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는것에 대해선 할말이 너무나도 많다.
먹는것은 사람이 사는데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것임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미국땅에서 우리가 먹고자 하는 음식을 쉽게 먹지 못하는데 있다. 올 봄에 5년만에 한국에 갔더니 한국에 있는 아줌마들은 어찌나 편해보이던지....내가 놀러가면 뭐먹고 싶어??? 하면서 전화기를 돌리더라...쉽게 먹거리를 조달할수 있다는것에 부러웠고, 아무거나 먹고 싶은것을 골라먹을수 있다는것에 또 한번 부러웠지....
그래서 유명한 교촌치킨이며 불닭등 종류별로 다 먹고오긴 했다.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요리를 하기 싫다는것이 후유증이라면 후유증일거다..
그리하여....이 외로운 미국땅에서 먹고싶은것도 많은데 쉽게 조달이 안되니 우리손으로 직접 해먹어야 함은 미국에 조금만 살아본 사람이라면 다 알것이다. 배달의 상징인 자장면은 물론이고 탕수육, 짬뽕, 부대찌게, 심지어는 류산슬, 양장피 까지...홈메이드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언젠가 나도 LA갈비를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생각을 하고는 정보수집에 나섰다. LA갈비는 한국사람이 만든 이름이라는 것을 들었기에 미국마켓에 가면 당연히 없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LA갈비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정보수집이 필요했던 것이다.
알아보니 LA갈비는 일반 갈비와는 반대방향으로 썬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LA갈비를 단어로 표현하자면 'Cross cut beef rib'이 되는것이다. 길기도 하지...
이런 고기를 사려면 고기코너에 포장되어서 쉽게 집어올수 있는게 아니라 정육코너에 가서 정육코너 직원(butcher)에게 직접 설명을 해야한다...
그래서 처음으로 정육코너에 갔다..
'Can I have some 'CROSS CUT BEEF RIB?'
직원...알아듣지 못하고 'excuse me?'
'C.R.O.S.S. C.U.T. B.E.E.F. R.I.B.' 또박또박 말해주었다..
발음해 보면 알겠지만 이것이 제대로 발음이 되질 않는다...우리의 아킬레스건인 F발음과 R발음이 맞물려 있으니 최악의 상황인것이다. 빨리하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C"L"OSS CUT BEE"P" "L"IB처럼 발음이 된다......T.T.
두세번 시도끝에 겨우 알아들은 직원은 OK싸인을 주며 몇파운드를 원하냐고 한다. 평소에 포장되어 있는 고기를 살때는 대충 눈짐작으로 양을 보고 샀지 파운드를 쳐다보진 않았기에 또 난감해졌다...얼마정도를 사야하나....에이 모르겠다. 대충 5파운드라고 말했다...
또 하나 거쳐야할 관문은 바로 두께. LA갈비는 두께가 얇아야 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스테이크만 썰어서 그런가 늘 두껍게 썰어준다..우리가 먹는 LA갈비의 두께는 1/4인치(약 0.6센치정도?)가 적당한데 0.25인치라고 하지 않고 'QUARTER INCH'라고 표현을 한다. 이 얘길 하지 않으면 거의 1CM도 넘게 썰어준다.
불고기감의 경우는 'PAPER SLICE'라고 얘기하면 우리나라 불고기처럼 얇게 썰어준다. 근데 이것도 요즘은 잘 안해준다고 한다.
썰어야 하니까 10분정도 걸리니 쇼핑할거 있으면 하고 오라고 한다. 그래서 10분정도 후에 갔더니 엄청나게 큰 포장이 날 기다리고 있다. 5파운드면 우리식구 두끼는 먹겠다...
파운드개념이 없는 내 잘못이려니...하고 받아왔다.
LA갈비는 'CROSS CUT BEEF RIB'이라고 표현해도 되지만 'Can you make beef rib cut cross?라고 해도 되겠고, 'Can you cut beef rib cross?'라고 해도 될것 같다..
이제는 LA갈비를 사러갈때 혀를 신나게 굴려야 한다...
'Can I have 2 pounds of CROSS CUT BEEF RIB?'
그리고는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았다....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