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천에서 아혈랑이라는 분이 금분세수에 대해서 멋지게 분석한 내용
입니다. 창작게시판에 '쌍아이야기' 라는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너무 재미 있어서 무단(?)으로 퍼 왔습니다. 이 분 필력이 장난 아닙니
다. ^^ 시인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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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구패와 형지불승이 금으로 만든 대야 앞에서 정전조약을 맺었고 그 때 형지불승이 대야에 손을 얹으며 그만둘 것을 물었고 독고구패가 손을 씻으며 승낙하였으며 그 이후 두사람이 정사의 원(怨)을 풀어 주고 무림 은퇴를 하였다는 것에 착안하여 앞으로 개인적으로 무림 은퇴를 원하는 사람은 이를 본받아 금분세수의 의식을 가질 것을 정사 양 맹의 이름으로 공포하였던 것이었다. 이리하여 금대야에 손을 얹고 은퇴를 선언한 후 그동안 강호에서 묻은 피를 씻는 상징으로서 금대야 안의 물에 손을 씻음으로써 모든 원한을 청산하는 금분세수 의식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금분세수의 의식을 치른 자는 정사 양 맹이 공동으로 그 은퇴를 보장할 것임을 또한 공포하였던 것이었다.
이 금분세수는 네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두 맹주에 의해 다섯 가지 불문률이 확정되었다. 그 첫번째는, 금분세수를 하게 되면 그 이후 어느 누구도 그에게 이전의 원한관계로 인한 복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금분세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한다면 그 사람은 즉시 무림공적으로 선포되어 수많은 무림인들에게 몰이사냥을 당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림의 깰 수 없는 불문률로 확정되었다. 처음에는 이 원칙만 만들어졌었다. 정사 양 맹이 보장하는 은퇴식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는 이유였었다.
그러나 이 두 정사 제 2대 맹주들은 첫번째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생각해 보라. 어느 날 갑자기 금분세수를 하게 되면 그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최소한의 복수의 기회는 주어야 하지 않는가. 복수를 못하게 된 많은 무림인들의 탄원에 두번째 불문률이 만들어졌다. 금분세수를 하게 되는 날을 일 년전에 미리 공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동안 그를 죽이고자 하는 많은 원수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 노력한다. 금분세수를 선포한 사람은 일 년동안 죽으라고 몸을 피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그 일 년동안 살아 남는다면 이제 그는 살벌한 강호를 검을 차지 않고도 마음껏 활보해도 되는 것이다. 베게를 높이 베고 잠을 깊게 자도 이제 그는 안전한 것이다. 이 불문률을 만들고 난 후 두 맹주는 만족해 했다. 이제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 성급했다. 또 문제가 터진 것이었다.
금분세수를 선언한 무림인이 숨어 버린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금분세수의 그 일 년동안 아무도 모르는 비밀 장소에서 꽁꽁 숨어 버리면 어떻게 그의 원수가 그를 죽이겠는가. 두 맹주는 많은 복수자들의 원성을 들어야만 했었다. 두 맹주는 진땀을 흘렸다. 그래서 세번째 규칙이 만들어졌다. 금분세수를 선포한 장소로부터 그 일 년을 떠나서는 안된다는 불문률을 새로 만든 것이었다. 이리하여 금분세수자의 원수들이 그를 찾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두 맹주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 안이했다. 또 문제가 터진 것이었다.
금분세수를 선언한 무림인이 자신의 집에 친구와 친척, 기타 친분관계가 있는 모든 사람을 불러 놓고 자신을 지키게 한 것이었다. 솔직히 누구라도 그러하지 않겠는가. 인(人)의 장막(帳幕)속에서 금분세수자들은 느긋하게 웃었다. 명분뿐인 복수의 기회에 분노한 많은 복수자들이 양 맹(盟)으로 쳐들어 왔다. 두 맹주는 그들을 달래 보내느라 식은 땀을 흘렸다. 그래서 네번째 불문률이 만들어졌다. 금분세수의 마지막 날엔 그 상대가 누구일지라도 1대1의 비무신청을 절대 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들어오지 못하게 막을 수도 없었다. 두 맹주는 목욕재계를 한 후 하늘에 기도를 했었다. 제발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말이다. 그러나 하늘은 그 기도의 순간 잠시 외출했었던 듯하다. 또 문제가 터진 것이었다. 이번엔 그 문제가 더 컸었다.
복수에 성공한 복수자를 모인 사람들이 연합하여 죽여 버린 것이었다. 복수의 수레바퀴를 멈추고자 만든 금분세수가 복수를 더 부채질한 것이었다. 이번엔 죽은 복수자의 가족이 개떼같이 몰려와 맹 안에다 자리를 깔고 농성을 했던 것이었다. 두 맹주는 맹주직을 사임하는 것까지 생각했었다. 너무 골치가 아팠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권력에 맛을 들인 두 맹주는 계속 독재자로 남기로 결심했다. 드디어 다섯번째 불문률이 만들어졌다. 금분세수란 복수의 인과를 끊기 위한 것이므로 설사 금분세수를 원하는 사람이 죽는다 할지라도 그 인과는 이미 끊어진 것으로 봄으로서 어느 누구도 그 복수자에게 새로운 복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이 마지막 불문률을 공포함과 함께 덧붙여, 금분세수란 은퇴를 원하는 사람이 큰 이득을 얻는 만큼 복수자에게도 유리한 네 가지의 작은 이득을 함께 주어야만 사상(四象)의 도(道)에 일치하며, 그리하여 금분세수자와 복수자가 공평하고 공정하게 인과의 원(怨)을 끊는 음양태극(陰陽太極)의 도리(道理)에 다달을 수 있게 된다는 심오한 변명의 다섯 가지 불문률의 의미를 밝힘으로써 드디어 두 맹주는 처음으로 박수갈채를 받았으며 길이 훌륭한 맹주로 기억되게 되었다.
금분세수는 당대에도 그렇지만 이 당시에도 많은 폐단을 남겼다. 겉으로는 금분세수가 모든 무림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나, 그 실상은 몇몇 특정고수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가는 '약익약,강익강'의 현상을 초래했다. 아무리 마지막날에 복수의 길을 열어 놓았다고는 하지만 무림절대고수에게 누가 감히 덤벼들겠는가. 특히 복수자가 어린애라면 그 문제는 더 심각해 진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금분세수는 이름난 절대고수들의 그들끼리만의 잔치였던 것이었다.
첫댓글 흐으음 이참에 노부도 손을 씻어볼까 우게게게게
칠성둔형만 내놓으시고 금분세수를 하심이........*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