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성인 범죄 조직들이 10대들을 자신들의 범죄에 이용하고 있다. 특히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탈선과 비행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유흥 등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앞뒤 안 가리고 성인들의 범행에 가담한다.
최근 보이싱피싱 범죄조직들이 10대들을 이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어떤 10대는 대포통장을 만드는데 이용당하거나
배달책이나 인출책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당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
언론에 보도된 사례를 보자. 2012년 필리핀 보이싱피싱단에 신분증을 위조해서 대포통장을 만들어 넘기고 대가를 받은 고교생들
이 잡혔다. 서울에 사는 고교생 또는 고교 중퇴생인 김모 군 등 5명은 국내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단 조직원으로부터 대포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주고 350만 원을 받아 여관비와 생활비 등을 쓴 협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2016년 충북에서는 또다른 고등학생인 김모 군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운반책으로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퀵 서비스 아르바이트
를 했던 김 군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물건을 전달해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다. 이들
의 운반책이 된 김 군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통장 잔고를 자신의 대포통장으로 옮기는 일을 맡았다가 경찰에 걸리고 말았다.
드물기는 하지만, 10대들이 보이스피싱 사기에 직접 나선 희대의 시건도 생겼다. 어느새 보이스피싱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일부 10대들 사이에서 SNS 등을 통해 공유된 듯하다. 양모(17)와 국모(18) 군은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사칭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보이싱피싱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친구나 동창회장 등
을 사칭해서 급전을 보내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수천 만 원을 가로챘다고 한다. 대담하기 짝이 없는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 사기혐의로 검거되기 직전까지 쉽게 번 돈으로 호화 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관계 경찰들은 이들 10대들이 경찰들
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영민하고 대담했다고 언론에 증언했다.
이렇게 보이싱피싱이라는 사기 범죄에 10대들이 유혹당해 가담하거나, 아예 10대들이 보이스피싱 범행을 주도하는 일들이 벌어지
고 있다. 물론 성인들의 사기 범죄에 가담하는 청소년들이 다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가출하거나 유흥에 빠져서 돈이 필요
한 청소년들이 성인 범죄 조직에 몸을 담을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한 번 빠진 범죄 조직의 수렁에서 이들
10대들이 빠져 나오기란 쉽지 않다는 현실이다. 관계 당국은 기성 범죄 조직과 10대들의 연계를 끊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장윤진 reporter1@civic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