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진 퇴직적립금 출자 논의재개 회원가입 6개월 뒤부터 기금대출 자본주의에 작은 반란 꿈꾼다 호저면 주산리에 있는 성공회원주나눔의 집은 오는 31일 오후6시 공동체기금 '희망애찬'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공동체기금이란 공동체 구성원들의 소액대출 상호부조 시스템이다. 일반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이자가 부담될 뿐만 아니라 담보나 연대보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가난한 서민에게 은행 문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공동체 기금은 일상적으로 만나고 모임을 가지며 서로에게 신뢰를 쌓은 공동체가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면대면 신용에 기반을 둬 소액대출을 하면서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 주자는 시스템이다. 협동조합 방식은 공동체기금에 출자하는 모든 출자자가 출자금액에 상관없이 1인 1표의 의결권을 가진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해 전체를 소유하는 자본주의 방식의 한계와 비인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인 경제방식이다. 나눔의 집 관계자는 "공동체기금이 발전하면 개인소액대출 말고도 다양한 상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전통적인 상부상조, 두레와 같은 방식이다. '면대면 신용'이란? 힘겨운 사람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자는 것이 공동체기금이다. 은행은 문턱이 높고 카드빚을 내거나 사채를 쓰게 되면 이후 감당할 부담이 만만치 않다. 공동체기금은 담보나 연대보증이 필요 없다. 대출금을 일부러 갚지 않아 고갈될 우려도 없다. 담보나 연대보증보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공동체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더 큰 신용이다. 공동체기금들의 대출금 회수율이 거의 100%에 가까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원주의 대표적 사례 '갈거리 협동조합' 원주의 대표적인 사례로 '갈거리 협동조합'이 있다. 노숙인과 지역주민이 스스로 희망이 되고자 공동체기금을 만들었다. 신용문제로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숙인들은 힘든 노동으로 번 돈을 탕진하곤 했다. 갈거리협동조합은 노숙인들을 조합원으로 가입, 출자방식을 통해 저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조합원들이 집을 마련하거나 소액의 목돈이 필요할 때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된 뒤 인생설계가 아예 차단된 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원주지역자활센터의 '누리 협동조합'의 경우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으로 구성된 자활센터 참여주민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기금이다. 나눔의집 공동체기금 진행사항 나눔의 집은 저소득층 아동, 청소년 공부방, 청소년그룹홈, 여성일자리사업, 농촌지역복지, 사회적 기업 등을 해왔고 지역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왔다. 지난 2010년 10월 공동체기금 워크샵을 통해 사례 발표 및 사업설명이 진행됐지만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 공동체기금 위원회가 만들어짐에 따라 관련논의에 참여하기로 하고 내부토론은 사실상 중단했다. 2011년 12월 30일 나눔의 집 실무자들이 퇴직적립금 중간정산금 중 일부를 공동체기금으로 출자 결의하면서 다시 공동체기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6월에는 공동체기금 '희망애찬' 발기인대회를 갖고 창립준비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7월 사회투자지원재단으로부터 '공동체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돼 1천500만원을 지원받게 됐고, 오는 31일 공동체기금 '희망애찬' 창립총회를 열게 됐다. 기금운영 방식 공동체기금 '희망애찬'은 이사장과 이사회 조합원총회로 구성됐다. 연 1회 조합원 총회, 월 1회 이사회, 격월로 공동체 활동 체계를 갖췄다. 기금운영규정으로 기금대출은 회원가입(5구자 이상 출자) 후 6개월이 경과해야 신청할 수 있으며, 공동체 활동과 상환계획 등을 심사하게 된다. 전체 기금의 80% 범위 내에서 대출사업을 진행하며, 1인당 한도는 200만원이다. 대출기간은 최대 24개월로 첫 2개월은 이자납부 유예하고, 다음 2개월은 이자만 납부할 수 있다. 100만원을 대출받으면 납부 총액은 106만원이며 이자 납부액(3, 4개월)은 2만원, 매월 상환금은(5개월째부터) 5만2천원이다. 상환하면 축하금 2만원이 지급된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회원간 신뢰구축과 협동을 위해 면대면 활동이 가장 중요하므로 공동체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공동체 활동 및 교육담당 임원을 별도로 선임하고 연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