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학년 현진이는 겨울방학을 맞아 한 달 동안 중국 상해에 체험학습을 다녀오느라 휴직계를 냈습니다.
한 달 동안 상해에만 있다보니 동방명주, 와이탄, 예원 등 유명한 곳들도 몇 번 씩이나 가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저는 상해에도 문묘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아서 거기서도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종묘를 떠올리면서 찍은 문묘 사진이 몇 장 있어서 올려봅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들도 여쭤보고요 ㅎㅎ)
김봉열 선생님께서 태극 문양 말씀하셨던 게 떠올랐습니다.
이 아이들(이 분들?)도 '서수'라고 부르면 맞는 건가요?
그리고 서수도 유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가요?
사실 저는 서수 생긴 거나 문양을 보면 도저히 유교가 떠오르질 않아서요.
오히려 저 두번째랑 서번째에서 아래 서수(?)를 받치고 있는 작은 형상들을 보면서
저는 불교나 도교가 떠올랐거든요.
대성전 앞입니다.
이것도 '답도'라고 할 수 있는 거 맞죠? 그리고 그 위는 월대고요.
공자님도 임금님이잖아요.
그리고 팻말 뒤에 공자님 동상이 있는데 가려서 안 보입니다.
대성전 안에 공자님이 계셨습니다.
닫집 속에 들어가 앉아계시다고 하면 맞는 표현인가요?
저는 우리나라 절에서는 신발 벗고 법당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절을 할 때는 보통 방석을 깔고 그 위에 완전히 엎드리는 모양으로 하잖아요.
근데 상해랑 항주에서는 어느 사원, 어느 사당을 가든 다 저렇게 되어 있었어요.
신발 신고 들어가서 저렇게 생긴 납작한 의자 같은 자리 위에
무릎 꿇고 앉아서 허리만 깊이 숙여 절을 하더라고요.
물론 절 하는 마음은 어딜 가나 같은 것 같지만요. ^^
생각해보니...
공장님 상도 의자에 앉아 계시고
그 앞에 위패도 또 의자에 앉아 계신 것 아닌가요?
그럼 의자가 앞뒤로 두 개가 있는 건가요?
그리고 위패가 곧 공자님 아닌가요?
공자님 상도 당연히 공자님이고요.
그럼 똑같은 공자님 두 분이 의자 두 개에 앞뒤로 앉아 계신 건가요?
아님 위패는 앞에 두고 위패 뒤로 잠깐 외출 나오신 건가요?
...2학년 현진이의 멘탈이 붕괴됩니다.
공자님 위패입니다.
신주랑 위패는 이제 뭐가 다른지 알겠는데,
신주의 신자랑 위패의 위자를 따서 신위라고 해놓으니 또 뭐가 어떻게 다른 건지...
2학년 현진이는 언제적 수업시간에 잔 것을 방학 때 이렇게 걸렸습니다.
존경각입니다.
강남지방에서는 처마 끝이 저렇게 높이 올라갈수록 높은 권위를 상징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저것보다 더 높이 올라간 처마를 상상했는데, 좀 실망했어요.
문묘니까요, 1층 처마 끝이 2층 처마까지 닿은 모습을 상상했거든요.
건축학적으로 처마 끝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는 건가요?
사람이 아무리 높이 탑을 쌓아도 하늘님께 닿을 순 없고,
아무리 높은 권위를 자랑한대도 내려다보면 고만고만 할 거라는,
뭐 그런 이야기들을 떠올려봅니다.
괴성각(魁星閣)입니다.
정전에서 보이는 보령 빌딩이 생각나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래도 그럴싸해 보이게 찍어보려고 했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괴성각 지붕 위에는 잡상이 왜 저렇게 많이 있는 건가요?
급기야 온 처마에 하나씩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요!
근데 저것들도 잡상이라고 하는 건 맞는 건가요?
대성전 앞에서는 고서시장이 크게 열렸습니다. 말 그대로 고서 한마당.
문묘 홈피를 가보니 매주 일요일마다 고서시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주자가례부터 서양고전누드미술까지 있네, 뭐 살 거 없을까, 누구 드릴 거 없을까,
종묘 선생님들을 떠올리며 한참을 들다보다가 생각해보니 저는 까막눈입니다.
어디선가 도해, 도설 같은 걸 본듯한데, 다시 찾아보려니 찾을 수가 없습니다.
명륜당입니다.
밖에서 보면 양쪽에 지붕이 낮은 협실이 따로 또 같이 붙어있는듯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냥 말 그대로 뻥 뚫린 강당입니다.
명륜당 앞에 있는 예기입니다. 아마 청동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큰 건 준이나 뢰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건 잘 모르겠어요.
저 한자도 과반수는 모르겠고요.
그래도 저런 짐승 얼굴 모양 문양은 낯이 익습니다.
저건 사람들이 처음 청동기로 예기를 만들 때부터 단골로 써먹어 온 스테디셀러 문양입니다.
어떻게 보면 무서운데,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한 것 같아요.
참, 상해박물관에 가시면 1층의 한 전시실에서만 저런 청동기 수백점을 하루종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륜당 앞뜰에 있던 꽃입니다.
색깔도 생김새도 너무 예뻐서 찍어봤습니다.
이 추운 한겨울에도 어떻게 피었는지...했더니
상해는 이 추운 한겨울에도 평균 영상입니다. ^^
진짜 마지막으로...
2학년 현진이의 방학생활 체험학습 인증샷입니다.
춘절 당일 와이탄에서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찍은 거예요.
평소엔 평일 낮에 가면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혼자 여유롭게 걸어다니기에도 좋았는데,
춘절 당일 가보고서 그제야 '인산인해'가 무슨 뜻인지 알게되었습니다.
이 날 근처 전철역은 금요일 퇴근시간 신도림역보다 딱 3배 정도 혼잡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꼭 3학년 현진이가 되어서 복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첫댓글 고생많이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울 것입니다. 종묘지킴이는 분명하네요. 돌아오면 보고 느낀것 설명하도록 하세요. 파이팅
네 선생님. 다음번에 돌아가 복직 겸 보고 드리겠습니다!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운 듯합니다. 좋은 경험했군요.
급하게 가느라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가서, 준비를 제대로 해갔으면 더 많이 배우고 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그 때는 제대로 준비해가서 더 많이 배우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