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보행시 호흡법
산행시 필요한 산소를 섭취하기 위해 들이마셔야 하는 공기의 양은 1분당 약 150리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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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만 들이마실 수 있는 양은 57리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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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등산 중에는 숨이 가쁘지 않도록 코와 입으로 충분히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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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코로 호흡을 해야 폐로 들어가는 공기를 따뜻하게 하고 먼지, 미생물, 세균 등을 걸러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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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꾸준한 산행을 통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페이스 조절능력이 높아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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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코로만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산소를 가장 경제적으로 흡입하는 방법은 복식호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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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폐가 커지고 횡경막이 내려가며 내장이 복부로 몰려 배가 약간 불러오는데 이것이 복식호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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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숨을 헐떡이고 있다면 그건 무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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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뱉는 복식호흡을 유지할 정도의 보행 속도를 지켜야 몸이 지치지 않는다.
⑧ 스스로 길을 찾아가라
오르는 고통은 등산가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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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고통을 줄이고 운동 능력은 향상시키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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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코스를 앞장서서 올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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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와 나침반, 부가적으로 GPS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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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을 잡고, 거리를 가늠해 지도상의 자기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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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많은 능선과 계곡이 갈라지고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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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산세의 변화에 정신을 집중하고 살피는 사이 오름길의 고통은 생각할 틈 없이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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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한 코스로 맞게 길을 찾아가면 고통대신 일종의 성취감이라 할 수 있는 묘한 쾌감이 따라올 것이다.
⑨ 세컨드 윈드로 페이스 조절
페이스(pace)는 올라가는 속도의 완급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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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등산 중의 페이스 조절은 ‘30분 걷고 5분 쉬고’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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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람마다 체력 차이가 있고, 컨디션이 다르고, 등산로의 조건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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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정 간격의 휴식을 통한 페이스 조절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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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페이스 조절을 위해서는 세컨드 윈드의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세컨드 윈드(Second Wind)는 우리말로 ‘제2의 호흡기’ 또는 ‘제2의 정상상태’ 등으로 번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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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윈드는 ‘운동으로 인한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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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점을 알아야 한다.
사점(死點·Dead Point)은 유산소운동을 할 때 심폐기능이 한계점에 이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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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 가슴통증, 두통 등의 고통으로 운동을 멈추고 싶은 느낌이 드는 순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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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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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하는 일도 벌어지는 ‘죽음의 한계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산행할 때도 사점을 겪게 되며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휴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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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사라지고 살 만하면 다시 오르기를 시작하고, 또 다시 사점이 오면 휴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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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름-사점-휴식의 반복을 모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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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걷고 5분 휴식’이라는 엉뚱한 원칙까지 생겼을 정도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 운행에 비유하면 엔진이 과열되기 직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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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을 한 다음 시동을 꺼서 엔진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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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엔진 과열-엔진 멈춤을 반복하는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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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를 반복하면 연료 소모도 많고 자동차가 쉽게 망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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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로 만들어진 자동차도 이런데 훨씬 예민하고 소중한 우리의 육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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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번씩 사점을 오르내린다면 에너지 낭비는 물론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여기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사점의 원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세컨드 윈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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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윈드는 사점에 도달한 후 운동을 지속할 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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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점에 접어든 후 세컨드 윈드를 맞이하는 시간은 통상 운동에서는 30초에서 2분 정도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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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에는 3~5분 정도까지 걸릴 수 있다.
즉 사점의 고통을 최대 5분 정도까지 참고 산행을 계속하면 신체가 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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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알아서 “어~, 이 사람이 운동을 세게 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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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강한 운동에 적합하도록 신체 상태를 바꿔줘야지”라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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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윈드 상태가 되면 숨막힘이 없어지고, 호흡이 깊어지며, 심장 박동도 안정되고, 통증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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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회복된다.
세컨드 윈드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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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에는 혈액의 80% 정도가 두뇌와 내장 영역에 머물러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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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지속하면 활동 근육과 심폐기관 쪽으로 혈액의 80%가 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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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활성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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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산꾼들이 흔히 “산행 초반은 힘들어도 바짝 땀 흘리고 나면 몸이 풀어진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이론이다.
세컨드 윈드 상태가 되었을 때 몸이 한결 편해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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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피로물질이 땀과 소변으로 배출되며 허파는 산소 흡수능력이 높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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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더욱 힘차게 피를 내보낼 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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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혈관도 확장되어 부족했던 산소를 근육으로 많이 공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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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엔돌핀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물질을 분해시킴으로써 우리를 묘한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
그러나 사점을 넘어설 정도로 무리를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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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심장이 멎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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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어 견딜 수 없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몇 번 한 후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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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점에 도달했을 때의 운동 강도가 100이라면 90 정도로만 낮춰서 쉬지 않고 계속 오르면 세컨드 윈드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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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초반에 힘들다고 바로 주저앉아 쉬는 것은 그동안 끌어올렸던 페이스를 내동냉이치는 것이다.
외국의 과학적인 운동처방기관의 실험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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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윈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한 A그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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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은 B그룹 각 50명에게 동일한 장거리 운동을 실시하게 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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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룹은 20명이 중도에 포기했지만 세컨드 윈드를 알고 있는 A그룹은 불과 2~3명만 포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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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윈드를 알고 산에 오르면 힘든 오르막의 보행이 즐거워 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