워해도 괴롭다.
일체의 모든 분별은
이와 같이 결국 괴로움을 남기고 번뇌를 남길 뿐이다.
만약 지금 이 자리에서
지극한 이치를 곧장 깨닫고 싶다면
그것은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니니
다만 분별하고 선택하는 마음만 버리면 된다.
분별심을 버려 좋아하고 싫어하지 않으려면
다만 묵묵히 지켜보아야 한다.
생각은 언제나 대상을 판단하고 분별할 뿐이지만,
지켜봄의 수행은 모든 판단을 중지시킨 채
다만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도록 이끈다.
양 극단의 좋거나 싫은, 옭거나 그른 생각이 일어날 때
즉각 그 생각을 지켜보라.
그 생각을 지켜보지 않으면
그 생각은 곧장 어느 한 쪽을 선택하고 집착할 것이고
그로인해 우리 마음은 괴로움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은 채,
생각과 판단이 일어날 때
저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사람처럼
올라오는 모든 생각을 주시할 때
모든 시비와 분별은 끊어지고,
대상에 대한 치우침 없는 이해가 생겨난다.
치우침 없는 이해는
우리 안의 본연의 지혜를 꽃피우게 된다.
- 법상스님 -
출처: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원문보기 글쓴이: 최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