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와 잭슨 장군
챈슬러슨빌의 패배는 북부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이 보고를 받은 링컨 대통령은 비통한 표정으로 “맙소사! 맙소사! 국민들이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소리질렀다. 13만의 정예부대가 6만의 누더기를 입은 군대에게 패한 것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후커가 8만이 넘는 우회병력 중에 1만 7천만 전투에 투입하고 물러난 것에 있었다. 후커 스스로는 “80퍼센트는 성공할 뻔한 작전”이었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것보다 훨씬 승리의 기회가 높았다. 오직 후커와 리라는 양군 사령관의 역량의 차이와 기백의 차이가 그 압도적인 열세를 극복하게 하였다.
하지만 남군은 이 승리를 기뻐할 수가 없었다. 남군의 버팀목이었던 잭슨장군이 중상을 입고 쓰러진 것이었다. 북버지니아군의 승리에는 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처음 잭슨이 부상을 입고 쓰러졌을 때, 참모들은 부상이 그리 심하지 않으며 곧 회복되어 올 것이라고 리장군을 위로했다. 하지만 리장군은 “대위, 아주 잠시라도 우리는 잭슨 장군이 없으면 안되네. 잭슨없이는 어떤 승리도 불가능해!” 라고 비통하게 소리쳤다.
잭슨장군은 후방 귀니 역에 있는 야전병원에 호송되었다. 3발의 탄알이 명중했는 데 특히 왼팔의 상태가 심각했기 때문에 절단해야 했다. 리장군은 잭슨의 왼팔을 절단했다는 보고를 받자, “잭슨은 왼팔을 잃었지만 나는 오른팔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이 무렵 리장군은 챈슬러슨빌의 놀라운 전승을 알리며 그의 능력과 열정 덕분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잭슨은 “리 장군께서 매우 친절하시지만, 이 승리의 영광은 주님께 돌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총상으로 인한 상처는 어느정도 호전된 것 같지만, 잭슨의 주치의인 맥과이어 박사는 보다 심각한 증상이 있음을 알았다. 폐렴이었다. 당시에는 폐렴을 치료하는 방법이 없었다. 잭슨은 점점 상태가 악화되었다. 5월 7일, 잠시 호전되는 듯 했지만 8일이 되자 절망적으로 변했다. 폐렴이 점점 퍼지고 있었다. 잭슨은 간간히 착란상태에 빠졌다.
잭슨이 죽어간다는 보고를 받자 리장군은 참을 수 없었다. “잭슨장군을 반드시 회복시켜! 이대로 주님께 보낼 수는 없어! 우린 지금 그가 너무도 필요해!” 잠시 기분을 진정시킨 뒤, 리장군은 말했다. “다음에 올때는 반드시 잭슨이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갖고 오게. 잭슨이 회복되면, 내가 성심을 다해 기도했다고 전하게. 정말 열심히 기도했다고”
그러나 아무리 리장군과 남군이 정성을 다해 기도해도, 잭슨의 천수를 바꿀 수는 없었다. 5월 10일, 의사인 맥과이어 박사는 잭슨이 그날을 넘기지 못한다고 잭슨의 부인에게 전했다. 잭슨의 부인인 안나가 이를 잭슨에게 전하자 “주님, 감사합니다. 저는 항상 주님의 날에 죽기를 소망했습니다. 제가 죽으면 버지니아주 렉싱턴에 묻어주십시오.”
5월 10일 오후 1시, 잭슨은 이 세상의 마지막 말을 남긴다. “A.P 힐에게 공격준비를 하라고 해. 부대를 전방에 배치해, 호크 소령..... 우리 강을 건너자. 수풀 그늘 속에 부하들을 쉬게 하자.” 그리고 숨을 거뒀다.
잭슨의 죽음은 리장군에게 보고되었다. 결코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비통한 상황이 발생하자 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 어떤 승리라도 잭슨이 죽으면 의미가 없어! 잭슨 장군을 보충할 방법이 우리에게는 없어!”
그것은 예언과도 같았다. 남군은 그 뒤 영원히, 잭슨의 빈자리를 대신하지 못했다. 잭슨이 죽고 2달 뒤, 리의 불패의 군은 최초의 패배를 맞게 된다. 잭슨을 대신한 두명의 장군, 이웰과 힐은 결코 잭슨의 추진력과 용맹함을 대신할 수 없었다. 리는 자신의 오른팔을 상실한 찢어지는 아픔을 안고 남북전쟁 최대의 혈전을 벌이고, 결국 그때까지 이룩했던 모든 승리가 물거품이 된다.
--- 과거 리장군이 최초로 북버지니아군의 사령관이 되었던 1862년 여름, 리장군은 맥클레란의 대군이 포진한 가운데 수도 리치먼드의 방어공사에 전념하고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리장군이 너무 소심하다며 불평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 누군가가 잭슨에게 리장군이 너무 느리고 추진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잭슨은 말했다.
“리장군은 절대 느리지 않아! 누구도 그분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알지 못해. 그는 최고 사령관이야. 그는 자신의 군대가 패배하면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어. 뭐,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니 자기 생각대로 말하지만, 누가 나에게 그것을 말하면 나는 내이름을 걸고 반박할 거야. 나는 리장군님을 25년전부터 알았어. 그는 조심스러운 사람이야. 마땅히 그래야 하고. 하지만 그는 절대 느리지 않아! 그는 비범한 사람이야. 내가 눈감고 따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잭슨은 그가 원하던 대로 버지니아 주의 렉싱턴에 묻혔다. 전쟁이 끝나고, 리장군은 잭슨이 묻혀있는 렉싱턴의 워싱턴대학 학장이 되어, 그가 죽을 때까지 그곳에 지냈다. 리는 생전에 잭슨의 무덤을 자주 찾아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장군도 렉싱턴에서 숨을 거두게 된다. 서로를 자기자신보다도 믿고 의지하던 두 사람은 생전에 그토록 헌신했던 버지니아주에서 안식을 얻게 된다.
생전에 잭슨장군의 무덤을 방문하는 리장군
첫댓글 영웅의 무덤을 방문하는 영웅...
캬...정말 영화같은인생입니다..ㅇㅅㅇb
남군의 황혼이 찾아오기 시작하는군요
대단한 장군이긴하지만 만약 제가 수하에 있었다면 소름이돋을 정도로 냉혹한 장군...하지만 영웅의 죽음은 항상 슬프군요
동감.. 이순신과 더불어 절대 상관으로 모시고 싶지 않은 사람 중 하나-_-;;
이순신이 상관이면 최소한 다른 장군들 수하일때보다 살아날 확률은 높은 듯 ㅋ
남북전쟁 최고의 명장 중 한명이 졌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