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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로 간 훈장 충북도 생활체육협의회 사무처장 박 영 철
지난주 89세 되신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모처럼 우리집에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오랜만에 우리집에 온 형제 남매들이 거실 한쪽 벽에 액자에 넣어 걸어둔 훈장을 보곤 좋은 상을 받았다고 축하의 인사들을 한마디씩 하는데 평소 농담을 좋아하고 장난끼 많은 막내 매제가 하는 말이 「형님 훈장은 참 좋은걸 받았는데 준 사람이 그 사람이라 어째 좀 거시기 하네요」하고 한마디 한다. 함께 있던 조카사위는 한술 더 떠서 「대통령 이름위에 테이프라도 붙여서 가려 놓으면 어떨까요?」라고 한다. 옆에 있던 여동생이 미안했던지 「아니 훈장의 종류와 받은 사람이 중요하지 준 사람이 무슨 상관이야 그 당시 대통령이었을 뿐인데 」라며 두 사람에게 핀잔을 준다. 나는「그려 훈장을 수여 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대통령 이었으면 더 좋을텐데 」라고 말하곤 화제를 돌려 버렸다. 35년을 공무원으로 일하고 재작년 명예퇴직한 나는 2007년 12월에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재직 중에 수많은 표창을 받았지만 훈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것이고 33년 이상 흠결 없이 재직한 2~3급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꽤 높은 훈격의 귀한 훈장이며 내가 평생 일한 공직에 대한 결산의 의미를 갖는 증표이기에 조금은 자랑스런 마음에 액자에 넣어 걸어둔 것인데 훈장증에 작은 글씨의 내 이름 보다 몇배나 큰 글씨로 쓰여 있는 대통령의 이름 때문에 근래 들어 보는 사람마다 “ 훈장 수여자가 ...... ” 하며 한마디씩을 한다. 전직 대롱령 검찰소환은 나라의 수치 지난 4월30일 이른 새벽부터 헬기를 띄워가며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 실황중계가 하루종일 계속 되던 날, 퇴근후 귀가 하자마자 벽에 걸린 훈장증을 내손으로 떼어 창고에 넣었다. 훈장을 벽에 걸어 놓고 가끔 우리집을 방문하는 이웃이나 친지들에게 공연히 수여하신 분의 이름 때문에 이런 저런 얘기를 듣는게 싫어서 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훈장에 큰 글씨로 쓰여 있는 그분의 이름 석자를 더 이상 편안히 보기 어려운 심정 때문 이었다, 나는 지금 이글을 통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작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정치인 언론인 학자 비평가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하여 날카로운 비판과 비난을 쏟아 붓고 있는 판에 나같은 민초가 함께 나서서 그분을 비난할 필요가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아직 혐의가 확정 되지도 않았고 검찰이 수사 중에 있는 상황이니 경솔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분에 대한 실망과 원망의 마음이 자꾸 자꾸 일어나는 것이 지금의 솔직한 심정이다. 대통령에 당선될 때 깨끗한 정치 한번 해보겠다며 도덕성을 그렇게 앞세우고 권력형 비리척결을 그렇게 높이 외쳐대던 분이 어찌 검은돈과 관련된 흑막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그런 돈이 오갔는지 몰랐다고 하신다는데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지내신 분이니 거짓말은 하실리 없을 테고, 실제로 그런 뇌물성 돈이 오갔음을 모르는 일이었더라도 최근 수사과정에서 그런 일을 알았다면 홈폐이지에 올린 그분의 첫 번째 글에서 내가족이 저지른 일이니 이제라도 내가 책임지고 돌려 주겠노라고 말하셨다면 당신께서 최소한의 도덕적 체면이라도 건질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법에 의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분은 자기 스스로 “전직 대통령 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고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 고 말한 것처럼 도덕적으로 파탄이 나버렸으며 법상의 유죄 무죄를 떠나 국민들의 가슴속에선 이미 유죄가 되어 있다는 것이 일반적 여론이며 다수 언론의 보도와 논평 경향 이다 법은 떠나서 우리사회의 가족간 연대책임에 대한 관념과 정서가 일반 시민들 간에도 그렇지 아니한데 하물며 대통령 직에 계셨던 분 가족에게 거액이 오간 사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은 직접 책임이 없다고 관대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 반성의 계기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무역과 외교에 국제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나라이며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자랑스런 나라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인식지수는 OECD 30개국 중에 우리나라가 24위로 최하위권이라 한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이렇게 형편없이 평가 받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전두환 전대통령부터 오늘날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본인 또는 그아들 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의 하나일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정말 참담하고 세계에 부끄럽다.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과 정치권이 청렴하고 정의롭게 변화하지 않고는 우리나라 사회가 부패 없는 건전하고 바른나라가 절대 될 수 없다. 세칭 박연차 게이트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정계와 경제계는 물론 사회 각부문과 국민 모두가 다시는 부끄럽고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청렴과 정의의 실천자이며 감시자가 될 것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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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동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받은 사람이 중요한 것이지 준 사람은 그 당시의 대통령이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매번 여야정당이 뒤집혀 전직 대통령의 흠결이 있으면 영창을 보내는 것이 자리잡히면 언젠가는 청렴한 정치판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김대중 선생은 후임을 잘 만나 무사하니 심통이 나네요. 깨끗한 정치가 탄생하는 날까지 살아야 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