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나 하고 만든 꽃밭 ⒀
온 몸에 기운이 빠진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여기저기서 자라나는 풀을 뽑았다.
꽃 잔디를 심어놓은 언덕까지 돼지감자가 솟아나서 반나절의 시간을
빼앗겼다.
주차장 문제로 나가서 이것저것을 알아보았다.
자갈을 깐다는 말에 가게 아저씨께서 자갈을 깔아도 돼지감자를 죽이지 않으면 삐집고 올라온다고 했다. 차라리 부직포로 덮어서 햇빛을 차단시켜 돼지감자를 죽인 후에 하라고 하셨다.
그러자 옆에 계신 아저씨께서 부직포도 들고 일어난다며
잔디를 깔라고 하시며 금잔디 파는 가게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신다.
가게로 전화를 거신 목사님은 그곳으로 갔다.
나는 농협 마트에 들려 아이들에게 줄 간식을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3시쯤 초등학교로 전도를 가려다 이틀 전에 전도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세 명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우리 겨자씨교회를 아냐고 묻자
“예” 하고 대답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그럼 우리교회로 놀러가지 않을래?” 하는 말에
한 아이가 “예, 가보고 싶어요.” 했다.
태영이라는 남자아이와 수빈이 홍주를 데리고 왔다.
배고프다는 아이들에게 바나나와 우유를 주고
야채를 넣은 카레 죽을 주었다. 맛있다며 한 그릇씩 금방 먹는다.
안방에 들어와 침대에 눕고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주공아파트에 사는 태영이가 화장대 위에 놓여 있는 외국 잔돈을 보고 갖고 싶어 했다. 외국돈 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나는 15년 전 다녀온 유럽 성지여행에서 남겨온 프랑스 동전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너무나 좋아하며 하는 말이,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뭐가 감사해?”
“대부분요, 교회에서 선물을 가지고 전도하러 나오면
다른 교회에 다니는 애들은 선물도 주지 않고 먹을 것도 안줘요.” 한다.
그런데 나는 다른 교회에 다닌다는 말을 듣고도 더 열심히 잘 다니라고 칭찬하면서 선물까지 준다며 감사하다는 5학년의 태영이 말이다.
태영이 말을 들은 장난꾸러기 수빈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딸의 머리띠를 하고서 자기에게 딱 이라며 좋아한다.
어느 모양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선물 받은 머리띠로 토끼모양을 만들어 차고 침대위에서 쿠션의 감각까지 느끼며 신이 났다.
그런데 나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홍주는 별로 말이 없다.
빨갛게 익은 석류처럼 양 볼이 이름과 비슷하다.
거기다 태영이 와 수빈이 와는 다르게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그런 홍주에게 그림을 보여 주었다.
놀라워하며 관심을 많이 갖는다.
스티커와 다른 재료들을 사용해서 자연을 통한 하나님의
나라를 표현한 시화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마다 주는 메시지가 다르다.
봄철을 통해 주는 의미는 따뜻한 하나님의 사랑과
희락 화평 자비 양선 기쁨과 천국잔치다.
여름을 통해 주시는 말씀은 하나님의 가족공동체들이 하나가 되어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며 이루어가는 요한복음의 한 가족공동체의 사랑이다.
가을 작품은 부활이다.
하나님을 만난 나 자신부터 옛 사람을 온전히 버리고 새 사람으로 변화되어 아빠 엄마 온 가족까지 다시 살아나서 하나님께 경배하며 찬양하는 삶이다.
겨울을 통한 작품은 고난이다.
많은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만족하며 기뻐하며 감사하며 사는 삶이다.
나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쳐서 복종시켰을 때,
하나님께서 기도와 말씀과 찬양을 통해 주신 마라나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하나님께서 나를 예수 바보로 만드신 다음
6개월 의 기간을 거쳐서 주신 작품이다.
끈임 없는 찬양과 기도와 말씀을 묵상하며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그런데 말이 없던 홍주가 이 그림들을 보고 그림 앞에서 떠나지 않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홍주에게 모두 가르쳐 줄 테니 교회에 나오라고 했다.
약속을 하고 예배당에서 즐겁게 놀다 집으로 돌아갔다.
토요일인 다음 날 아침 마을로 생선을 팔러온 아저씨에게 주일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생선을 사러갔다.
갈치와 동태, 오징어를 사들고 아저씨에게
“예수 믿으세요.” 하자
“예, 죽어라 믿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세상에 미쳐서 엉망으로 살았는데 하나님 믿고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시며 군산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이곳 나주까지 오셨다면서 흥얼거리시는 노래 속에 하나님께 대한 기쁨이 충만 하셨다.
그때 마을 위에서 두 명의 초등학생이 내려오고 있었다.
나는 집으로 오지 않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가까이서 보니 어제 놀러왔던 홍주가 남학생과 함께 왔다.
홍주에게 물어보니 동생과 학교 가는 길이라 했다.
학교 취미 활동을 마치고 나와 약속한대로 홍주가 동생과 함께 교회로 왔다.
말이 없었던 홍주에게는 아픔이 있었다.
엄마의 얼굴도 모른 채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살다 약1년 전에 이곳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었다.
사십이다 된 홍주 삼촌은 직장도 없고 결혼도 하지 못한 채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하루하루 일하시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형편이었다.
왜 이리 마음이 아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