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수련회 이대로 좋은가?
황 성 건
1. 문제제기
청소년들에게 있어 대표적인 기독교의 여름행사는 단연 수련회이다. 여름수련회는 교회학교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거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교육과정 중 하나이다. 오랜 세월동안에 많은 그리스도인이 수련회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소년 시절에 회심을 체험하고 비전과 사명을 결단하였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 신앙 성숙의 계기를 갖게 했던 수련회 프로그램이 시대적 변화에 따라 그 운영과 내용, 방향에 많은 수정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수련회가 최근실패를 거듭하며, 대규모 연합수련회를 개최하는 단체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청소년들이 외면하고 있다. 최근의 수련회 프로그램의 실패에 따른 문제들을 지적하고 그 방향과 대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2. 최근 청소년 여름수련회의 경향과 분석
첫째, 연합수련회의 경향이 두드러진 수련회 행사의 경향을 갖고 있다. 최근 10년간 개 교회 중심의 수련회에서 연합 성격의 수련회가 매년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특히 중, 고등부 학생이 50명 이하의 소형 교회에서는 자체적으로 수련회를 거의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 수련회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과, 재정, 환경 등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청소년 단체와 연합회 주관의 여름수련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교회로서는 어쩔 수 없는 대안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개 교회가 단독으로 수련회를 알차게 준비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교육과정(?)이다.
둘째, 유사한 여름수련회 행사의 반복적인 양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형 연합수련회 프로그램이 거의 유사한 경향을 띄고 있다. 독특한 주제를 가진 몇몇 선교단체의 수련회 프로그램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련회 프로그램은 과거의 수련회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전통적 프로그램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시대적 변화의 흐름과 청소년 세대의 문화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하지 못하였다는 데 그 심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연합수련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어떤 단체에 가더라도 거의 비슷한 수련회 프로그램에 식상하기 때문이다.
셋째, 한정된 전문 강사와 프로그램의 한계를 볼 수 있다. 매년 계속되는 대형 연합수련회(1,000명이상 회집) 전문 강사는 몇 명이 안 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나 연합회는 행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말씀을 전하는 주 강사에 많은 비중을 둔다.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강사를 구하는데 매년 애를 먹는다. 또한 인기 있는(?) 몇몇 강사는 전국을 누비며 사역하느라 갖은 고생을 다한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부재로 인해서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이내 행사의 실패를 하게 되는 단체나 연합회도 많아지고 있다.
넷째, 청소년 개인의 세심한 교육지도가 부족함을 볼 수 있다. 대형집회 형태의 수련회 프로그램은 각 개개인의 다양한 신앙점검과 교육에는 그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대형집회의 강력한 분위기에 의해서 큰 도전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지만 반면에 각 개인의 세심한 영적 교육에는 부족함을 발견하게 된다. 집회 중에 소외되고 버려지는 청소년들에 대한 개인적 관심은 그만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 개인의 공동체 의식 함양에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3. 바람직한 여름수련회 방향 및 대안
첫째, 수련회에 대한 교회의 인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 청소년 교육에 있어서 수련회는 여전히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음을 빨리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입시중심의 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수련회는 며칠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교회 지도자들과 교육 담당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수련회 프로그램 계발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련회 준비를 위한 전문위원들을 구성하여 치밀한 준비와 진행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개 교회에서는 연합수련회 참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은 연합형태의 수련회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준비와 점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관하는 단체의 성향과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또한 참가를 위해서 교회 자체적으로 준비일정을 치밀하게 준비하여 연합수련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학생들만 참여시키고 교역자나 교사는 전혀 참여하지 않는 경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개 교회는 자체 수련회준비에 상응하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청소년 교육을 위한 수련회 교육과정 수립이 필요하다. 성경공부 교육과정처럼 수련회 프로그램도 연차별 교육과정 수립이 필요하다. 예컨대 3년 차 수련회 교육과정을 세운다면 1차 년도에는 구원의 확신과 소명, 2차 년도에는 기독교 세계관, 3차 년도에는 비전과 선교를 주제로 교육과정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연합수련회에 참여할 때에도 이 교육과정에 맞추어서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각 개인에게 선택을 주어서 3주제로 나누어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30명의 학생들이 있다면 그 학생들의 참가희망에 따라 연합수련회 3곳으로 나누어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개 교회의 학생들의 공동체훈련은 겨울수련회를 이용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청소년 연합수련회의 전문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현재 우후죽순처럼 개최되고 있는 각종 연합수련회는 그 운영과 내용에 대하여 전문성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즉흥적으로 몇몇 교회의 연합으로 이루어지는 수련회나, 전문성과 안전성이 부족한 대형집회 형태의 연합수련회는 자제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문화와 세대의 특성을 배려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신앙성숙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 수련회는 그만 두어야 한다. 충분한 준비와 전문성을 겸비한 수련회가 되도록 각 주관 단체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구원과 소명, 선교, 문화, 비전, 기독교 세계관 등, 다양한 주제들을 특성화시켜 전문성을 가진 수련회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한국교회를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창조론 캠프나 문화캠프, 청소년을 위한 선교 컨퍼런스 등이 좋은 경우가 될 수 있다.
4. 마무리 제안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교육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청소년교육의 실패로 청소년들을 붙잡지 못하면 미래 한국교회의 부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런 측면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여름수련회는 매우 중요한 교육적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교회와 청소년 선교단체가 연대해서 수련회 준비를 위한 전문위원들을 구성해 연구 개발하는 협의체가 하루 속히 세워지길 제안한다. 아울러 상업성이 배제되고 오직 교육적 사명으로 전문화된 수련회로 섬겨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