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충북도계탐사의 2회차 탐사활동이 진행됐다. 지난 13일 발대식과 1차 탐사에 이은 것이다. 1· 2회 탐사를 이끈 박연수탐사대장(충북산악구조대장)의 심신은 더욱 무거워졌다. 2회 탐사구간이 주로 산림지역이었던 관계로 선두에서 낫으로 길을 개척하며 대원들을 이끈 것도 고된 신역이었지만 그보다도 ‘탐사’라는 대 명제 때문에 심적부담이 더 컸다.
그는 “최초로 도계를 종주하면서 각 분야에 대한 탐사 활동을 병행하기 때문에 사실 이번 과제가 안기는 무게는 클 수 밖에 없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과업을 구상하고서도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탐사활동을 벌이며 이 점을 더욱 실감하게 됐다. 그러나 나름대로 노하우도 생기는 것같다. 사전 답사 및 자료조사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된 것이다. 물론 충북인들이 충북도계를 일일이 밟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띤다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이런 기회는 또 없다는 생각에 많은 것을 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대원들의 생업관계상 매월 격주로만 실시하는 장기사업을 펼 수 밖에 없어 아쉬움이 크지만 매번 에베레스트를 첫 등정하는 산악인의 심정으로 과업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2차 탐사구간은 1차 탐사 종점인 충북 청원군 강외면과 충남 연기군 전동면이 경계를 이루는 가마소 마을부터 충북 청원 옥산면과 충남 연기 수신면이 맞닿는 지역까지로, GPS와 나침반을 동원한 이동이었지만 산림이 우거진 곳에선 종종 도계를 벗어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일단 전진했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고역을 서너차례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탐사대원들에겐 오히려 정신무장(?)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 이날 탐사에서 주목받은 것은 탐사구간인 동림산(해발 458m) 권역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산초 및 아기나리 군락지로, 특히 아기나리 군락지는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해 대원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운 숲에선 예의 불법 밀렵행위가 목격됐는데, 고라니 두 마리가 한꺼번에 덫에 걸려 수거되지 않고 그대로 부패해 유골로 방치된 현장도 있었다. 탐사대원들은 이날 하룻동안 총 4개의 올무를 발견, 사진촬영후 제거했다. 박연수 탐사대장은 “도계를 종주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각종 탐사활동을 벌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분야별 연구 및 조사에 내실을 기하겠다. 회차를 거듭할 수록 아마 도계탐사에 대한 대원들의 목적의식도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