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방배역>
지난 번 2호선 방배역에서 술을 마시다 남북 정상의 2차 회담을 듣게 됐다. 며칠 전 트럼프의 북미회담 취소 때문에 경색될 위험에 처했던 한반도 사태가 다시 긍정적 방향으로 추진되게 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학자가 말한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문재인이라는 사실이 전세계적으로 다행이다’라는 발언에 공감한다.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 가는 2017년의 대한민국 대통령 탄핵을 떠올린다면 명확하다. 새로운 역사의 탄생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간절함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과거 방배역 주변은 서울고등학교가 이전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서울교대에서 멀지 않아 자주 지나치는 경우는 많았지만 특별히 만남의 장소로는 활용되는 곳이 아니었다. 교대역 부근이 아니면 사당역이 선호되었기 때문이다. 익숙하지만 직접적으로 찾지 않았던 곳을 뒤늦게 방문하였다. 익숙한 곳이 때론 낯선 장소이기도 하다. 관념적으로만 익숙했지 실제로는 경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삶도 이런 선입견에 의해 좌우되기도 한다.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다만 익숙하다는 느낌에서 쉽게 평가하고 재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장소이든, 과제이든 잘못된 선입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대상에 대한 예의이다. 내가 아는 것만큼 말하고 수용하며 행동하기, ‘논리실증주의’의 슬로건과 비슷하지만 살아가는 지혜의 한 토막으로 다가온다.
방배역 ‘먹자골목’은 맥주와 요리를 즐기기에 적당한 장소였다. 전체적으로 거리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위기였다. 1차로 익숙한 세계 맥주집에 들렀다. 이런 집은 편안한다. 내부의 디자인도, 음악도, 술집의 문화도 다른 지역에 있는 맥주집과 특별한 차이가 없는 표준적인 색깔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거리에서 그다지 인기가 없어 보였다. 우리 외에는 사람들의 방문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2차로 간 젊은이 취향의 ‘와인-맥주’바는 밝은 조명에 카페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었다. 우리가 약간 어색할 정도로 젊은이들 중심의 발길이 붐볐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술도 음식에서 세대별 차이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아무튼 이 거리는 어디를 가도 편안한 느낌을 주며 소음도 적당할 뿐 아니라 이동거리도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서 누구도 가볍게 찾을 수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첫댓글 어느 누구라도 가볍게 찾을 수 있는 장소가 최고의 술집이다! 사상과 세대, 남녀와 빈부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장소가 좋은 술집 - 가고 싶은 술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