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때는 음력으로 계산합니다. 음력 날짜를 모르면 달 모양을 봐서도 알 수가 있구요. 물때란 조수간만의 차이를 가리키는데 15일 간격으로 되풀이됩니다. 즉 보름과 그믐에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고 이를 '사리'라고 합니다. 한달을 30일로 기준잡으면 사리가 두 번 오는 셈이지요. 이 사리를 기준으로 해서 앞뒤로 7일씩 나누어 놓은 것을 물때라고 합니다.
즉, 달 모양을 기준으로 한다면 상현달이 뜰 때를 1물, 그 다음날이 2물... 이런식으로 해서 보름달이 뜨는 6,7물때가 사리가 됩니다. 이때를 '살아나는 물때'라고 하지요. 조수간만의 차이가 점점 커지며 이에 따라 조류의 세기도 점점 빨라지니까요. 따라서 물도 점점 탁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리를 기준으로 넘어서게 되면 조수간만의 차이가 줄어들며, 조류의 세기가 약해짐에 따라 물도 점점 맑은 빛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사리를 지나 하현달이 뜰때까지의 물때를 '죽는 물때' 라고 합니다. 그리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적은 14물을 '조금'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하현달이 그믐달로 향해 가면서 다시 1물, 2물.. 이런 식으로 반복이 됩니다. 당연히 그믐때가 또 '사리'가 되겠지요. 초생달 부터 상현달 까지는 7물, 8물.. 이런 식으로 가다가 상현달이 되면 '조금'이 될 거구요.
그래서 예를 들면 지금이 달 모양이 상현달이고 음력으로 10일이라면.... '지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고 조류가 약하겠구나. 앞으로 조류가 하루가 지날수록 점점 세지고 조수간만의 차이도 커지겠구나. 물빛도 점차 흐려지겠지.'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현장에서 적용하실 때에는 조류가 약하고 물이 맑은 포인트는 사는 물때를 노리고, 평상시에도 조류가 강하고 물이 탁한 포인트는 죽는 물때를 노리는 게 일반적인 정석입니다.
그리고 물때표를 보면 간조시간과 만조시간이 있지요. 이는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두번 드나드는데, 간조시각은 썰물이 완전히 빠져나간 때이고 이후부터 밀물이 진행되어 만조시각까지는 물이 들어와 차오르는 시간입니다.
이 밀물(들물)과 썰물(날물)로 인해 조류가 생기고 이 조류의 세기가 달의 모양에 따라 강해지고 약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사리때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니깐 정해진 시간에 많은 양의 물이 들어와야 되므로 자연히 조류의 세기도 강해지고, 이에 따라 물도 탁해질 수 밖에 없는 거지요. 조금때는 이와 반대이구요.
조석표에서 '최고'라고 되어 있는 시각이 밀물이 완전히 들어온 시간이고 이 시각 이후부터 '최저' 로 되어 있는 시각까지는 물이 빠져 나가는 시각입니다. 즉 썰물시간에 되겠죠. 반대로 '최저' 시각부터 '최고' 시각까지는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최고' 시각에 물 높이를 보면 날짜마다 차이가 좀 있습니다. 사리물때에 제일 높고 조금일때에 낮아집니다.
이상은 주로 서해나 남해에서 많이 쓰이구요.
동해안에서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지 않고 물이 항상 맑은 경우가 많으므로 물때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앞서 말한 물때는 주로 서해와 남해에서 많이 따집니다.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게 조류와 물색이거든요. 조류가 적당하고 물색도 적당히 흐려야 물고기들의 경계심이 누그러지고 적당한 조류로 인해 활동성이 높아져 입질도 활발해 지니까요. 물론 수온도 중요하지만 물때가 수온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은 있겠지만 크지는 않으니까요. 따라서 동해안에서는 파도가 쳐서 물색이 흐린 날, 그리고 해 뜨기 전과 해 지기 전 시간이 물때와 관계없이 확률이 높은 때입니다. 물론 고기들은 조류를 따라 이동하므로 들물시간에 새벽이나 저녁무렵이 걸린다면 더 없이 좋은 조건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