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와 비교하지 말라" (2005년 6월 9일 동아일보 기사 발췌)
"몇년 만에 맛보는 갈빗살이니?"
대기업 S사의 양모부장(46)은 지난 어버이날을 잊을 수 없다. 두 달 전 어머니(71)에게 임플란트시술을 받도록 하고 처음으로 모시고 간 갈비집. 어머니는 갈빗살을 뜯다말고 주름살이 깊이 패인 손으로 3, 4분 동안 눈가의 물기를 훔쳤다. 양부장은 요즘 근무 틈틈이 어머니의 그 모습이 눈에 밟힌다. 왜 진작 해드리지못했을까.... 흔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잇몸만으로는 살 수 없어 틀니로 지내는 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른다. 벌써 살 만큼 살았다는 자조감이 들기도 하고 이가 빠진 자리 만큼이나 휑하니 정신이 뻐져나가는 듯하기도 하고.... 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되는데다 환한 미소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임플란트는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술법과 장점 및 주의점을 살펴본다.
* 임플란트란?
두 가지 뜻이 있다. 우선 '인공치아를 이뿌리부터 심는 시술'을 뜻한다. 잇몸뼈에 3~4mm 정도 구멍을 뚫은 다음, 티타늄으로 만든 나사 모양의 인공 이뿌리(치근.齒根)를 박고, 4~6개월 뒤 뼈와 이뿌리가 단단히 들어붙으면, 이뿌리 위에 연결기둥을 박고 진짜 치아처럼 생긴 '보철물'을 연결하는 것. 또다른 뜻은 이 시술 때 심는 '인공 이뿌리' 자체를 말한다. 흔히들 '임플란트'라고 하면 여기에 연결한 보철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원래 뜻은 그렇지 않다. 넓은 의미로 이뿌리와 여기 연결된 보철물을 통틀어 임플란트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의 임플란트는 인공이뿌리를 말한다.
* 무엇이 좋은가?
이가 빠진 곳 양 옆치아를 깍은 뒤 이것을 지지대로 삼아 이를 끼워 넣는 '브릿지'나 틀니의 씹는 힘이 생니의 30~40%라면 임플란트는 95% 이상. 또 자신감 넘치는 웃음과 젊다는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인공 이뿌리를 박을 때 삼십분, 여기에 기둥과 보철물을 연결할 때 삼십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시술 뒤 통증도 별로 없다.
씹는 힘 생니의 95% 수준
개당 시술비는 부위나 상태에 따라 다양하기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
관리 잘하면 10년이상, 반영구적으로 사용가능
*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이뿌리를 박고 1주 안에 술을 마시거나 갈비 오징어 등 단단한 것을 씹으면 당장 맥없이 빠질 수 있다. 또 시술 기간에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반 정도가 흔들리므로 '치료지침'을 지키기 어려운 골초나 술꾼은 시술받지 않는 게 좋다.
* 나이가 많으면 받을 수 없나?
80대 이상도 받는다. 다만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다른 질환 때문에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하면 시술을 못받는다. 잇몸뼈가 녹은 경우엔 턱뼈나 인조뼈, 골반뼈 등을 이식한 다음 시술받는다. 아래 잇몸뼈가 두껍지 않아 그 밑에 있는 신경이 다칠 위험이 있으면 신경을 원래 위치로 옮기는 시술을 받기도 한다.
* 임플란트는 영구적?
보철물이나 보철물과 인공 이뿌리를 연결하는 부위에 이상이 있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제대로 박힌 인공 이뿌리가 빠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학회보고에 따르면 임플란트 시술뒤 아랫니는 95%, 윗니는 82%가 10년 동안 단단히 박힌 상태로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임플란트를 받쳐주는 잇몸이 변형되거나 잇몸뼈가 녹아버린다면 '순망치한(脣亡齒寒)'식으로 임플란트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임플란트가 금속이니까 닦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주위가 변형되는 것을 막으려면 늘 꼼꼼히 임플란트 시술 부위를 양치질하고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 치과에서 스케일링하듯 '닦고 조이는'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