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예로부터 전국의 지방 중에서도 물 좋고 인심 좋은 고장이었다. 한가운데로 흐르는 태화강은 시민의 생명수였고,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었다. 2014년 새로 중건된 태화루는 이러한 태화강을 굽이 보며 옛 선조들이 풍류를 즐겼던 곳이었다. 울산 방어진 염포항은 국제 무역항으로 왜의 무역선이 활발히 나들던 곳이었다.
그런 울산은 1963년 국가공업센터 발족을 시작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위해 천혜의 자연 자원을 조국의 근대화라는 대명제 앞에 아낌없이 내주었다. 울산과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은 울산의 물과 공기와 육지와 바다를 밑거름 삼아 세계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기업들로 성장했다. 공업화로 인한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다시 살려낸 울산시민들의 저력을 세계인들은 높이 샀다.
지난 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국제원예생산자 협의(AIPH) 총회에서 2028년 울산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결정했다. 무엇보다 이날 쾌거는 김두겸 시장과 관계자들의 숨은 공로가 크다.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열쇠다. 이 과정에서 김두겸 시장의 특유 뚝심이 그 힘을 발휘했다. 그 어렵다는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국가가 인증하는 행사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는 곧 정부로부터 행사와 관련된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김두겸 시장의 뚝심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순천만에서 2023년 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됐다. 전례로 보면 한 국가에서 연이어 국제박람회를 개최한 사례는 역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만큼 울산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김 시장의 기치가 번뜩였다. 김 시장은 "정원은 곧 자연이다. 울산의 공업화로 인해 많은 자연 공간이 훼손당했으며, 산업폐기물로 인해 자연이 오염됐지만, 강을 되살려냈으며 폐기물과 쓰레기가 매립된 쓸모없는 땅을 생명이 숨을 쉬는 정원으로 가꾸겠다"는 계획을 국제 원예생산자협의(AIPH) 총회에 제시해 큰 호응을 얻으며 만장일치로 개최 결정을 받아 냈다. 이로써 김두겸 시장이 민선 8기 울산시정을 맡으면서 울산을 국제적인 도시로 위상을 높이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다.
울산시가 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과 개최 후 얻을 기대효과는 엄청나다. 직접적인 효과로는 쓰레기매립장인 여천 매립장을, 정부예산을 받아 정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일과 약 6개월 기간 동안 1천300만명의 관람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의 선순환 효과와 3조555억원의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 1조5천415억, 취업유발 효과 2만4천명 등이다.
직접적인 효과도 효과지만 김 시장이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울산을 찾을 전국 각지의 관람객들이다. 이들이 울산의 진면모를 보고 난 후 자신들의 지역으로 돌아가 울산에서 느낀 놀라운 경험을 전파한다면 이보다 훌륭하고 대단한 울산에 대한 홍보는 없을 것이라는 김 시장의 생각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4년여 남짓 남은 준비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하여 성공적인 행사로 울산사(史)에 길이 남겨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