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가구단지 대표 매장' 전국가구도매창구 부도…"내년 폐점 잇따를 듯"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경기도 포천 가구단지에서 최대 규모 유통가구업체로 평가받던 '전국가구도매창구'가 경기침체와 가구업황 악화로 끝내 부도를 냈다.
영세 가구업체는 이달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와 경쟁에서 열세일 수 밖에 없어 줄줄이 부도나 폐점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가구업계에 따르면 포천 가구단지에서 가정용 가구 도매업을 영위했던 전국가구도매창고는 10월 이 회사 당좌수표가 거래은행에서 최종부도 처리됐다.
전국가구도매창고 관계자는 "10월 부도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가구도매창구는 포천 가구단지에서 '얼굴'로 불릴만큼 규모가 큰 업체다. 1층 매장 크기만 약 4960㎡에 달한다. 현재 포천 가구단지에는 800여 개 가구공장과 60여 개 매장이 있다. 상당수 매장이 전국가구도매창구에서 제품을 받아와 판매해왔다.
전국가구도매창구만 불황을 빗겨가지 못한 것은 아니다. 포천 가구단지 전체 업황은 예년보다 악화됐다. 제조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50~60%에서 이달 20~30%로 크게 낮아졌다.올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내수경기가 부진했고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까지 개선되지 않는 이중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용원 한국가구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포천 가구단지에서 폐업 사례가 많고 옷가게로 업종을 전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들었다"며 "워낙 많은 매장이 몰려있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케아가 광명점이 문을 연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포천 가구단지의 판매실적도 크게 줄었다. 주요 매장 온라인 판매율은 평월보다 20~30% 가량 감소했다.
유은조 포천가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국가구도매창구는 60여 개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며 "단지 내 매장 간 제품이 안 팔리자 박리다매를 경쟁을 펼친 끝에 수익이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경기도가 내년 '가구인증센터'를 설립하는 등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지만 현재 포천단지는 초상집 분위기"라며 "정부 지원이 시작되는 내년까지 영세가구업체의 부도나 폐점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학계에서 이케아의 국내 진출이 영세 가구업체의 위기라는 시각은 적지 않았다. 국내 가구 제조업체의 70~80%가 영세업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연구소가 8월 발표한 '국내 가구산업의 전망과 영업기회 발굴'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가구시장 전체 사업체 수는 1247개다. 이 가운데 출하액이 50억원 미만인 사업체 비중은 59%다. 종업원이 50명을 밑도는 업체는 81%에 달한다.
김동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이케아 진출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건설시장 불황 여파로 파로마, 파쎄 등 중견기업은 이미 부도를 맞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광명점은 18일 개장 이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케아패밀리 회원을 대상으로 한 프리 오픈(16~17일)과 18일 개점일까지 총 방문고객 수는 약 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4개 매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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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이케아의 한국 광명점 진출을 시작으로 영세가구업자들이 폐업을 하거나 전업할 것으로 예상됨
향후 4개의 매장을 경남지역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장한다면 영세가구업자들의 여파가 클 것으로 보임
발생원인
1) 이케아에 비해 낮은 가격경쟁력과 브랜딩
2) Onestop 쇼핑이 가능한 이케아에 비해 주차 및 부대시설이 미흡한 영세업자들
해결방안
이케아 광명점으로 유입되는 사람들을 인근가구단지로 유입하도록 해야 함
1) 이케아에 비해 영세한 '골목상권'의 특징을 살린 브랜딩
2) 주차 및 부대시설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3) 협동조합의 특징을 살려 가구배달, 상품권 등 마케팅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