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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늠비봉 오층석탑에 등산을 다녀왓다.
일월 이일이라 오전에 가족들 모두 느긋하게 잠을 잤다.
아홉시쯤 되어 일어나 라면세봉지와 커피와 마차를 싸 들고 김밥나라에서 김밥 세줄 사 들고 경주 남산 포석정으로 향했다.
포석정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관호와 나는 먼저 출발하고, 승희와 아빠는 등산화로 신발 갈아 신고 모자 챙기고 한다고 조금 뒤에 따라 왔다.
십분쯤 올라가니 저수지가 나오고, 저수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올라가서 또 한 십분쯤가니 우리가족 전용 얼음썰매장이 나왔다.
우리 가족은 십년전쯤부터 이 얼음 썰매장을 애용해오고 있는데, 경주월드처럼 추운데서 오래 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또 우리 가족만 있으니 더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다만 날씨가 조금이라도 덜 추운 날에는 얼음이 완전히 얼지 않아 얼음에 물기가 있어 얼음 썰매를 탈 수가 없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날씨가 별로 춥지않아 얼음에 물기가 있어 조금밖에 얼음을 탈 수가 없었다. 얼음 미끄럼을 타려고 비료포대기 산 것을 세개를 가져 갔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비료포대기는 태백산에서 한개에 천원에 산 것이다. 태백산에도 얼음미끄럼타기 무척 좋은 곳이 많기 때문에 이 비료포대기를 판다.
조금 더 올라가다가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비켜난 곳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였다. 라면 물이 끓을 동안 계곡에 두껍게 언 얼음을 근처에 있는 돌멩이로 깨었다. 얼음이 조금씩 깨지자 얼음속에 흐르던 물이 보였다. 그러나 얼음과 흐르는 물 사이에 틈이 너무 넓었다. 아마 그동안 계곡물의 양이 무척 많이 준 것 같았다. 우리는 고드름도 따 먹고 계속 얼음을 깨기도 했다. 그런데 얼음을 더이상 깨지도 않았는데, 얼음전체가 스스로 와장창 깨어져 물쪽으로 내려 않았다. 우리는 깜짝 놀랐다.
라면을 먹는데, 라면이 무척 맛있었다. 라면을 다 먹고 나서 커피와 마차도 끓여 먹었다. 관호는 아까 얼음미끄럼 탄다고 바지가 젖었는데, 여유분으로 한개 더 가져온 바지를 입으라고 해도 자꾸만 안 입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라면을 다 먹고 나서 늠비봉 오층석탑으로 향했다. 늠비봉 오층석탑은 절을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나온다. 거기서 내려다보면 멀리까지 경주 들판이 보인다.
늠비봉 오층석탑에서 금오정쪽으로 갔다. 금오정 앞에 조금 앉아 있다가 큰도로 쪽으로 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관호와 승희는 둘이서 앞서가며 무엇인가 재미있는 얘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승희아빠와 나는 둘이서 뒤에 처졌다. 오른쪽에 복숭아 나무같은 것을 가득 심은 밭이 보였다. 우리는 저 나무가 복숭아 나무였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또 만약 그렇다면 봄이 되어 저 밭에 복숭아 꽃이 가득 피면 참 이쁘겠다는 말을 하며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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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는 평소에 소화도 잘 안되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여, 거기엔 등산이 최고의 치료약이라는데에 우리는 의견을 모으고, 아빠가 내일 함께 승희 등산잠바와 등산복 바지를 사러 롯데 백화점에 가자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관호가 자기도 등산잠바가 없다고 하며 등산 잠바를 사면 자기는 등산을 자주 가니, 본전을 뽑을 것이라고 해서 관호 등산 잠바도 사 주기로 했다.
차로 집에 오는데, 선덕여왕 드라마가 막 끝난후라 선덕여왕 촬영지를 보러 전국에서 온 관광객 때문에 경주 시내에 차가 많이 밀렸다. 우리는 천북으로 해서 곶뫼에 밥을 먹으러 갔다. 가니, 일월 일일과 이일은 신정 연휴라고 장사를 안한다고 써 붙여 놓았다. 그래서 자명에 있는 칼국수 집에서 파전과 두부김치와 칼국수를 먹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무척 상쾌했다. 아마 하루종일 집에 있었으면, 몸과 마음의 이런 개운한 상쾌함은 느끼지 못했으리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