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진술 - 이정기
구체적인 내용은 최후 진술서를 통해 제출 했으므로 법정에서는 간략하게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선 저희 피고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변론 해주신 민변 변호인단 여러분들과, 빠른 시간에 결심공판까지 이르도록 힘써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지금 처해 있는 이 현실을 믿기가 힘듭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상식의 범위에 벗어나 있는 현재의 상황이 2009년이 맞나 하는 착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저는 다음 아고라에 조선일보 광고 목록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카페 도우미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것으로 기소가 되었고 현재 이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출국금지가 있기 전에 저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던 세계청년대회에 참가자 대표로서 전체 인솔 책임과 현지 기자 활동을 위해 출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카페 활동을 별로 하지 못했었고, 오히려 출국금지 이후에 항의 기자회견이나 토론회 등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과 가택 압수수색이 이루어졌고 곧이어 검찰로부터 소환통보가 왔습니다. 저는 소환통보가 왔을 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적극 협조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변호사 대동 하에 조사를 받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사받는 인원도 많아지고, 변호인단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서 부득이 변호인이 함께 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때, 변호사와 함께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검사의 행동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피고인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무죄추정의 원칙도 지키지 않은 채, 마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윽박지르고 각종 유도심문과 신문사항을 고의로 누락하기도 해서 피신조서 작성 과정에서도 마찰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서 검사와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가기도 했고, 실제로 같은 시간 옆방에서 함께 조사를 받았던 피고인들이 점심시간이나 조사를 마친 뒤 귀가 할 때, 왜 그렇게 시끄러웠냐, 무슨 일 있었냐고 할 정도로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저에게만 해당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전 검찰에서 조중동의 보도내용이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는데, 저는 조중동이 단순히 논조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규모가 큰 소비자운동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언론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잦은 말 바꾸기와 왜곡보도, 특히나 이번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나 촛불집회 관련 보도 행태가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산 이유라 생각됩니다. 언론사가 특정 논조를 가지고 보도를 하는 것은 비판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말 바꾸기나 왜곡보도를 하는 것은 비난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그 일환으로 행동한 것에 불과합니다.
표현행위 이후에 법률적으로 저촉되는 점이 있다면 그때 가서 사법적 판단에 맡기는 방법이 있겠지만, 지금 제가 했던 행위들이 과연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인지 그 동안 법정을 통해서 상당한 공방을 나눈 현재 시점에서도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또한, 사전에 행정적으로 표현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의미는, 특정 사안에 대한 사후억제가 이루어지게 되면 그 이후에는 사전억제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사후억제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사전 검열이라는 맥락에서 무엇보다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고, 또, 사후억제를 가하게 되면 유사한 표현행위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봤을 때, 만약 이번 사건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앞으로 유사한 소비자 운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역으로 조중동과 기업에 막강한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의 표현행위 또한 상당히 위축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 표현의 자유는 조중동만 누려야 하는 것인지...
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닉네임 대신 실명을 사용합니다. 그 만큼 제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당당하고, 양심에 범위에 벗어난 행위를 조금도 하지 않았음을 자부합니다.
저는 개개인의 다양성은 최대한 존중하지만, 일부 문제가 되었던 것처럼 이를테면 협박이나 욕설처럼 소비자운동의 범위를 넘어서는 그러한 행위를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희 피고인들이 함께 공모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검찰의 기소 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더욱이 저는 이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으며 이는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도 저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번 사건은 소비자로서의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판결인 것은 판사님께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지혜로운 판결 내리시어 국내에 올바르고 합리적인 판례로 남겨 주시고, 언론 소비자로서의 정당한 소비자 운동의 범위를 보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2009. 1. 20.
피고인 이 정 기
첫댓글 이정기님의 무죄를 확신합니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이정기님, 반드시 진리가 이기는 날이 올 것입니다!!!
맞습니다 어떤 생각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비난할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비난조로 비판을 하게 되기는 하지만 그것 또한 나의 생각이고 표현일 뿐이니까요... // 판사님께서 우리들이 '왜 그랬는지'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바램입니다....
조중동은 비난 받을 짓을 했습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조사 과정의 문제점 말씀하시다가 검사를 노려보셨을 때, 검사가 움찔 하던데요? ㅋㅋ 잘 하셨습니다! 우리가 승리할 것입니다.
정기씨.. 아침에 시간에 쫓기면서 출력한다고 고생 많이 했습니다. 조사과정에서의 부당함 잘 이야기 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당당하게 진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힘내십시요..!
반드시 진리가 이기는 날이 ........
조중동을 반드시 폐간해야 합니다. 너무 화가 납니다...
평범한 시민들을 범죄인으로 몰아가는 정치검찰은 각성하기 바랍니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이정기님 말씀 잘하셨습니다. 판사님께서 현명한 판단 하셔서 옳은 판례로 남겨주실 것입니다. 힘내세요! 이정기님은 무죄입니다.
항상 차분한 이정기님께서 격양된 표정으로 최후진술하는 모습......무죄를 확신합니다.
이정기님의 멋진 최후진술을 들으며 감동이 물밀듯 밀려왔습니다. 재판도우미로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많은 국민들이 이정기님의 무죄를 확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불량언론에 대한 양심있는 이정기님의 최후진술이 돋보였습니다.
힘내세요. 이정기님은 이미 승리했습니다.
반드시 진리가 이기는 날이
고생 많으셨어요. 먼곳에 있어 법정에 한번도 찾아가 보지 못해 죄송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네요. 변호인단이 있을떄랑 없을때 차이가 난다니.. 권력을 가진자에겐 약하고 없는 자에겐 강하고.. 에효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그런 해괴한 짓거리를 하다니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멋진 최후진술이에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무죄를 확신합니다..!!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화이팅입니다.
이정님의 무죄를 확신하며 끝까지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이런 코메디 같은 현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무죄 확신~!!!!!!!!!!!
힘내십시요.. 악은 결국 지옥에..
우리는 무죄예요 우리 같이 힘내요!
무죄를 확신합니다. 국민들은 벙어리로 살지 않을 것입니다.
코메디야 코메디...라고 말했던 강장관님이 생각납니다. 발전은 커녕 퇴보해가는 이 현실 안타깝습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 입니다. 왜 표현의 자유는 조.중,동만 있어야 하는지... 왜 허위 사실 유포가 조,중,동에게는 죄가 안되는 것인지..
제대로 된 생각과 올바른 인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무죄이며 , 소비자 주권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정기님. 제 기억에 이정기님은 천주교 행사로 출국하려 했다 못하신 것으로 압니다. 같은 교인으로서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래 그런 이유를 포함하여 천주교가 이 참담한 사태에 반성하고 앞장서라고 서울대교구청 입구에서 지난 여름 단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마음이 아픕니다. 24인에 끼여 있지 못해 죄스럽기도 합니다. 한편 감사드리며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지 마시고 힘 내십시오. 새해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늘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정기씨 힘 내세요.. 저도 힘닿는데 까지 여러분들과 함께 이겨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