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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게 아름다운 5월도 다 넘기기 못한 채 부엉바위 아래로 뛰어내린 당신은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당긴이 남긴 23글자의 글은 유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성명서처럼 들립니다.
한국역사상 처음으로 당신은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며
스스로에게 좌절하고 실망하며 책임지려고 뛰어내렸습니다.
6개월 동안 20여명의 가족 친지 친구들을 대검찰청으로 불러들인 대한민국의 검찰은
당신이 20년지기 친구에게 9억여원의 돈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과
또 당신의 부인이 누군가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았다는 것과
당신(혹은 부인께서) 이 받은 9억여원의 돈을 자녀를 돕는데 썼다는 것 정도를 언론에 흘러댔습니다.
그것이 당신을 기소한 기소장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신문에 정치검찰이 흘린 모욕적인 단편가십들이었습니다. 안타깝긴
했으나 엄청난 공분을 일으키는 죄악이 아니라서 안심했습니다.
당신이 이 땅에서 없어지기를 바란 자들은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갖고 당신을 실컷 모욕했으나 실상 그 일 때문에
그들이 당신을 미워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이 땅의 정치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당신은 오리 속에 백조같은 미운털 박힌 존재였습니다. 한국에 준동하는 악의 왕국은 당신이 감히 정치에 도덕을 가미하고, 어떤 대기업의 정치자금도 안받으려고 하고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을 독립하여 행정부의 검찰 지배를 막으려 하고, 언론도 아닌 게 언론의 탈을 뒤집어쓴 재벌세력들의 끊임없는 역사왜곡, 진리배척에 맞서려고 했다는 사실 때문에 당신을 죽도록 미워하기 시작햇습니다. 당신처럼 이 땅에 암약하는 악의 실력자들을 선명하게 폭로한 후에 맞짱(?)을 뜨려는 자들이 걸어갈 길을 당신은 걸었던 것입니다. 사실이지 당신에 대한 이 땅 악당들의 분노는 표현할 수 없는 정도로 깊고 광활했습니다.
당신이 홀연히 귀거래사를 외치며 봉하산 마을에 작은 집을 짓고 낙동강을 살리는 생태단체에 가입하고 민주주의2.0웹을 운영하며 100만 명 이상의 국민들과 소통하는 장면은 참 위험하고 위태로웠습니다. 엠미시 뉴스데스크와 케이비에스 아홉시 뉴스에서 봉하마을 보도가 나갈수록 두려움을 느끼는 자들은 늘어갔습니다. 이 장면을 본 우리는 당신에게 정치적 박해가 시작될 것을 감지했습니다. 당신이 떠난 한국정치에는 가치담론이 사라지고 다시 걸리버 여행기의 릴리푸트 왕국 난쟁이들의 권력다툼으로 치달았습니다.
명색 민주주의 나라 한국 사회 속 어딘가에는 인권을 말하고 청렴을 말하고 도덕과 정치를 결합하려고 하고 경제에다 정의를
가미하려고 하고 설교에서 공평과 정의를 말하면 사정없이 영육간의 테러를 가하는 짐승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짐승들의 집단출몰지는 북악산 서초동과 여의도 일대로서 특히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 사는 자들의 양심불모지 사막지역이 그들이 자주 출현하는 곳입니다. 다니엘서 7-11장과 요한계시록 13장에 등장하는 그 짐승들은 큰 입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가공할만한 뿔을 가진 영물스런 괴수들입니다. 당신은 그 짐승들의 뿔에 치였고 그 입에 뜯겨 죽었습니다. 자살했다고 알려진 당신은 실상 바보같이 타살당했습니다. 항상 책과 같이 다니던 당신이 글을 읽지도 못하고 쓰지는 못하는 그 상황을 이미 생의 임계점을 넘어 음부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그들이 당신에게 내민 죽음의 잔을 감수하기로 작정했습니다.
당신을 뿔로 쳐박고 입으로 물어뜯은 짐승들은 무리지어 서식합니다. 악은 항상 집단과 군중의 열기, 고도의 위계질서(명령하달-명령수행)로 나타납니다. 악은 조직과 집단의 안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기사명을 다하려고 합니다. 악은 홀로 산유화처럼 고독하게 다니지 않습니다. 악은 홀로 남겨진 채 자기성찰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악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을 해칠 만큼 강한 자기확신이요 자기정당화이며 거짓이며, 말과 행동의 무한한 괴리입니다. 악의 실행자인 짐승은 하나님의 추상어린 심판의 철퇴를 한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하나님 나라의 대의를 저버린 값싸고 거짓된 은혜지상주의자들에 의해 면죄부를 받은, 바로 짐승입니다. 요즘에는 이 악이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 요소요소에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짐승들은 태초부터 암약하던 악마의 한국대리점 경영권을 따낸 자들입니다. 그 짐승들은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악이지만 대한민국의 특수역사에서 형성된 악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마아크가 찍혀 있습니다. 대한민국 양심화인자들의 반양심속에, 반염치, 반이성 속에 군락지를 형성한 그 짐승들은 그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조선말기에는 지주들로서 양민들의 피땀어린 노역을 강요했던 부자들로서, 일제시대때 친일과 부일의 회색지대에서 재산을 늘린 다음, 해방공간과 한국전쟁과 냉전시기 내내 자본주의의 대로를 질주해 오늘처럼 거대한 짐승들이 되었습니다. 한번도 좌절하지 않고 불의와 훼절의 대로를 일주해 왔습니다. 그들은 강하고 유능하며 하나님과도 아주 가깝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법을 싫어하고 배운 자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거부합니다. 그들은 돈, 권력, 쾌락, 고급 문화, 그리고 구원의 확신까지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길은 필경 사망의 길입니다. 현세에서 그는 시대의 중심인물로 권력의 한복판에서 세상의 군왕노릇을 할지언정 그들의 길은 필시 야웨 하나님의 거룩한 감찰 아래 쇄패하는 인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회개하고 싶어도 회개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사는 한 가지 일은 망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시는 길은 지금 심판을 베풀어주셔서 겸비케 되고, 가난한 자들의 친구로, 진토 아래로 내려오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자녀들을 60-70년대 이미 미국 등으로 유학을 보낸자들이며, 일제시대에 쌓은 부와 한국 전쟁과 월남전쟁으로 축적한 부를 70년대부터 불어닥친 새마을운동, 8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강남개발, 그리고 그 이후 계속되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유린하는 부동산 투기에 투자하여 난공불락의 부를 축재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중세봉건 영주의 자율성을 갖고 법망을 피하며 탈세와 불법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들은 큰 입, 소위 말해 재벌소유의 중앙일간지들을 입으로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건재하며 정사와 권세, 보좌와 주관이라고 불리는 천상적인 권세를 누립니다. 이들은 서민대통령을 무서워하고, 대기업에게 정치자금도 안받고 특혜도 안주겠다는 대통령을 무서워합니다. 물론 바보 노무현 당신은 당신이 주창한 정치적 지향을 거의 관철시키지 못한 채 5년 내내 이 대한민국에 사는 네버-다잉(never-dying), 다이하드(die-hard)적 악당들과 사투를 벌였습니다. 당신은 패배하고 황급히 북악산 산자락 아래 효자동 산 1번지를 떠나 넓은 김해평야의 초입으로 은퇴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그 때부터 우리가 보기에는 아주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우리는 당신에게 자중자애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급하고 결단성이 강하여 바로 행동에 돌입하더군요. 당신은 실상 은퇴하지 않고 계속 무엇인가 의미깊은 정치발전, 환경운동, 2.0다자간 소통과 참여를 기치로 하는 인터넷폴리스 정치를 하려고 했습니다. 아마도 정치권력이 주는 아우라가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당신이 농투성이 핫바지를 입고 봉하마을에서 국수를 먹고 잔치를 벌이는 그 순간이 악의 세력에게는 비상갑호경계령이 내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땅의 정사와 권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다자간토론이요 소통과 참여의 풀뿌리 민주주의인데 당신은 북악산 아래서 못다한 그 일을 봉하에서 하려고 한 것입니다. 당신이 바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은 기득권 포기에 익숙한 사람이기에 돈, 권력의 유혹과 위협은 통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다루기가 힘든 사람입니다. 당신이 인터넷에서 글을 한 자 올리면 바로 어떤 정치가들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인물로 부활하고, 당신이 밀짚벙거지 모자를 쓰고 봉하마을 마늘밭에서 땀흘리는 모습은 바보같은(?) 순박(?)한 국민들에게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당신과 함께 사진을 찍은 청소년들은 이 사진을 "노간지"라고 부르며 웹상에 올립니다. 당신은 북악산 아래서 은퇴하고 웹상에서 부활하고 봉하마을에 흙먼지 이는 농심에서 다시 일어서 버린 것입니다. 허접한 농민복 차림으로 아주 오래된 시골 점방 앞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걸터앉은 전임대통령의 모습은 참으로 기이하고 신기한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찢긴 민심의 파편들, 못쓰겠다고 버린 쇠붙이들을 다시 참여와 소통의 용광로로 끌여들여 하나의 정치적 힘을 제련해낼 수 있는 거대한 쇠붙이이였습니다. 그 거대한 쇠붙이의 강력한 자력은 바로 도덕성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 20년 된 친구에게 9억여원을 받아 자녀들을 도와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죄로 입증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도덕성의 아이콘으로 거대한 자력을 행사하는 자신에게 그런 일이 그렇게 폭로되어 당신을 믿고 따르던 사람들의 가슴에 배신과 상처를 안겨주는 그 사태에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분노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죄값을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윤동주같은 극단순수지향의 성서로움을 요구했습니다. 성직자도 아니 면서도! 성직자들도 잘 가지 않는 극단의 순수추구를 한 것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기를 위해 살다가 당신의 기준에 따르면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자 당신은 도덕적 파렴치범들, 양심화인자들에 의해 시궁창에 던져지는 길보다는 하늘의 별이 되기 한 점 꽃잎으로 떨어지기로 결단했습니다. 너무 성자인체 한 것입니다. 약간의 도덕성을 내걸고 당신이 거둔 칭찬과 지지가 너무 컸던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스스로에게 너무 진지한 지도자의식을 강요해 버렸습니다.
당신은 너무 거룩하려고 했고
당신은 너무 잘난체 하려고 했고
당신은 정치가이면서도 성자이기를 바랐습니다.
당신은 서서이 함몰되기보다는 홀연히 유성처럼 상승하려고 했습니다.
당신은 강렬한 슬픔과 아련한 향수가 묻어나는 지상에 기억을 남긴 채 하늘의 별이 되려고 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영리하고 영악하며 현실타산적입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처럼 죽어서
감히 소화할 수 없는 복합감정을 자아냅니다. 슬픔, 분노, 애통, 아쉬움이 뒤섞인 감정의 파랑에
이 땅의 시민들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말했듯이, 더 이상 도덕성과 청렴의 아이콘이 될 수 없을지언정 여생이 짐이 될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을 따르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정치가의 입에서 이런 염치있는 말, 양심을 울리는 이런 자기성찰의 말이 나올 수 있지요? 우리는 성직자들이나 언론인, 지식인들이나 기타 정치가들의 변절과 변신을 참으로 자주 목격합니다. 80년대의 김지하나 요즘 황석영을 보면 문학인의 심지라는 것도 참으로 취약하기 이를데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끝까지 그 서민적인 청초함을 유지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이 당신을 죽게 만든 뿌리원인입니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당신 이념과 가치, 도덕의 극한을 실천하고자 책임지고자 스스로 순교한(?) 것입니다. 누구도 당신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극단순수지향이 당신을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당신은 당신에게 죽음을 강요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런데 유감스럽게 이 땅에 사는 어떤 자들도 당신을 단죄할만한 청렴성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북악산 그 사람은 처음부터 도덕적 슬럼지대 출신입니다. 전과 14범이라고 알려진 그 인물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하나님이 보내신 인물입니다. 우리의 경제지상주의적 몰윤리적 잔혹을 정화하시려고 그 가시나무같은 지도자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당신이 살아온 길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사람입니다. 그 북악산 아래 권력자의 충견이 되기로 작정한 듯 임00은 도덕성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입니다. 새 정부는 그를 경질하겠다고 여러번 언론에 흘린 뒤 완벽하게 길들여 그를 한 마리 하이에나 정치검찰로 완전히 복원시켰습니다. 북악산 아래 사는 그 사람은 당신이 임명한 검찰총장로 하여금 마침내 당신의 정치적 목숨을 끊는데, 이제 마지막으로 물리적 목숨을 끊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그는 당신을 정치적으로 매장시키려고 했지 당신을 실제로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을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풀어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검찰은 지상 증발하고 말았는지 정치검찰로 돌변했습니다. 사람들은 북악산 그 자와 서초동 사이에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임00, 너는 이제 내 손에 있어. 네가 봉하로 내려간 그 자에게 어떻게 하는지가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거야. 비비케, 용산참사, 나와 관련된 것처럼 자꾸 신문에 나는 천신일 등등은 아예 잊어버려. 인권 좋지. 그러나 지금이 어느 땐까. 봉하마을 그 친구는 쉽게 죽을 것 같지 않네. 이제 그대가 할 일이 분명해 졌지......'
이런 가상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진 후에 당신이 그토록 자신의 권위와 대통령의 존엄을 희생시켜가면서 구축하려고 한 검찰독립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당신과의 토론에 뛰어들던 그 초롱초롱한 검사들은 하이에나가 되고 충견이 되어 권력자의 시녀로 전락했습니다. 대검찰청은 당신의 정치적 목숨을 끊으려고 아주 더럽고 추악한 짐승의 입을 가진 재벌나팔수를 동원하여 가십거리로 안되는 뉴스를 대서특필하며 6개월을 끌었습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너무 멋진 대통령이 되려고 했습니다.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려고 국정원과 검찰과 국세청 소위 모든 권력기관들을 대통령답게 통제하거나 어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유케 된 그 검찰이 전임대통령인 당신을 정치적으로 죽이려고 했습니다. 검찰과 짐승들의 입노릇하는 언론 빙자 거대한 재벌들과 회개치 않는 친일파들과 부일파들의 재산권마저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보호하려고 하는 악의 세력들이 모두 한편이 되어 당신에게 재기불능의 상처를 입히려고 파상공격을 했습니다. 당신은 그 파상공격을 응전하기 위하여 단기필마로 뛰어들었습니다. 허공중에 뛰어든 것이 아닙니다. 이 땅의 주인이었지만 한번도 주인대접 받지 못한 황토색 민심의 바다 위에, 역사의 심연위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신의 생물학적 존재는 한 줌의 재가 되었으나 당신은 강렬한 국화꽃이 되어 민심의 진토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노린 것입니다. 당신은 대통령답게 죽은 것입니다. 이렇게 자발적인 오열을 불러일으키고 역사속에 서서히 망각되는 자연사보다는 섬광을 발산하며 죽는 별이 되기로 한 것입니다.
우리는 현역 대통령 시절에 그렇게 죽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당신이 권력자였기에 잃을 것이 너무나 많아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정치를 하였습니다. 5년 내내 당신은 짐승들이 점령한 고지를 하나도 빼앗지 못한 채
북악산 산 1번지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이 추구한 정치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정치라고 보아서 잘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은퇴한 후에 기득권이 없어진 후부터 더 사랑받는 전임대통령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점이 당신의 명을 재촉한 사태의 시작입니다. 당신은 시들지 않는 다년생잡초처럼 재기하며 민심의 중심에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민주당에서 싫어했고 한나랑도 싫어한 공공의 적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9억여원의 선물을 받았다고 곤욕을 치를 때 아무도 당신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이 땅의 정치가들에게도 당신은 성가신 존재, 따돌림을 자초한 인물이었습니다.
황홀한 5월은 아직 일주일이나 더 남았습니다. 남은 1주일은 당신을 국민의 가슴 속에 국민장과 함께 떠나갈 것입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당신의 죄라고 알려진 그 죄는 아직 죄가 될지 안될지 모릅니다. 아마도 죄가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상적인 우정과 선의의 선물이라면 죄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검찰은 이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9억원을 받고 그 친구 사업가에게 대가성 특혜를 준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죄를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형법보다 더 추상같은 법이 당신을 단죄했다면 그것은 당신의 성격비극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탄스러운 비극이 아니라 우리의 무딘 양심을 경각시키는 비극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도덕성 상실이 당신의 지지자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짐을 남겼다고 생각한 점이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이렇게 까지 자기 말과 생각에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는 반성할 것입니다. 당신이 당신에게 가한 무서운 성찰과 엄정한 채찍질을 묵상하겠습니다. 당신을 벼랑안으로 밀어뜨린 짐승들이 바로 당신을 조문하는 이 땅의 장삼이사들안에 살고 있고 바로 우리 안에도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역주의, 엘리트주의, 중산층야망, 부동산투기를 통한 축재열망, 명문대학벌주의로 부귀영화를 누리려는 우리 안에 살고 있는 각박한 짐승들에게 구축당한 것입니다. 우리 중 아무도 당신을 미워한 친일파적 기회주의, 부동산부자가 되고 싶은 열망, 진리를 호도하고 이익을 누리려는 거짓에서 자유로운 자가 없습니다. 이것이 이 나라의 무서운 현실입니다.
끝으로 당신 옆에 당신의 죄(?)책감을 나누고 상담해 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말로 "자살"로 마감한 당신의 속깊은 울음과 좌절, 탄식과 슬픔을 받아주시길, 용서해주시길 빕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한국정치의 맥락안에서 감찰해 주시길 빕니다. 그가 다 이루지 못하고 남긴 유산, 즉 정치와 도덕의 결합, 참여와 소통의 민주주의, 권력분산, 검찰과 국세청과 경찰, 국정원의 정치적 엄정중립, 지방자치강화, 지방분권화, 지역주의 청산, 언론빙자 민심왜곡 재벌 개혁, 환경과 생태복원이 살아남은 시민들의 남은 과업이 되기를 간절히 빕니다.
고노무현 대통령님, 하나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안타깝게 책망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애로우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혼을 받아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당신은 죄인이었으나 살아남은 우리 더 큰 죄인들에게 생과 사의 엄숙한 책임감을 화두로 던진 채 ㅌ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습니다. 부디 하나님께서는 자살했느냐고 다그치기보다는 고단한 정치가의 책임지려는 그 결단을 불쌍히 여겨주시길 빕니다.
2009년 5월 25일 새벽에 한 형제자매님의 메일을 받고
김회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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