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캠핑계에 있어서 가장 보편화된 거실 텐트는 스노우피크의 리빙쉘 스타일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동호회에서 공동구매(공동제작)하는 거실텐트의 형태는 거의 다 이런 형태다. 다음카페 캠프랜드(버팔로)의 리빙쉘 2, 3도 그러하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반포텍)의 라운지가 그러하다. 바비큐매니아(캠핑마을)의 게르빌 또한 마찬가지다.
스노우피크 리빙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확장성이다. 리빙쉘 본체를 베이스로 하여 여러가지 옵션 장비를 조합하여 자신의 취향이나 개성에 맞는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확장은 잠자리 방식과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다. 어떤 식으로 잠자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필요한 옵션이 달라진다.
리빙쉘은 말 그대로 리빙 쉘터(Living Shelter), 거실텐트다. 침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스노우피크는 리빙쉘과 별도로 잠자리용 이너텐트를 제공한다. 물론 돈 주고 사야 한다. 리빙쉘 전용 이너텐트(TP-312I)와 더불어 이너룸(TP-512IR)이라는 전용 이너텐트가 있다. 이너룸은 리빙쉘 내 공간을 많이 차지하여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너텐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너텐트 풀플라이(TP-312IF)라는 제품이 별도로 필요하다. 이너텐트는 반드시 리빙쉘과 함께 사용되어져야 하며 그 자체만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또하나의 확장 방법은 리빙쉘+터널+돔텐트의 방식이다. 스노우피크에서 출시된 랜드브리지나 어매니티 돔텐트를 리빙쉘 터널(TP-512T)라는 제품으로 리빙쉘과 연결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리빙쉘과 돔 텐트 사이를 터널로 이어줘서 사용자가 바깥을 통하지 않고 내부에서 내부로 편하게 오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리빙쉘과 터널 등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나 설치상의 번거로움, 난방의 어려움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여야 한다. 특히 영하의 동절기에는 절대 피해야 할 방식이다. 날도 추운데 언제 그걸 설치하고 있나!
상기 두 방식 외에 리빙쉘에 잠자리를 마련하는 두 가지 방식이 더 있다. 그 중 하나는 돔텐트를 리빙쉘 내에 집어넣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실내 공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단점이 있으나 설치가 비교적 간단하고 텐트 안에 텐트를 집어넣는 것이므로 난방력도 뛰어나다. 돔텐트는 리빙쉘과 따로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하므로 이중 투자의 불합리함도 없다. 결로나 습기 예방에도 좋다. 그리고 특히 이너텐트용으로 사용하는 돔텐트라면 굳이 고가 제품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실내에서는 플라이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
또 하나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잠자리 방식 중 하나인 야전침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리빙쉘에 그 어떠한 추가 조합도 없이 야전침대만으로 잠자리를 만든다. 리빙쉘을 설치하고 그 안에 야전침대를 설치하면 끝이다. 추운데 밖에서 이것저것 확장하느라 떨 이유도 없다. 1인당 1개씩의 야전침대를 준비해야 하나 에어박스사의 에어매트를 사용할 경우 3인 가족당 2개의 야전침대만으로도 가능하다. 4인 가족이라면 3개의 야전침대가 필요하며 리빙쉘 공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비록 실내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는 하지만, 야전침대는 이너텐트와 달리 바닥 단열의 불편함도 덜하고 난방 효과도 좋다. 실제로 이너텐트나 돔텐트를 사용할 경우 거실 난방과 침실 난방을 별도로 생각해야 하나 야전침대를 사용할 경우에는 난방을 하나로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한겨울에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침대를 사용할 경우 훨씬 더 난방 효율이 좋다. 실제로 아무리 실내 난방을 하여도 야전침대 아래쪽은 냉골이다. 그리고 만일 프로판 가스를 이용한 난방 기기라도 사용할라치면 무거운 프로판 가스 누출시 바닥에 모이게 되므로 야전침대가 다소 유리하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도 아무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정에서의 침대 생활에 익숙한 캠퍼들에게 인기가 많다.
반면 야전침대를 사람 수만큼 가지고 다니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큰 수납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돔텐트나 이너텐트의 경우 야전침대 하나 크기밖에는 안 된다. 게다가 잠자리가 거실텐트 내에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이므로 프라이버시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다. 옷 갈아입기도 불편하고 잠자리 정돈도 늘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미군용 야전침대는 설치와 해체에 힘이 많이 든다. 웬만한 장정도 쩔쩔 맬 정도다. 그리고 야전침대를 사람 수만큼 구입하는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에게 각광을 받는 이유는 이미 앞에서 얘기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잠자리 방식중 가장 최적의 것은 무엇일까? 이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저마다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고, 기능성도 기능성이지만 이를 사용하는 캠퍼의 다양한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열려진 야전침대 방식보다 닫혀진 이너텐트 방식을 더 안락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특히 어린 아기가 있는 경우 야전침대 사용은 절대 금물이다. 반면 입식 생활의 편리함 때문에라도 야전침대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그래서 딱히 이 방법이 최선이다 말하기가 어렵다.
다만 일반적으로 말하길, 야전침대는 습기에 약하므로 하절기보다는 동절기에 더 적합하다. 실제로 하절기에 에어박스 없이 야전침대만 사용할 경우, 침대 천이 밤새 습기를 머금어 아래로 축 쳐지곤 한다. 이 경우 허리가 불편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반면 이너텐트(돔텐트나 전용 이너텐트)를 사용할 경우 바닥에서 1차로 습기를 막아주므로 보다 안락한 취침을 즐길 수 있다. 동절기에는 앞서 말한대로 바닥 냉기에 직접적으로 닿는 것을 피할 수 있으므로 야전침대가 이너텐트보다 유리하다. 이것저것 바닥 냉기 차단재를 이중삼중으로 깔 이유도 없다.
리빙쉘+전용 이너텐트+풀플라이
장점) 보다 넓은 리빙쉘 공간 확보.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
단점) 바닥 단열 주의. 고가의 확장 비용. 설치에 많은 시간 소요.
비용) 25만 + 15만 = 40만 원(리빙쉘 별도, 최저가 기준)
리빙쉘+돔텐트(실내 설치)
장점) 난방에 유리. 결로 예방에 유리. 프라이버스 보호 기능. 저렴한 확장 비용.
단점) 바닥 단열 주의. 실내 공간을 많이 차지.
비용) 10만 원 이내(리빙쉘 별도, 중저가 돔텐트 기준)
리빙쉘+터널+돔텐트(랜드브리지/어매니티)
장점) 최대 실내 공간 확보.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
단점) 바닥 단열 주의. 설치에 많은 시간 소요. 최고가의 확장 비용.
비용) 18만 + 46만 = 64만 원(리빙쉘 별도, 랜드브리지4 기준)
리빙쉘+야전침대
장점) 난방에 유리. 입식 생활 가능.
단점) 실내 공간을 많이 차지. 야전침대 설치에 많은 시간과 노력 소요. 습기에 약함. 프라이버시 보호에 취약.
비용) 20~32만 원(리빙쉘 별도, 4인 가족 4개 기준, 중고 5만 원~새제품 8만 원)
한 가지 중요한 충고를 하자면, 동절기에는 공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더 큰 열량의 난방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잠자리 공간은 불편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작으면 작을 수록 좋다. 특히, 설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은 피하는 게 좋다. 추운 날, 깜깜한 밤에 도착해서 오돌오돌 떨면서 이것저것 텐트 설치하는 것은 그다지 권장할 일이 못된다. 그래서 가장 추천하는 방식은 리빙쉘+돔텐트(실내 설치)나 리빙쉘+야전침대 스타일이다. 특히 에어박스를 사용하면 설치해야 할 야전침대 수도 하나 줄이고 바닥 난방 효과도 탁월하다. 단지, 사악할 정도로 비싸다는 것. 그러나 돈 값어치를 한다는 점이 대부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