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혼부부 103만쌍 역대 최저… 89%가 대출받아
1년새 7만쌍 줄어… 결혼비용 때문
작년 ‘대출 중앙값’ 1억6000만원
전년比 7.3% 증가 역대 최고 수준
결혼한 지 5년이 안 된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액 중앙값(대출액을 크기순으로 배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값)이 지난해 1억6000만 원을 넘겨 201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 있는 신혼부부는 10쌍 중 9쌍에 달했다. 집값 등 결혼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신혼부부 수는 전년 대비 7만 쌍 가까이 줄어들어 100만 쌍을 겨우 넘겼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초혼인 신혼부부(11월 1일 기준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한 부부)가 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6417만 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 신혼부부 중 대출이 있는 부부의 비중은 89.0%에 달했다. 2021년부터 급등한 집값이 지난해까지 유지되면서 주택 마련을 위한 신혼부부들의 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비중이 늘면서 신혼부부 소득은 늘고 있지만, 집을 가진 신혼부부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맞벌이 부부 비중 역시 57.2%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을 소유한 초혼 신혼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줄어든 40.5%로 역대 최저였다. 특히 혼인 1년 차 신혼부부의 주택 소유 비중은 30.5%에 불과했다.
집값 등 결혼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신혼부부 수는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신혼부부 수는 103만2000쌍으로 전년 대비 6.3%(6만9000쌍) 줄었다. 2015년 147만2000쌍이던 신혼부부 수는 7년 만에 29.9% 감소했다.
집값 상승 이후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섣불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섰던 젊은층 가운데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말 20대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0.24%)보다 0.15%포인트 급등한 값이다.
20대 이하 연체율은 2021년 3분기 말부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이하의 주담대 연체액은 올해 2분기(4∼6월) 말 15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3분기 말 1400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900억 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5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세종=조응형 기자, 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