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축제는 끝났지만 사실을 바로 알려야 할 책무 저버리나...
‘기상이변’ 꽃 축제 위험성 확인, 행사 종료 앞두고 입장료 할인 고육지책
가수 등 연예인 출연료 아껴 관광객에게 돌려주면 만족도 배가 될 것
제18회 정읍 구절초 꽃 축제 개막식을 하루 앞둔 10월 17일(금) 오후 축제장으로 향했다.
산내면 소재지 회전교차로변 길가에 생기있게 피어있는 구절초를 보면서 구절초 지방정원의 화사한 모습을 상상하며 구절초 정원에 들어섰다.
개막식 하루 전날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왜 그럴까.
1주차장에 주차를 마치고 구절초 정원에 들어서자 실망감이 밀려왔다.
예전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공간 옆 구절초는 구절초 지방정원의 랜드마크라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었지만 이날 본 구절초는 더운 물에 데쳐진 꽃잎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비단 이곳 구절초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구절초 공원내 전반적인 현상이었다.
정읍시 관계자는 올 여름 무더운 날씨와 가을 잦은 비로 인해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정읍에서 방문한 기자 일행이야 그렇다해도 멀리서 산내 구절초 공원까지 찾은 외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구절초 지방정원에는 구절초만 있는 것은 아니다.
15만㎡의 솔숲 구절초 경관과 함께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들꽃정원의 화사한 꽃백일홍·코스모스 등의 가을꽃 향연, 2만㎡의 넓은 잔디정원에서의 휴식·놀이를 즐겼고, 짚와이어도 있다.
그래서 축제명도 구절초 꽃축제로 했지만 그래도 축제의 메인은 구절초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정읍시는 구절초 꽃 축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구절초 성지, 정읍 구절초 축제 25만명의 발길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구절초 개화기인 10월 초부터 축제 기간까지 총 25만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맛있는 정원’ 등 4가지 테마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
지난해 구절초 축제 역시 한 여름 이상기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본보가 관련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구절초 행사장을 방문한 탐방객은 총 11만5천878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는 25만명이 구절초 꽃 행사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물론 10월 초부터 축제기간까지로 단서를 달았지만 올해 축제 살펴본 구절초 지방정원의 실정이라면 많이 찾았다 실망감만 키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본보 편집위원들은 “구절초 축제의 명성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왔겠지만 올해 꽃을 보고는 실망이 컷을 것”이라며, “이런 사태가 지속되면 갈수록 구절초 꽃 축제를 찾는 관광객은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장에서 음식 부스를 운영하는 A씨는 “매년 갈수록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을 느낀다”며, “새로운 변화가 없으면 안 될 시기에 놓은 것 같다”고 했다.
갑작스런 이상기후에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기대심리가 변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뻔한 축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시는 축제 후반인 10월 23일부터는 입장료를 7천원에서 4천원으로 인하했다.
축제기간이 26일까지지만 구절초의 상태가 너무 안좋다보니 입장료를 그대로 받을 없었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이었지만 이를 솔직하게 밝히지 않았다.
구절초공원을 둘러본 시민들은 “우리야 무료지만 외지인들에게 돈 받았다가는 욕먹게 생겼다”며 걱정했다.
▷축제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가수 등 연예인 출연 문제 역시 호객행위의 일종이다.
개막식에 많은 인파를 동원해야 행사의 성공을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구절초 꽃축제는 총 예산 11억5천중 4억원을, 정읍사문화제 4억3천만원 중 1억 정도를 가수 출연료로 지급했다.
연예인 출연료 지급을 없애고 이곳을 찾은 관광객에게 돌려준다면 이들의 만족감은 배가 될 것이지만 늘상 하던대로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역내 소규모 축제인 피향정 문화축제가 올해부터 가수 등 연예인 없이 순수 문화축제를 지향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축제비를 포함해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구절초 지방정원 제 평가를 받게 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많은 인파를 불러오는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행사장을 찾는 소수 인원이라도 만족도를 높이고 자연적인 공원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읍신문
첫댓글 정확한 지적 입니다.
관련자들이 공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