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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구남산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고학영
수원시 광교산(582m), 백운산(566m)을 가다.
글 쓴 이 고 학 영
8월22일, 섬돌밑에 뀌또리는 가을을 재촉하는 듯... 밤새 노래하고, 뜰앞의 ‘사루비아’는 꽃망울을 터뜨리며 배시시 웃는구나!
올 더위는 여느해 보다도 유난해서 처서(處暑)가 내일인데도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신다! 차에 오르니 빈자리가 더러 보인다.(39명) 더위에 지쳐서 인가?
선산 휴게소에서 간단히 조반(朝飯)을 들고는 상주(尙州)에서 보은(報恩)으로 새로 난 30번 고속도를 타고 천안으로 달리니 차도(車道)는 비교적 한산하다. 차내는 노래교실로 흥에 겨운데... 스쳐가는 창밖의 녹색물결은 전달(前月)같지 않구나! 녹색으로 수(繡)놓은 우주는 더 이상 성장을 멈추고 결실의 계절로 접어 듭니다 그려!
동수원 IC에서 다시 20번 지방도를 타고 광교산 등산 기점에 이르니, 시계는 거의 11시에 가깝다. 버스 종점에는 전국에서 모인 산꾼들로 북적이고, 쉼터 옆에는 최영수 회원님의 친구분 4명이 서울에서 미리 도착하여 반갑게 맞아 주신다.
최영수님의 소개로 서로간에 인사를 나누면서 광교산(光敎山) 등산에 합류 합니다. 5분여를 걸어 올라 모든회원님들이 숲그늘에 모여서 홍총무님의 구령에 맞춰 ‘에어로빅’ 율동으로 경직된 몸을 푸니... 분위기는 활기가 넘쳐 남니다!
모두들 일렬로 줄지어 오르시니... 선두는 정국진회원님이, 중간은 필자가, 후미는 이진학회원님이 진행을 도우시니 산행이 순조롭다! 서로간에 워키토키(무전기)로 연락하면서 20여 분을 올랐을까...?
이번에는 취산님의 초대로 함께 오신 박현숙님(두류도서관 墨硯會묵연회 전회장님)의 따님과 그 사위분도 좀 늦게 등산에 동참하셨다. 박여사님의 따님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오늘 광교산 등산에 합류하셨으니... 반갑고도 흐뭇한 일입니다!
최영수 회원님은 옛 친구분들을 만나 흐르는 땀을 씻으며 연신 싱~글 벙~글 담소를 나누시며 오르고, 박여사님 역시도 따님과의 재회가 기쁨에 넘쳐 밝은 표정이시다!
광교산은 수원의 진산(鎭山)으로 부모와 같은 산이다. 등산로 여기 저기에 시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음을 알겠고, 등산로도 잘 다듬어져서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걸어도 불편함이 없도다!
구간 구간별로 나무 계단을 설치 해 놓아서 등산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 하였으며, 등산로 군데 군데 쉬어갈 수 있도록 밴취도 설치 해 놓았다. 게다가 짙은 숲 그늘로 덮여서 여름산행에는 더없이 좋은산이다!
기후 온난화 현상인지... 연일 34~5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라 온 몸에 땀이 비오 듯 하고, 모든님들이 가뿐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오르신다. 선두 정국진 부대장님(워키토키6-1)에게 서서히 진행할 것을 부탁드리며, 후미에 이진학님(6-3)에게도 가끔씩 진행 상황을 서로간에 연락 하면서 40여 분을 올랐을까...?
토끼재 부근에서는 솔바람이 살~랑 살~랑 시원하기도 하제! 온 몸에 땀이 젖어 윗도리는 축 축한데... 적당한 곳에 앉아서 가져온 수박, 오이, 복숭아, 자두, 방울토마토 등 여러 가지 과일들을 서로간에 나누어 드시며 몸을 식히니... 푸근한 산(山) 인심에 더위도 저만큼 물러가는 듯 합니다!
60년대만 하드래도 민둥산으로 소먹이며 꼴베고 뛰어놀던 동산이었을텐데... 4~50여 년의 세월속에 가꿔진 숲속은 아람드리 나무들로 즐비하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땐~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다네!
그렇다! 오늘날은 “나무꾼”이 아니라, ‘산꾼들’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 주심니다 그려! 모든게 시절인연(時節因緣) 이로다! 이제는 지게 지고 나무하는 사람은 눈딲고 봐도 없는기라!
다시 광교산(光敎山)으로 나아가니 이제부터는 능선길이라 등산로도 순탄하고, 우거진 숲터널 사이로 솔~ 솔~ 불어오는 바람을 쐬며 걸어니 신선(神仙)이 따로 없도다! 이런 정도면 여름산행도 할만 한기라!
20여 분을 더 올라 광교산 정상에 이르니 “광교산(光敎山 582m)”이라 적힌 거대한 석비(石碑)가 세워져 있고, 돌비석에는 물고기 형상에 구멍이 뚤려있다. 물고기 눈을 형상화 한 것인가?
여러 회원님들에게 정상표석(頂上標石)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잠시 사방을 둘러 봅니다.
이 곳 광교산(582m)은 백두대간의 속리산 부근에서 서북쪽으로 뻗어내린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을 따라 안성의 칠장산 부근에서 금북정맥(錦北正脈)과 한남정맥(漢南正脈)으로 갈라져서, 한남정맥상에 있는 구봉산, 문수봉, 함박산, 법화산을 거쳐 광교산에 이르고, 다시 군포의 수리산과 부근의 성주산을 지나 강화 문수산에서 그 맥을 한강 하류에 떨구고 있다.
또 광교산에서 남쪽으로 한줄기가 뻗어나려 수원시내와 팔달산으로 이어져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됀 “수원화성(水原華城)”을 품어 있고, 북으로는 백운산(568m), 바라산(428m), 국사봉으로 이어져서 과천의 관악산(630m)에서 그맥을 한강에 떨구고 있으니... 어찌 그 품이 넓다 아니 하리요!
사방은 녹색의 숲나무들로 둘러 싸여서 더는 볼 수가 없으며, 하늘만 빠끔히 열려 흰 구름이 뭉게 뭉게 피어 오름니다! 점심을 들자시니 아직은 시간이 일르다(12:10)고 모두들 백운산으로 가서 하자신다.
백운산(白雲山)가는 길은 능선길이라 한결 수월하고, 키큰 숲나무들로 덮여 그늘도 짙어서 여름산행으로는 적격이며, 쉬~엄 쉬~엄 걷노라니 어느새 젖은 옷들이 솔바람에 다 말라 있슴니다!
숲속에 매미는 가는 여름이 아쉬운지 신나게 노래하고, 등산로 옆으로는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 놓아 수종(樹種)을 공부하기에도 좋다. 물푸레나무, 벚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 떡깔나무, 팥배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으며, “야산의 소나무”라드니... 4~50년생의 소나무들이 가지를 벌리고 기이하게 생겨 있어...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사진촬영에 분주하시다!
무량덕 보살님은 친구분(천여순)과 그의 직장 동료분들이 합세하니 오늘은 4총사라 해야 할까보다. 그 옆으로 행복님은 나무에 오르는 재주가 좋아서 어느새 높은 가지에 몸을 숨기시니... 그 재주 또한 놀랍도다!
오늘도 취산님(김장길)과 매산(김해진)님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으시고, 아쉽게도 오늘은 황까페지기님이 불참하셔서... 후미에 매산님이 많이도 허전 하겄심더!
덥다! 덥다! 해도 가는 계절은 어쩔수가 없는 듯... 진녹색(津綠色)의 잎들이 어느새 엷어져 가는 기운(氣運)을 느끼겠고, 성급한 놈들(단풍나무)은 약간의 붉은 기운이 비치는 것 같으다!
백운산 가는 등산로에는 ‘장세영 선생’의 “광교산 예찬 시비”가 있다.
새벽 이슬 머금은 산에 오르면
고향 어머니 가슴이 느껴진다.
종달새, 꾀꼬리 새벽잠 깨우는
푸른 광교산은
우리 어머니를 너무 닮았다.
이하 생략
그렇다! 광교산은 수원시민들을 보듬어 품에 안고 계시다! 나아가서 천하를 보듬어 안고 계시니... 이렇게 푸근할 수 밖에요!
얼마를 더 걸어서 “노루목 대피소”를 지나 넓고도 시원한 그늘에서... 회원님들이 도착하시는대로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시장끼를 채움니다. 고장석님, 취산님, 매산님, 행복님, 김진여심보살님, 무량덕보살님과 그의 친구분들이 빙 둘러 앉아서 맛있게 드심니다. 더위에 지쳐서 인가? 입안이 깔깔하여 밥에 물을 부어 매운 고추 하나를 베어무니... 얼 얼한 매운맛에 기운이 솟슴니다!
식후 얼마를 쉬다가 다시 20여 분을 걸어 백운산 정상에 이르러 기념촬영을 마치고 수원시가지를 내려다 보니... 백운산 주위로는 시가지와 상당한 거리가 있어 그리 조밀하게 살지는 않는다.
여러곳에 위락 시설물이 보이고, 수목원으로 조성된 곳도 보인다. 일정상 오래 머물지 못하고 ‘고분재’로 내달으니... 배도 든든하고 진행이 한결 수월하다. 선두에 정국진 부대장님과 후미에 이진학님께도 수시로 연락해 가면서... 30여 분을 걸어 ‘고분재’ 주위에 이르러서는 선두 정부대장께 더는 진행치 말고 선두와 후미의 간격을 좁힐 수 있도록 기다려 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더운 날씨에 모두들 지쳤는지 함께 쉬고있던 서부장님, 취산님, 행복님, 윤진석님 등이 더는 진행치 말고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 하셔서, ‘고분재’에서 기다리던 정부대장과 합류하여 학의 2리 방향으로 하산 합니다.
오늘은 최대장(최연식)이 바쁜일로 불참(不參)해서 정국진 부대장이 선두로 나서 많은 수고를 하시며, 후미(後尾)에 이진학님도 최형달 부대장의 불참으로 많은 수고와 협조(協助)를 잘 해 주셔서 별다른 걱정없이 모든 회원님들이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다시 30여 분을 골짜기를 따라 내려 와 적당한 곳에서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도착하는대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하고 나니 더는 바랄것이 없슴니다. 어떤분들은 등목(등물)도 하고, 또 다른 분들은 옷을 입은채로 물에 첨벙 담그는분도 계신다!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몸을 쉬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간식들을 다 나누어 드신 후, 상쾌해진 몸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30여 분을 더 걸어 학의 2리 마을에 도착합니다.
산촌(山村)의 낮 더위는 여전히 더워서 그새 몸은 땀으로 젖어있고, 본래는 ‘바라산재’에서 ‘의안 삼거리’로 하산 할 계획 이었으나, 더운날씨 관계로 단축 변경되어 기다리는 버스와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어, 많은 회원님들이 어렵게 합류하여 오늘의 귀가길 답사처(踏査處)인 ‘수원화성’으로 달림니다.
수원성(水原城)에 도착하니 2층으로 됀 장안문(長安門:북문)이 장엄하게 그 위용을 드러내 수원의 관문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그 좌측으로 돌아 장안동에 화서문(華西門:보물제403호)을 지나 동편의 화홍문(華虹門)앞에 이르니... 무지개 모양의 7칸 홍예(虹霓)다리가 시원하게 다가온다.
그 뒤로 높은 언덕 위에는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이 한폭의 그림같아 모두들 탄성(歎聲)을 지른다.
화홍문은 수원성 북쪽 수문(水門)으로 광교산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 곳으로 흘러들며, 7개의 수문이 무지개 모양으로 축조되어 있고, 그 위에 문루(門樓)는 정면3칸 측면2칸의 팔작지붕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수량(水量)이 많을 땐 7개의 홍예(虹霓)를 지나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물이 장관을 이루니... 정조임금은 수원팔경(水原八景)의 하나로 “화홍관창(華虹觀漲)”을 꼽으면서 이 곳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여러 회원님들에게 ‘화홍문’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해 드리고, 다시 ‘방화수류정’으로 오름니다.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은 화홍문 동쪽 높은 언덕의 끝부분에 세워져 있어 오르면 수원성 전체가 한눈에 다 보이고, 적(敵)의 경계(警戒)를 살필 수 있어 “동북각루(東北閣樓)”라고도 불린다.
정자(亭子)에는 중국 송(宋)나라 때 학자이며 시인인 정명도의 시(詩)가 걸려 있는데...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구름 개어 맑은 바람부는 한낮 꽃찾아 나선길)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버드나무 따라 앞 개울가를 지나네)
이라는 주련(柱聯)이 걸려 있어 ‘방화수류정’이라 하며, 또 정자에는 원곡 김기승(原谷 金基昇)이 쓴 “訪花隨柳亭”의 현판(懸板)이 걸려있다.
여러 회원님들과 정자에 올라 얼마간을 쉬는데, 이 더운 날씨에 시원한 훈풍이 불어와 앉은 그대로 설~ 설~ 설~ 졸음이 절로온다.
저만큼 맞은편 팔달산 정상에는 서장대(西將臺)가 아련하게 보이고, 성내(城內)에는 오순도순하게 모여 있는 시가지의 모습들이 퍽이나 정겹게 느껴집니다.
본래 수원의 행정청(邑治)은 현, 수원에서 남쪽으로 약 8Km 떨어진 화성군 태안면 송산리의 화산(花山)아래 있었는데, 정조임금이 양주군 배봉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陵)을 이 곳(花山)으로 이장(移葬)하면서, 수원읍과 민가(民家)들을 ‘팔달산(八達山)’ 아래로 옮기고 읍명을 화성(華城)이라 했다.
‘화성’은 번암 채제공이 성역(城役)의 총 지휘를 맡고, 실학의 집대성자 다산 정약용이 축성(築城)의 모든 과정을 계획 감독했다. 특히 정약용이 발명품(發明品)인 활차와 거중기(擧重機)를 동원하여 축성했는데, 거중기는 40여 근의 힘으로 2만5천근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안내문에 수원성은 북쪽에 장안문(長安門), 남쪽에 팔달문(八達門), 동쪽에 창룡문(蒼龍門), 서쪽에 화서문(華西門)이 있으며, 그 사이에 암문(暗門) 4개, 수문(水門) 2개, 적대(敵臺) 4개, 공심돈(空心墩) 3개, 장대(將臺) 2개 등 다양한 구조물을 배치하고 있어 성곽의 아름다움과 견고(堅固)함이 뛰어나다.
또한 정조(正祖)는 수원성을 세우고 빼어난 경치 여덟군데를 수원팔경(水原八景)이라 했는데, 첫째, 광교적설(光敎積雪)이요, 둘째, 북지상련(北池賞蓮)이다. 셋째는 화홍관창(華虹觀漲)이며, 넷째가 용지대월(龍池待月)이다. 다섯째가 남제장류(南提長柳)며, 여섯째가 팔달청람(八達晴嵐)이다. 일곱째가 서호낙조(西湖落照)요! 여덟째가 화산두견(華山杜鵑)인데... 그 중 여섯곳이 수원성과 어우러져 있으니, 어찌 아름답다 아니 하리요!
게다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으며, 길이 후손에게 물려 줄 문화유산(文化遺産) 중에 으뜸 문화유산이로다!
여러 곳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의 계단을 나려오니... 8월 염천(炎天)의 불볕더위도 한풀 꺾였는가? 몸과 마음이 시원합니다!
단기 4343년(서기2010년) 8월 22일
수원시 광교산(582m), 백운산(566m)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