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리에서 만물상에 이르는 지역은 금강산 권역중 외금강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다. 온정리관광지구에서 출발해 만물상을 조망할 수 있는 천선대에 이르는 이 코스는 각 봉우리마다 고도가 높고 가파르기 때문에 차량으로 최대한 근접한 후 도보를 이용해야한다.
실제 만물상으로 대표되는 외금강지역은 금강산의 주능선인 분수령을 경계로 바다쪽인 동쪽을 향하고 있어 내륙쪽으로 고도가 점차 낮아지는 내금강에 비해 계곡이 높고 깊다.심지어 가파른 암릉의 연속으로 아직 등산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어느 계곡이든지 도보이동으로는 4∼5시간이 걸리는 만큼 하루에 이 코스를 둘러보려면 차량이동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먼저 관광선이 정박한 장전항에서 온정리까지는 10㎞거리.온정리는 금강산 외금강 관광을 위한 대표적인 관광지구로 금강산호텔을 비롯한 온천,전문음식점,기념품 상점 등이 있다. 온정천 기슭에 있는 금강산온천은 무색무취의 라돈온천으로 신경통과 심장병,고혈압,척수질환 등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금강산온천은 대개 관광객들이 만물상 관광을 마치고 오면서 들러 피로을 푸는 곳이다. 온정리는 예전부터 중국,일본 등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잦았고 남북경제협력차 방북하는 남한 인사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온정리의 중심인 금강산 여관 부근에서는 날씨가 맑으면 수정봉(해발 773m)을 볼 수 있다. 수정봉은 금강산의 특이한 암석구조를 가진 곳으로 수정석과 화강암이 섞여있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수정처럼 반짝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수정골 샘물은 온정리 관광지구의 음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또 현재 수정봉에서는 질좋은 무색투명수정과 세계적으로 희귀한 흑색수정이 생산돼 온정리에 있는 전문상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정봉의 반대편에 위치한 관음봉은 만물상으로 이동도중에 만날 수 있다.동서로 길게 뻗어 있으며 서관음봉, 중관음봉, 하관음봉이 바위산으로 이어진 험준한 산줄기다. 곰바위와 노장바위, 육화암, 관음폭포 등이 있으나 매우 험준한 편이다.
관음봉이란 이름도 지형이 너무 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선조들이 날카로움을 달래려 인자하고 온화한 관음보살에서 따왔다고 한다.
만물상은 온정리에서 출발해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온정령부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길의 양편은 관음봉과 수정봉 문주봉 줄기로 둘러싸여 있어 차량 통행로 자체가 절경이다. 흔히 이 길을 한하계라고 하는데 깊은 계곡이 바람을 막아 생기는 온도차이로 인해 연중대부분이 안개가 끼는 데다 기온도 매우 낮아 붙여진 이름이다.
한하계를 이동중 나타나는 관음봉은 해발 1,132m의 높은 봉우리다.관음봉길 초입에 위치한 높이 30m의 관음폭포는 언제나 물이 마르지 않는 폭포로 유명하다.
이후 온정령으로 이동하는 길은 만상계라 부른다.육화암에서 온정령길을 따라 2㎞쯤 가면 상관음봉을 볼 수 있으며 각각의 전설이 서려 있는 장군바위와 동자바위,촛대바위 등을 만나게 된다.만상계의 각 길목 기암들은 대개 구체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어미말과 망아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말바위와 망아지바위등이 대표적이다.
만상계를 지나면 무려 1백6개의 고개가 있는 온정령에 접어든다.북한에서는 이 고개를 차량이동이 가능하도록 포장하면서 영웅고개란 이름을 붙였다. 온정리에서 온정령까지의 거리는 총 16㎞정도에 불과하지만 영웅고개 등을 거치면서 직선코스가 거의 없어 1시간 가량의 차량이동이 불가피하다. 절벽을 깎아지른 듯한 고개길이 연이어져 있으며 외금강의 수려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온정령 입구에는 만상천의 물을 맛볼수 있는 만상정(萬相亭)이 있다. 만물상은 특정한 봉우리 이름이 아니고 온정령 북쪽 금강산의 오봉산일대의 기암군을 한꺼번에 일컫는 말이다.
만상정 사거리에서부터 만물상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천선대까지의 거리는 1.5㎞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길과 기암절벽 때문에 직선등정이 어려워 1시간 이상의 우회로 등산이 불가피할 정도로 험하다.
그러나 이 등산로는 세명의 신선과 마주보고 있는 듯한 삼선암과,머리에 둥그런 돌 하나를 이고 서 있는 모습과 얼굴이 험상궂은 도깨비같다해서 지어진 귀면암등 기암절벽이 이어져 있어 절경을 자아낸다. 7개층으로 이루어진 칠층암과 장수가 큰 도끼로 바위중턱을 찍어 놓은 것 같은 절부암등이 눈길을 끈다. 경사 70∼80도 가파른 길을 가다보면 쉴만한 평평한 지형이 나타난다.
천선대를 오르는 과정중에서 이곳까지 오면 한숨을 돌리며 쉰다는 의미의 안심대가 있다. 또 짚고 올라갔던 지팡이도 물맛에 잊어버린다는 망장천(忘杖泉)도 있다.
망장천에서 이어지는 등산로를 다시 오르면 나타나는 곳이 천선대다.만물상 계곡의 정점인 천선대는 사방이 완전히 트인 완벽한 전망대다. 삼선암 너머로 보이는 상등봉과 옥녀봉, 반대편의 우의봉, 무의봉, 천진봉, 천주봉, 천녀봉으로 이어진 오봉산과 선창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와 집선봉, 채하봉, 세존봉 등 금강산의 대표적인 봉우리들이 겹쳐 있다.
또 끊임없이 이어졌다 사라지는 안개와 구름이 각 봉우리를 가리는 바람에 착시효과를 일으켜 몇번을 왔다간 사람도 늘 다른 모습을 느낀다고 한다. <李仁杓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