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숙인 아웃리치 자원봉사를 하는데 중앙동 지하상가에 한분이 누워있고 그 주변에 상가 관리를 하시는 분이 보입니다.
무슨일인가 싶어 가보니 누군가 저희를 막으며 그냥 가라고 제지하길래 노숙인센터에서 나왔다고 하니 반겨줍니다.
그렇찮아도 어디에 연락해야할지 몰라 일단 경찰서에 신고했다 하네요.
우선 그분의 상태를 보니 술을 드신것 같습니다.
이런 추위에 밖에서 자려고 하면 맨정신으로는 어렵죠.
깨워서 이것저것 물으니 답변을 합니다.
9월에 출소했는데 일도 없고 거주할곳도 없어 떠돌다 누군가 긴급생계비 지원을 받는방법 알려줘서 그것 신청하려고 대전에 주소를 뒀다면서, 긴급생계비는 받았는데 다 써서 이제 돈이 없다고. 아픈데 병원도 못간다고...
옆에 있던 누군가가 긴급생계비를 받으려 일부러 주소를 옮겨놓은것 같아 국가세금이 저런분에게 쓰여지는게 아깝다 하시네요.
순간 그분에게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일단 노숙인의 상황파악과 조치가 먼저라 애써 외면했습니다.
나중에 경찰이 왔고 거동이 어려운것을 확인하고 병원 이송을 위해 119를 부르는것을 보고 우리는 자리를 떴습니다.
아마도 그분은 병원에서 간단한 응급조치를 받고 노숙인센터로 보내질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른 노숙인분들도 찾아야 하기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긴급생계비를 얌체같이 받은것처럼 노숙인에 대해 말했던 그분의 말을 곱씹어 봅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정말 그랬다 하더라도 노숙인분을 탓할순 없다보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오히려 노숙인 분이 복지정보를 제대로 안내받았다면 긴급생계비만 신청하지는 않고 수급권상담을 신청했을것이고, 그렇게 했더라면 어쩌면 노숙하지 않고 자활사업에 참여하면서 일상 사회로의 복귀를 안정적으로 했을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수급자가 되면 일회적 생계지원이 아닌 일하는 조건으로 지속적인 생계지원이나 의료지원이 가능했을테니까요.
우리는 복지가 시혜적인것으로, 젊다고 안되고 건강하다고 안되고 늙거나 어리거나 장애가 있어야 복지혜택을 받는것으로 이해하고 있진 않나 반문해봅니다.
아닙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 권리라는 것을 아시나요?
그것을 국가도 인정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1999년도에 만들었잖아요?
가난은 국가도 어찌할수 없는게 아니라, 이제 사회구조적으로 가난이 대물림되고 양극화됨을 인정하고 국가가 나서 빈곤의 최저생계는 최저한의 삶은 보장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저는 주민센터에 수급권신청이든 긴급생계지원 신청이든 상담오는 분들이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상담해서 좀더 많은 복지제도를 안내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인력이 부족한다면 주민센터 복지상담 인력을 보완해야겠죠.
인력을 핑계로 국민의 삶이 내팽겨질 수는 없으니까요.
누군가는 복지제도를 악용할수는 있습니다.
모든 제도가 그런 양면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선량하고 힘없는 분들이 외면 받아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봅니다.
저는 그 노숙인분같은 경우는 악용이 아니라 생존이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복지제도를 누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으니까.
모르니까.
이것만이라도 받아볼 요량으로 한 행위는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이었지 아니었을까요?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다르고 행위가 달라지는점 이해합니다만, 우리의 복지적 눈높이가 아직도 밑바닥이라는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국민의 세금요?
이럴때 쓰라고 있는거 아닌가요?
뻘짓거리에 예산 낭비할게 아니라 국민의 삶에 제대로 쓰여져야할게 세금이라고 봅니다.
어제 일이 계속 머리에 맴돌아 푸념하듯 한자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