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제철에 먹으면 내 몸이 싱싱해지고, 단순하게 먹으면 집중하는 힘이 생기며,
통째로 먹으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조류독감에 광우병 파동 그리고 유전자 변형까지…… 현재 우리는 불안하기만 한 먹을거리에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어떻게 해야 먹을거리와 함께 우리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을까?
여기, 자연 속에 파묻혀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무주농부가 있다.
평화로운 논밭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고 생명력이 느껴진다는 저자. 덩달아 밥상도 싱싱해져 가니, 이 방법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밥상은 건강하면서도 맛나야 한다. 그렇다면 건강하면서도 맛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먹을거리의 자연성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연에 끌리는 법. 그건 우리 사람도 자연이고, 자연에서 나는 걸 먹고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봄이면 냉이를 캐서 먹는 맛을,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을 담뿍 담은 토마토를 먹는 기쁨을 느끼며, 우리는 먹을거리가 가진 자연성을 배워나갈 수 있다.
이렇게 자연성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법이 바로 ‘자연요리’인데, 그 기본원칙을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곧 ‘단순하게 먹자’, ‘제철에 먹자’, ‘통째로 먹자’이다.
단순하게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먹으면 생명력을 가장 싱싱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입맛까지 좋아진다. 단순하게 먹을수록 우리 몸이 깨어나고 호기심까지도 살아난다.
요즘은 제철을 가려 먹기가 어려운 세상이긴 하지만, 제철을 기다려 먹으면 각 계절의 맛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영양도 듬뿍 담겼을 뿐 아니라 값까지 싸다. 또한 제때 씨를 뿌리면 저 알아서 잘 자라기 때문에 사람 손이 적게 가고 농약을 적게 뿌리게 되니, 기르는 사람 좋고 먹는 사람 좋고 이 땅에도 좋은 일이 된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편한 법인데 먹을거리 또한 예외가 아니다. 과일도 씨까지, 곡식도 될 수 있는 대로 도정을 적게 해서 통째로 먹으면, 천천히 오래 씹어야 하므로 치아건강에도 좋고,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는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별로 자연의 생명력을 지닌 먹을거리와, 위의 세 가지 원칙에 충실한 요리법까지 담아내고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살면서 늘 이렇게 먹고 살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지침 삼아 하나씩 시도해 본다면 서울에서도 전원생활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자연이 더러워지면 우리 몸도 더러워지고,
철없이 먹으면 철이 없어지고 제철 먹을거리를 먹으면 싱싱해지고,
씨앗이 없는 걸 먹으면 사람 씨도 부실해지고
살아 있는 씨를 먹으면 몸도 마음도 튼실해지고,
먼 나라를 돌아 온 걸 먹으면 제 자리에 있지를 못하고
제 나라 제 땅에서 나온 걸 먹으면 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복잡하게 가공한 걸 먹으면 복잡해지고
단순하게 먹으면 집중하는 힘이 생기고,
가려내고 먹으면 저 좋은 것만 찾게 되고
통째로 먹으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들어 파는 걸 먹으면 돈을 쫓게 되고
손수 만들어 먹으면 사람을 사랑하고,
혼자 먹으면 혼자가 되고
여럿이 나누어 먹으면 더불어 사니,
먹는 게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책의 특징
1. 내 몸의 치유능력을 길러주는 ‘자연 그대로 먹기’
결국에는 우리 사람도 자연이고, 자연에서 나는 걸 먹고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 몸의 치유능력을 기르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 먹어야 한다. 이 책에는 자연 그대로 먹기 위한 세 가지 지침인 ‘단순하게 먹자’, ‘제철에 먹자’, ‘통째로 먹자’에 충실한 건강비법이 담겨 있다.
2. 봄여름가을겨울 제철 먹을거리와 함께하는 자연밥상 이야기
봄에는 봄내음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봄나물과 달걀, 앵두, 대파와 쪽파 등의 먹을거리와 함께 모내기 이야기까지, 여름에는 더위를 이겨낼 힘을 주는 매실, 오이, 토마토…, 가을에는 쌀쌀한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감, 기장, 단호박…, 겨울에는 추울 때 먹어야 제맛인 고구마. 김장 무, 떡 등 각 계절별 제철 먹을거리 이야기와 함께 이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3. 57가지 자연요리 레시피
계절별 먹을거리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하여 먹을거리의 자연성을 살리는 기본원칙인 ‘단순하게 먹자’, ‘제철에 먹자’, ‘통째로 먹자’에 충실한 봄나물 토렴, 달래멸치무침, 무 홍시채, 청국장 샐러드 등의 자연요리들과 그 레시피까지 소개하고 있다. 일반 요리책에서는 보기 힘든 자연요리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어 더 가치가 있다.
4. 각 장마다 펼쳐지는 자연풍경과 건강 가득한 요리 사진
각각의 내용에 어울리는 각종 자연풍경과 먹을거리 그리고 자연요리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남편이 찍은 사진이 함께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주고 있다.
5. 현대사회에서의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성찰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생활 속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힘은 바로 먹을거리다.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때, 농부 입장에서 바라본 ‘친환경농산물’, ‘우리 땅의 먹을거리’, ‘토종씨앗’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어, 건강한 먹을거리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다.
에세이 발췌
이른 봄, 햇살이 따뜻하니 머윗잎 생각이 났다. (……) 봄이라지만 아직 들은 썰렁하다. 땅도 나무도 맨 몸뚱이 그대로다. 새들 지저귀는 소리만 들판을 울린다. 머위가 자라던 논둑에서 ‘여기 어딘데……’ 하며 땅을 뚫고 올라오는 머윗잎을 찾아 두리번두리번하지만 한눈에 척 보이지 않는다. 봄나물은 서서 찾으면 안 보이니 앉아서 찾으라는 말이 있다. 그 말대로 몸을 숙이는데 옳지, 저기 있다. 어린 머윗잎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나니 여기저기 보인다. 머윗잎을 한 장 한 장 따서 모은다. 쌉싸래하면서도 향긋한 머위 향이 내 오감을 깨운다. (……) 꽃샘바람이 불어 문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났다가도 이맘때 어디쯤에서 돋아났을 나물을 생각하면 몸이 가만있지 않는다. 들판에 쭈그려 앉아 나물을 하노라면, 그렇게 세게 부는 바람도 비껴 지나가는 걸 알기 때문이다. 햇살이 따스하고, 땅이 포근하게 사람을 맞아주니, 해 기운 땅 기운을 담뿍 받는다. -<봄나물 하는 맛을 아시나요>(봄) 중에서
시골 와서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직접 길러 싱싱한 알을 먹고 싶어서다. (……) 토종닭 알은 작다. 하지만 노른자가 진하고 탱탱해 양보다 질이 아닐까. (……) 닭에게 모이를 주다 보면, 좋아하는 모이면 귀신처럼 알고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다. 닭이 좋아하는 모이 가운데 하나는 싱싱한 푸성귀다. 배추나 양배추 잎을 넣어주면 우르르 몰려들어 콕콕 쪼아서 먹는다. 어찌나 맛나게 먹는지 나까지 먹고 싶어질 때도 있다. 실제로 싱싱한 푸성귀를 준 다음 날은 알을 잘 낳는다. 깨 보면 노른자가 옹골차고 맛도 좋다. 손수 닭을 기르고 나서부터 우리는 알을 냉장고에 넣지 않는다. 알이 살아 숨쉰다는 걸 알기에, 냉장고 안이 아닌 냉장고 위에 보관한다. -<새가 알을 낳는 봄, 달걀도 제철>(봄) 중에서
열대야가 이어지는 더위가 오면 오이가 한창이다. 아침에 일어나 오이 덩굴의 풋오이를 찾으러 가면 꿀벌이 웽웽거리며 모여든 것을 볼 수 있다. 그 기세에 한발 물러서서 보면, 노랗고 작은 오이꽃이 많이도 피었다. 오이는 호박처럼 암꽃과 수꽃이 있고, 암꽃이 지고나면 아기 오이가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한다. (……) 여름 열매채소들은 줄줄이 열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이 역시 날마다 따도 다음날 가보면 또다시 그만큼 달려 있다. 싱싱한 풋오이는 한마디로 양기가 충만한 여름 음식이다. 더운 기운을 먹고 자란 오이는 더위를 이길 힘을 주는 여름 보약이기도 하니 여름에는 오이가 맛있다. (……) 자연에서 서리가 내린 뒤부터 오이는 없다. 그런데 겨울에도 오이를 먹는 걸 보면 뜨끔하다. 그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며 한겨울 수박을 먹는 기분이다. 더운 여름에는 오이를 즐겨먹고, 추운 겨울에는 오이를 멀리하는 게 좋겠다. -<여름의 대표주자 오이>(여름) 중에서
우리는 토마토 농사를 넉넉히 지어 퓌레를 만들어 병조림을 해두고 1년을 먹는다. 햇살이 귀하고, 붉은 기운이 아쉬운 철에 이 토마토 병조림을 하나씩 따서 먹는다. 토마토는 보통 과일가게에서 팔지만, 내게 토마토는 과일이라기보다 채소다. 토마토를 넣고 찌개를 끓이고, 무침을 하고, 양념으로도 쓰고 (……) 우리나라에서 토마토는 과일로 대접을 받지만 사실 고추, 가지와 사촌인 가지과의 열매채소다. 고추, 가지, 토마토는 떡잎이 어찌 그리 똑같은지……. 본 잎이 나면서 자기가 토마토임을 드러내기 시작해 한여름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붉게 익어간다. 7월 말 8월 초가 가장 맛있는데, 온몸이 붉게 익은 토마토를 보면 모양이나 맛이 햇살을 가장 많이 닮아 보인다. 속살도 찰지다.
-<햇살을 가장 많이 닮은 토마토>(여름) 중에서
감나무는 그 잎부터 대단하다. 잎은 두텁고 반질반질 윤이 난다. 나무 이파리 가운데 맏며느리감이라고나 할까. 비타민 C의 보물창고라, 초여름 그 감나무 잎이 연할 때 차를 만들어 두고두고 먹는다.
감은 된서리가 한 번 온 뒤 따는 게 좋다. (……) 감을 따오는 날은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앉아 감 일을 한다. 단단하고 상처가 없는 땡감은 곶감거리다. 껍질을 깎아 줄에 매다는데, 바람이 잘 통하고 햇살이 적당히 드는 안방 창문 밖 처마 밑에 매단다. 그러면 가을바람과 햇살이 알아서 곶감을 만들어준다. 곶감은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감이라면, 가을 감은 홍시가 최고다. 주황색으로 물들어 껍질은 말짱하나 물렁거리기 시작하는 감으로는 홍시를 만든다. (……) 물렁거리고 터진 감은 아예 더 주물러 터뜨려 식초를 담근다. 물렁거리지는 않지만 깨졌거나 감이 작으면 껍질째 납작납작하게 썰어 채반에 널어 말린다. 이를 상주에서는 ‘감또개’라 하는데, 감을 껍질째 먹을 수 있어 색다른 맛이 있다.
-<가을에 감이 없다면?>(가을) 중에서
야콘은 값도 비싸고 맛은 과일처럼 달고 좋다. (……) 야콘은 원산지가 안데스 지방으로, 거기 사람들은 야콘을 ‘땅 속의 배’라고 부른단다. (……) 이 야콘의 맛은 어떤가? 야콘의 맛을 이야기하려면 두 가지를 말해야 한다. 첫 번째는 세월 따라 달라지는 맛이다. 캔 직후의 맛은 담담한 편이지만, 이때가 영양은 더 좋단다. 특별한 맛이 없으니 이때는 무처럼 먹는다. (……) 두 번째는 아삭거리는 맛이다. 야콘은 이 아삭거리는 맛을 끝까지 지킨다. 푹 삶아도 아삭거리고, 기름에 지지거나 들들 볶아도 아삭거린다. (……) 야콘은 요즘 건강식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잘 자란다. 또 저칼로리이면서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과일을 먹으면 이가 시린 사람도, 날무를 먹으려면 이가 아픈 사람도 야콘은 괜찮다. 당뇨, 소화 장애, 변비,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에도 좋단다. 배고픈 시절이라면 먹어도 영양이 적다고 홀대를 받았겠지만, 비만 사회인 현대에는 제 세상을 만나 지구촌 곳곳에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땅 속에서 나오는 배, 야콘>(가을) 중에서
무는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뿌리는 통째로 먹고, 잎과 줄기인 무청도 다 먹을 수 있다. 무가 어릴 때는 무 싹으로 쌈 싸서 먹고, 조금 더 자라면 무청김치, 그러다 좀 억세지면 익혀서 시래기로 먹는다. 그러기에 무는 온몸 그대로 김장시장에 나온다. 무는 그 모습처럼 성질도 좋다. 깍두기나 동치미처럼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만, 온갖 반찬 조연에, 국물 맛을 내고 사라지는 엑스트라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무가 있으면 든든하다. (……) 가정에서는 무를 항아리에 넣어서 보관하면 좋다. 항아리를 직사광선이 없고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 놓는다. 그리고 항아리 안에 김장비닐을 깐 후 그 속에 무를 차곡차곡 넣고 비닐을 꼭 오므려 바람이 들지 않게 해주면, 이듬해 봄까지 먹고 싶을 때마다 한 개씩 꺼내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겨울에 무처럼 만만하면서도 신선한 먹을거리가 또 어디 있나. 무가 한 개 있으면 무국, 무지짐, 무생채같이 여러 가지 즉석요리를 만들 수 있다. 여러 가지 요리에 무를 넣어도 좋고, 그렇게 쓰다가 남은 무 조각은 육수를 우릴 때나 생강차 달일 때 쓰면 된다. 만일 겨울에 무가 없다면 우리 밥상이 텅 빈 느낌이리라. -<산삼기운을 끌어당겨 자란 김장 무>(겨울) 중에서
눈이 덮인 한겨울, 자연에 먹을거리가 뭐가 있을까? 내가 멧토끼라 생각하고 찾아보면, 보이는 건 작은 나뭇가지, 마른 열매, 마른 풀, 눈이 녹으면 겨울 풀……열에 하나둘만 빼고는 모두 마른 것들이다. 우리 사람도 이때를 생각해 마른나물을 마련해 놓는다. 봄기운에 솟아난 고사리, 취, 다래순, 가을 찬바람을 담은 애호박과 애박 살을 말린 애박오가리, 시래기, 토란대……. 싱싱한 나물과 달리 마른나물은 또 다른 맛이 있다. 바람과 햇살에 마르면서 새로운 맛이 생긴다. (……) 묵나물은 나물 자체의 기운과 햇살의 기운이 담겨 있으며, 봄가을에 마련할 수 있다. (……) 오랫동안 자연에 순응하고 살아왔던 우리나라는, 겨울 뒤끝인 정월대보름에 묵나물 잔치를 벌인다. 오곡밥에 묵나물을 이웃과 나눠먹고, 풍물을 치고 온 마을을 돌며 겨우내 가라앉았던 기운을 일으켰다. 그러고 나면 봄이 성큼 다가선다.
-<겨울다운 맛, 묵나물>(겨울) 중에서
요리레시피 발췌
어느 날, 남도가 고향인 이웃이 잔멸치를 한 봉지 주면서, 멸치를 볶지 말고 한 번 무쳐서 먹어 보란다. 멸치를 볶지 않고 먹어도 되는구나! 햇살에 말린 멸치를 한 움큼 덜어내 그냥 무쳐보았다. 식구들이 한 입 먹어보더니 부드럽다며 좋아한다. (……) 오늘 멸치와 함께 궁합을 맞춘 달래는 또 어떤가? 달래는 봄가을 선선한 기운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 먹는 방법 또한 온전하다. 수염뿌리부터 진주 같은 비늘줄기, 가늘고 푸른 이파리까지 어느 하나 빼내지 않고 통째로 먹는다.
달래와 잔멸치의 만남, 산골 처녀와 바다 총각의 만남 같지 않은가.
준비물: 잔멸치, 달래, 들기름, 깨소금, 효소, 고춧가루
1. 잔멸치는 물에 한 번 씻어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2. 달래는 깨끗이 씻어 수염뿌리부터 이파리 끝까지 쏭쏭 썬다.
3. 달래와 잔멸치를 한데 넣고 무친다. 이때 간은 멸치의 짠맛으로 대신하고, 양념으로 들기름, 깨소금, 효소, 고춧가루를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한 입 먹으면, 달래의 향긋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으로 시작해 멸치 씹는 맛으로 이어져 고소한 맛으로 끝난다. 달래가 없는 여름에는 부추를 넣으면 좋다. 이 멸치무침은 두고 먹지 말고, 한 끼분만 만들어 다 먹어버리는 게 좋다. -<산과 바다가 만나는 달래멸치무침>(봄)
아이들은 카레, 짜장 같은 덮밥을 좋아한다. 우리도 덮밥을 만들 수 없을까? 인도 하면 카레, 중국 하면 춘장……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은 된장. 된장으로 덮밥을 만들어 보았다.
준비물: 완숙토마토 4?5개, 감자 3개, 양파 1개, 된장, 생물오징어 하나, 통고추 하나
1. 감자 3개 가운데 2개과 양파, 토마토를 먹기 좋게 썰어 냄비에 넣고 익힌다. 이때 마른통고추 하나를 넣고 끓이면 칼칼한 맛이 우러난다.
2. 오징어는 내장을 들어내고 먹물은 살려 찌개에 터뜨려 넣는다. 오징어 살은 먹기 좋게 토막을 낸다. 없으면 안 넣어도 괜찮다.
3. 감자가 다 익었으면 오징어를 넣는다.
4. 오징어가 익으면 남은 감자 한 개를 강판에 갈아 즙을 낸다. 감자 간 걸 그대로 다 넣으면 감자전분이 우러나 약간 걸쭉해진다. 마지막에 된장을 풀어 넣는다. 이때 카레를 향신료처럼 조금 넣을 수도 있다. -<새로운 맛, 토마토 된장 덮밥>(여름)
나는 무생채를 맛나게 무치기가 어려웠다. 매콤하게 양념을 넉넉히 넣으면 아이들이 잘 먹지 못하고, 그렇다고 싱겁게 무치면 맛이 안 난다. 마침 따다놓은 감 몇 개가 한꺼번에 홍시가 되었다. 저걸 무생채에 넣으면 어떨까? (……) 그랬더니 홍시가 서양 샐러드 소스처럼 무와 잘 어울린다. 무채를 부드럽게 해주고 맛과 향까지 얹어준다. 그날은 다른 때와 달리 무생채를 마지막 국물까지 다 먹었다.
준비물: 무 작은 것 하나, 홍시 2~3개, 고춧가루, 소금, 마늘, 자연식초
1. 뭐든 날로 먹는 채소가 다 그렇듯, 무는 싱싱하고 연한 게 좋다. 무는 껍질을 살려 씻어 곱게 채를 친다.
2. 무채에 소금,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양념을 한다.
3. 마지막에 홍시를 으깨어 위에 얹는다.
4. 먹을 때 무채와 홍시를 잘 비벼가며 먹는다. -<매력 있는 무 홍시채>(가을)
슴슴한 소금물에 자잘하고 예쁜 무를 넣고 담은 동치미. 초겨울에 한껏 맛나던 배추김치도 슬슬 물려갈 때쯤이면 동치미가 제철이다. 겨울날답지 않게 해가 따스한 날, 땅 속에 파묻은 항아리에서 동치미를 꺼내 국수를 삶아 말아서 먹는다.
준비물: 동치미 국물(또는 백김치 국물), 무, 잣, 깨소금, 냉면이나 우리밀국수, 식초, 참기름
1. 국물부터 준비한다. 동치미 국물에 잣과 깨소금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간다. 이때 잣을 미리 마늘절구에 대충 빻아서 넣으면 잣이 잘 갈린다. 여기에 자연산 식초를 넣어 새콤한 맛을, 참기름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고소한 맛을 더한다.
2. 동치미 무를 납작납작하게 썰어 놓는다.
3. 물을 팔팔 끓여 국수를 넣은 뒤 저어준다. 국수가 다시 팔팔 끓어오르면 찬물을 한 대접 넣어주고, 다시 끓어오르면 한두 가닥을 꺼내 삶아졌는지 확인한다.
4. 다 삶아졌으면 꺼내 찬물에 헹군다.
5. 육수에 국수를 넣고 위에 동치미 무를 얹는다. 가슴속까지 울리는 시원하고 고소하면서도 상큼하다. -<추운 겨울에 먹는 동치미 잣 국수>(겨울)
첫댓글 자연그대로의 삶속에서 우리의 진실된 모습을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