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싶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들판은 누런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오늘은 배추와 무우에 물을 주고
무우는 쏙아 주었다
약을 치지 않아 배추잎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먼저심은 배추는 잎이 떡하니 벌어져 있다
서둘러 약을 쳤다
사과는 탄저병이 와서 여기저기
검은 반점에 속이 썩어 들어가는 것들이
많아 서둘러 더 병들기 전에 따왔다
아직 제대로 익지도 않았지만
그간의 노력을 생각해서 더 못먹게 되지 않을때
먹으려고....
벼는 제법 누렇게 익어가고
논에 물도 더이상 대지 않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논두렁을 예초기로 밀었다
올해는 고추와 사과는 탄저병으로 실패작이고
콩과 야콘, 고구마, 땅콩, 옥수수 정도는
대체로 무난한 농사가 된것 같다
농사를 짓다보면 한해 잘되는 작물이 있고 안되는 작물이 있다
작년에 잘 되었다 해도 올해는 안될 수도 있고
농사는 키우는 이가 최선을 다하지만
그래도 결정적이 수확량은 하늘이 결정해준다
그래도 하늘은 자연은 공평한 것 같다
못된 것이 았으면 다른 건 그런대로 잘되게 해주니 말이다
농사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이 농사를 지어보면 체감한다
농사를 지어보면 인생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고
땀을 흘려보면 뭔가 느끼는 것이 많다
힘든 여름이 있으면 가을엔 수확의 기쁨과 시원함을 주고
또 겨울부터 봄까지는 자연이 쉬도록 해주니 말이다
농사를 지어보면 정말 세상에 거져 얻는 것이 없다는 걸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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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은 9월말이나 10월초에
고구마와 야콘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따야 한다
팥은 고투리가 맺힌 것도 있고
아직까지 꽃을 피우는 것도 있다
내년에는 옥수수는 별로 먹을 사람도 없고 해서
밭가에나 조금 심고 밭고랑으로는 심지 않아야 겠다
내년에 메주콩, 검은콩, 팥, 참깨, 고구마, 강남콩, 들깨, 상추, 열무
김장배추와 무우, 위주로 하고 야콘, 옥수수, 등은 아주 조금만
맛이나 볼 요량으로 심어야 겠다
호두나무, 감나무, 자두나무, 복숭아, 뽕나무가
너무 크고 밀식되어 있다
주위의 햇볕을 많이 가리니 다름 작물이 지장을
많이 주게 된다
내년초에는 뽕나무, 자두나무, 호두나무는 일부 베어내고
적절한 가지치기를 하거나 해서 적절한 수목 조정을 해야 겠다
사과와 대추나무 위주의 소규모 미니 과수원으로 말이다
고추 1고랑의 병든 고추를 뽑아버리고
앞집 할머니가 주시는 잔파를 심었다
김장때는 뽑아서 쓸수 있으려나...
10월 중순이나 말에는 벼의 수확을 하게 될 것 같다
벼농사를 지어보면 볼수록 경제성이 없다
해마다 한마지기 논가는 비용이나 콤바인 비용이 올라간다
거의 경제성이 없는 일이다
오늘은 작년에 수확한 벼40킬로 3포대를 정미기로 짛어 왔다
이제는 작년에 생산한 벼가 모두 소비되었다
햇쌀이 나오기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을것 같다
내년에는 아무래도 논 농사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기북에서 저녁 6시에 출발하여 집에 오니 8시다
다음은 2주 후 10월 3일경에나 가볼 요량이다
첫댓글 절기를 확실하게 꿰고 계시네요
훌륭하십니다.
배울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려.. ㅎㅎㅎ
저는 비상근무하느라고 어제는 밤샘
오늘은 오후 출근 하여 지금(18, 토 22:33)까지...
잠시 짬나서 카페확인하러 들렀습니다.
안그래도 신고리쪽 백색경보로 바쁘시겠다
했습니다. 수고 많으시겠습니다
감서! 고생하셨습니다. 하고 싶어도 할 줄 몰라서, 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해 주지 않으니 바라다 볼 뿐이네요.
"농자 천하지 대본" 오랜만에 듣는 소리지만 그걸 매일 느끼고 살아가는 감서가 부럽습니다.
그래서 천도의 가르침 대로 밥 한공기를 앞에 놓고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려고 노력합니다.
찌들린 우리네 일상을 탈피하고 빠져들 다른 잡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모르겠습니다.
작황에 개의치 않는 모습, 풍년이 아니더라도 거기에 만족해 하는 감서에게 배움니다. 삶의 지혜를....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새로운 날을 또 맞이합시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보람찬 하루를 ......
아직 땡볕인데 농사에 고생 많습다...ㅎ 올해도 배추 한포기 얻을 수 있으려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