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왕궁의 위치가 전주시 중노송동 인봉리와 문화촌 일대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전주를 도읍지로 견훤이 후백제를 세웠지만 왕궁의 위치를 놓고 지금까지 여러 설만 나왔을 뿐 구체적 고증이 미흡한 실정에서 인봉리 일대가 후백제 왕궁의 면모를 밝히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후백제 왕도 전주의 재조명'학술대회를 앞두고 두달간의 지표조사와 주변 탐문 등을 통해 인봉리 일대가 후백제 왕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7일 밝혔다. 그의 이같은 추론은 기존에 왕궁터로 거론되어온 '전주 동고산성설''노송동설(무랑물)''전주 감영지설' 등에 문제가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곽 교수가 왕궁터로 주장하는 인봉리 일대는 본래 방죽이 있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방죽을 메워 공설운동장으로 활용했으며, 현재는 대규모 주택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곽 교수에 따르면 주민들 사이에 이 일대가 왕궁터로 전해지고 있으며, 전주영상정보진흥원 옆으로 길이 50m의 토축이 남아 있는 등 왕궁터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들이 곳곳에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곽 교수는 영상정보진흥원 동쪽에 남아있는 토축이 궁성의 서쪽 성벽으로 추정되고, 도시 개발로 본래 지형이 대부분 훼손됐지만 동·남·북 성벽의 경우 기린봉 산자락을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자연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도 "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전주의 고토성(古土城)이 후백제의 도성일 가능성이 크고, 무랑물에서 발견되는 초석은 궁성이 파괴되면서 나온 돌일 가능성이 있다"고 '인봉리설'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