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사정관에게 듣는다] 부산대
와일드 카드제 도입… '열정·끼'만으로 면접 기회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부산대는 학교의 경쟁력 확보와 미래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 선발을 위해 2009학년도 입시에서 효원인재 전형을 도입했다.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효원인재 전형은 기존의 수시나 정시 전형과는 달리 당장의 1~2점 점수 차이보다는 대학입학 후 발휘하게 될 잠재력과 창의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학생이 가진 능력과 소질, 대학의 발전전략 및 각 모집단위의 특성을 감안해 학생을 선발한다.
◆와일드 카드제 도입
2009학년도 입시에서 효원인재 전형(정원내)으로 71명을 선발한 것에 이어 2010학년도에서는 효원인재전형 91명과 농어촌학생 전형(정원외) 170명, 전문계 고교 출신자 전형(정원외) 67명으로 전체 328명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확대 선발할 계획이다. 농어촌과 전문계고 전형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한 것은 농어촌과 전문계 고교의 특성 및 교육 환경을 감안해 잠재력·발전가능성과 대학수학능력을 보다 갖춘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효원인재 전형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다. 1단계(교과 40%+비교과 60%)와 2단계(100%, 심층면접)로 나눠 전형을 시행했다. 특히 2단계 심층면접에서는 1단계에서의 성적결과를 배제하고 실제 면접을 통해 학생의 발전가능성과 잠재력을 평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평가과정에서 '와일드 카드제'를 도입한 점, 명예교수를 단기 입학사정관으로 채용해 평가에 투입한 점, 그리고 독서활동을 2단계 면접에서 30%가량 반영한 점 등이 효원인재 전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일드 카드제란 모집단위 관련 분야에 잠재력, 창의력, 열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1단계 성적과 관계없이 합격시켜 2단계 심층면접을 받을 기회를 주는 제도다.
◆합격한 학생들의 면면
효원인재 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은 다양한 재능과 끼를 가진 학생들이 많았다. 대통령배 항공스포츠 모형 항공기대회 2회 연속 1위를 한 학생, 싱가포르 세계 로봇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학생, 영어와 일어 2개 언어로 유창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학생, 토익 만점을 받은 학생 등 비교과 영역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인 학생들도 있다.
또 다른 점에서 돋보이는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비록 수상실적이 많지는 않지만,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이 지원한 학과에 대한 지원 동기와 학업계획, 관심영역이 분명해 2차 면접에서 잠재력과 역량을 면접관에게 인정받아 선발된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 부산대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대학의 발전전략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부터 농어촌 학생 전형과 전문계 고교 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또한 지난해 실시한 효원인재 전형에 대한 분석작업을 마무리해 '효원인재 전형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대한 고교현장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전형의 올바른 취지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조선일보 2009.04.15 16:48 김현민 부산대 입학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