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봄을 맞아야할까
100822 서용칠
소용돌이치는 무더위가 온몸을 쳐지는데 간밤의 뇌성벽력은 어디에 있는지 하늘은 파랗고 기온은 자꾸오르기만한다
지하철역으로가는 길에서올려다보니 도봉산에는 산안개 8부능선을 휘감고는 구름이되여 피여오르고있다
35도의 살인더위와 폭염주의보를 들으면서 집을나서서 1시간반을 지하철레일에 시간을 깔아놓으며 구로 디지털역에 9시 반에 도착했다
오늘은 생명환경자연보호실천회의 일정은 경기 이천시 설성면 신필리 승가원 자비복지타운에서 자원봉사가는날이다
45인승 버스에 오르니 포교사와 연주사 신도분들로 벌써 낮익은 얼굴들이 꽉찼다
참으로 못말리는 불교쟁이들이다
아마도 나처럼 이차환 회장이 좋아 오빠부대도 있을것이다
회장님은 처음도좋고 중간도좋고 나중도좋은 여여하고 꾸준하고 변함이없는 분이라 소개하고싶다
차창 밖은 찜통더위지만 한강물줄기따라서 동쪽으로 가는길에는 먼산에서는 가을이 슬금슬금 내려오고있었다
내일이면 처서이니 세월은가고 계절은 한치의 오차없이오고있으니 오늘로서 올여름 더위는 끝일것이라 위안삼으며 처음 가보는 승가원 자비복지타운 (구 원주 소쩍새마을)을 머리로 그리며 어떻게 생활할까 궁금하며 설레인다
큰길을 뒤로하고 굽이굽이 산모룽이 돌고 내를 건너 당도하니 장애우들이 우루루 몰려와 안녕하세요 어늘한발음으로 인사를 한다
경내는 여자대학 캠퍼스처럼 꽃동산을 이루고 아늑한 야산은 좌백호 우청룡이 발달하여 한눈에 풍광좋은 명당이였다
의레이 사무국측에서 손님오면 인사하라고 시킨일이려니하면서 내리는데 악수하자고 우루루 달려와 손을 내미는데 난 순간 주춤하고 뒤로 물러섰다
도대체 남녀노소가 구분이않되고 말을 알아들을수없으니 동시통역이 필요할정도다
다른 도반들은 가벼운 포옹까지하며 반가이 인사하건만 난 용기도없고 솔직히 불결한생각이들었다
하심 !
하심하라고 난 30여년을 절에다니면서 배웠고 마음내려놓으라고 들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우리집 선반에얹어놓고 아만덩어리만 짊어지고다녔던것이다
먼저 강당에 들어가 직원으로부터 일감을 받았다
4팀으로 나뉘어
우바새는 고구마 밭에서 김을 맷다 풀이 키만큼 자라서 뽑지 를 못하고 낫으로 잘라내며 까마득한 밭이랑을 보면서 한줄기 소낙비를 바라지만 비지땀만흐른다
우바이들은 식당, 재활센터, 부부방, 청소하고 밑반찬만들고 먹거리를 다듬고할일이 많았다
오나가나 여자들은 쓸모가 많고 남자는 단순해서 옛속담에도 기생 늙은것과 목수 늙은것은 쓸모가 없다하였으나 이즈음은 영감탱이하고 뚱뗑이는 어디든 뒷전이다
이곳의 시설물들이 꾀나많고 궁금하여 먼저 대웅전으로갔다
근래에 건축한듯 새건물이고 널따란 경내에 얕으막한 야산자락에 자리하여 매우 안정감을주고 부처님을뵈니 새삼스러이 인연법을 깨달았다
오가는길에 앉아있는 원생들을 만났는데 모두가 초점잃은 눈으로 먼 허공을 보면서도 우리 일행이 지나가면 히죽이 웃어준다
파이팅하자고 손바닥을 들어올려보이기도하고 손한번 잡아달라고 허공에서 손을저으며 내민다
그래도 이렇게 밖에나와서 외부인들과 말을걸고 시키지도않았는데 나와몰려 다니는 이들은 그래도 이동네서는 건강한편이다
입혀주고 먹여주어야하는 중중 장애인이 50여명이라한다
아까 악수한 여인이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나 노래 잘한다 ” 자기를 알아달라고 하는말일테지 !
어디 한번 해봐요 하였더니
노사연의 만남을 부르는데 가사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고 곡조가 그러하다
그래요 넌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인과법을 깨우쳤나보다 너와나 이시간, 이장소에서 만남이 어디 보통 인연이고 보통 만남이냐 !
세속법은 줄잘서고 돈있으면 깔아뭉개고 피해갈수도 있지만 불교의 인과법은 바람도 그물에 걸리고 물도 채에 걸러내는 무서운 법이며 구름도 때로는 갈곳을 몰라 허둥대는 것이 인과법이다
이곳 시설물중에 부부방이 호기심이 동하여 물으니 4쌍의 부부가 아예 짝꿍으로 들어와서 산다는 것이다
이곳의 특히한점은 장애우를 수용하여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것이아니라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있어 치료를 해주고 물리치료실에선 재활운동을하고 복지사분들은 공부를 도와주어 가족(실지로 가족이라 부른다)같이 대하고있었다
일끝내고 잠시 산책로를 걸으며 많은생각이 오가면서 금생에 태생으로 몸을받은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고 살아가면서 공덕을 많이 쌓아야겠다는 마음에서 뜨거운 눈물방울이 볼을타고 내려온다
일끝내고 자원봉사실에서 묘전 원장스님이 들어오시여 우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하신다
부모와 가족들에게서도 버림받은 이들을 관세음보살처럼 보살펴주는 원장스님은 비구니 스님으로 원생들에게 자상하고 인자한 관세음보살님처럼 보였다
희고 고운 얼굴에 말씀도 풍경소리처럼 조용하고 이곳의 상황을 설명하는데 나는 내 모든것을 다 이곳에 보시하고픈 마음이였다
180명의 가족에 50여명의 직원이 살고있는데 월 공과금이 1300 만원이며 겨울에는 눈도 많고 춥기도한 특이한 고장이라 하신다
난방비도 아무리 절약해도 1천만이 넘는다고하였다
자원봉사도 고마운데 먹거리를 장만하여주어 거듭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그저 의레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아닌것이 버스 타는곳까지 나와서 합장으로 배웅하여 주신다
...........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