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사약 어떻게 만들었어요?
극약을 내려 처형하는 것은 조선의 경우 형전에 따로 그 법이 없었고,
내의원에서 사약을 만들때는 비밀리에 제조하여 기록을 남기지않았기
때문에 사약의 재료도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극약의 재료로 생금(生金), 생청(生淸), 부자(附子), 게의 알, 비상(砒霜), 초오(草烏), 천남성
등를 사약의 재료로 응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상은 자연상태의 비소를 원료로 제조됩니다.
비소는 무색무취의 백색 분말로 물에 잘 녹으며 몸 속에 들어가면 효소단백질 분자과 결합되고,
세포의 호흡을 방해해 세포를 죽게 만듭니다. 비상을 한번에 치사량 이상 흡입하면 구토, 설사,
모세혈관 확장, 혈압감소 등이 일어나며, 중추신경기능이 마비돼 1-2시간 내에 사망하게 됩니다.
부자, 초오 등에서 독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은 알칼로이드 성분인 ‘아코니틴’으로 몸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저해제로 작용합니다. 아세틸콜린은 신경과 근육을 이어주는
곳에서 분비되는 물질로서, 만일 아코니틴의 작용에 의해 이것의 분비가 부족해지면 근육마비가
일어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짐승을 사냥할 때 화살 끝에 발라서 사용했던 물질도
바로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비슷한 종류라고 합니다.
천남성이라는 식물은 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서 잎이 넓고 키가 작으며
딸기 비슷한 열매가 열립니다. 천남성에는 ‘코니인’이라는 맹독성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이 밖에도 생금(生金: 정련하지 않고 캐낸 그대로의 황금)이나 생청(生淸: 불길을 쐬지 아니하고 떠 낸 꿀),
게의 알(蟹卵) 등을 합하여 조제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특히 부자와 함께 인삼도 같이 사용했다는 설이 있는데, 대열대독한 부자에
인삼은 온기의 상승작용을 일으켜 부자의 열독이 더욱 성하여져 사람을 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약을 받은 죄수를 죽게 하려면 때로 약을 먹인 후 뜨거운 방에 드러누워 있게 하거나
독한 술을 먹여서 약기운을 한껏 발산시키도록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드라마에선 사약을 먹으면 바로 피를 토하고 죽는 걸로 나오나,
실제로는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한 예로 조선조 숙종대에 사사한 송시열의 경우 두사발의 사약을 마셔도 죽지 않아
항문을 막고 사약을 먹게하여 죽고 난 뒤에도 부릅뜬 눈을 감기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고,
또 일설에는 독을 더 빨리 돌게 하기 위해 약을 먹인후 구들을 따뜻하게 데운 방안으로
죄인을 몰아 넣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