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Yo Ma Plays Ennio Morricone
작곡가: Ennio Morricone
지휘 : Ennio Morricone
연주: Yo-Yo Ma, Cello / Roma Sinfonietta Orchestra
레이블 : SONY
요요마가 연주하는 엔니오 모리꼬네.
어느 날 오후 첼로 선율을 타고 흐르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곡이 귀에 들어왔다.
원곡의 감성을 훼손치 않으면서 연주자의 감성 또한 잘 들어나 있는 연주.
배경으로 깔리는 선율들의 오케스트레이션.
가히 놀란만 했다.
연주자가 누굴까... 최근이 아니라면 들어 보지 못했을리 없을 터인데.
이내 찾아낸 음반이 Yo-Yo Ma Plays Ennio Morricone 였다.
개성이 뚜렸한 두 음악가의 조화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산타 치칠리아 음악원에서 현대음악가 고프레도 페트라슈에게 사사받은 정통파 음악가이다.
12음계 음악을 바탕으로 불협화음을 연출하는 대위볍의 편곡술을 익힌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초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엘리오 페트리, 피에르 파울로 파졸리니, 세지오 레오네 등 대부분 소위 좌파 계열의 연출자와 작업을 했다. 이때 모리꼬네는 바하, 베토벤, 브람스 등 클래식 선율을 패러디하며 영화음악의 장르를 넓힌다.
그는 세지오 레오네 감독과 함께 '황야의 무법자' 를 64년 맡았으나, 그는 가명이 레오 니콜스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는 영화음악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하나, 이의 큰 성공은 비로소 그를 영화음악으로 이끄는 계기가 된다.
그는 남성 코러스, 피아노 독주, 허밍, 휘파람, 전기기타, 타악기 등 당시 놀라운 이단적인 작품성향을 보이며 화려하게 등장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헐리웃에 진출하면서 그의 음악은 더욱더 실험적으로 변모한다.
파이프 오르간, 피콜로, 오보에로 주제를 드러내거나, 하모니카의 불협화음을 사용했다.
서로 다른 음악적인 전통을 가진 선율과 그 사이의 불협화음.
스트라빈스키에게서 영향을 받은 야수성.
그는 점차 오케스트레이션과 화성, 정교한 대위법과 섬세한 멜로디 사이의 조화를 중시하게 된다.
선율 보다는 음색, 멜로디 보다는 악기군의 의미적 컨텍스트를 더 중요한 흐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모꼬리네는 영화음악이 비로소 듣는 것이 아닌 그 자체의 코드로 만들었다.
에이젠슈테인과 프로코피에프가 실현하고자 했던 그 이상을 모리꼬네가 완성했다.
개인적인 취향에 요요마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의 실험적 연주 성향이 가벼히 느껴지고, 고전음악의 진중한 면을 잃은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이올린의 막심 벤게로프의 광기어린 연주 또한 선호치 않는 이유는 같다.
허나 요요마의 실험성으로 인하여, 고전음악의 대중화가 앞당겨 졌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엔니오 모리꼬네가 지휘, 프로듀싱까지 모두 맡은 이번 음반에서만을 놓고 볼 때, 요요마는 음악의 조화와 그 분위기와 자신의 개성을 이끌면서 곡을 훼손치 않는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요요마의 섬세한 연주와 그 느낌을 강요치 않은 모리꼬네와의 조화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음반이다.
소장하고 있는 모리꼬네의 오리지널 트랙보다 오랜만에 이 한장의 음반이 겨울 문턱에 들어선 지금.
가슴 훈훈하고 애절한 마음을 갖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