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박소장님.
전력이 화려했나 보다.
나이드신 김기사님과 같은 아파트 관리소에서 근무를 했다고 하는데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재미있는데 술을 드시고(많이 취했겠지요?) 관리사무소 문을 잠금 후 세대방송을 30분 가량 했다고 한다.
그 방송내용은 그냥 흘러간 노래 30분....주민들 항의하고 관리실 문 두드리고....하하하
그리고 약간 착각을 했는데, 나이드신 김기사님이 먼저 온 것이 아니라 박소장 부임 후 추천으로 왔다.
관리소가 안정되니 일할 분위기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정말 입사후 일다운 일을 한 처음이다.
기관실부터 각 동까지 나있는 공동구(비트) 점검이었다.
그때는 정말 하기 싫었다.
생각해 보시라.....
먼지와 거미줄...그리고 흐덥지근한 열기와 냄새....그리고 좁은 통로를 돌아 다녀 보시라.
그런데, 시설관리를 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사항이다. 꼭~~~
기관실 책임자가 도면을 볼 수 있어도 도면과 실제 배관이 같은지 확인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각 배관의 밸브가 정상작동을 하는지도 확인을 해야 한다.
개별난방을 하는 아파트는 냉수(수도관)라인과 소방라인만 점검하면 되겠지만,
중앙난방이나, 지역난방은 냉수, 온수, 난방라인은 물론 소방라인까지 다 점검하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배관마다 보온테이프의 색상이 달라서 쉽게 구분할 수도 있겠지만,
오래된 아파트나 보수공사를 한 곳은 그나마 색상으로 구분을 하기 힘든다.
물론 날림으로 한 곳도....
재미있는 것은 냉수나 소방은 공급라인만 있지만, 온수와 난방은 환수라인도 있으니 더 골치가 아퍼진다.
내가 있던 곳은 그나마 약간 다른 테이프로 구분을 한 것 같은데, 시간이 흘러 그 색이 그 색같아
구분하기 힘들어 각종 밸브와 세대입상관의 위치로 구분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 게으르고 무시무시한 아자씨의 실력은 아주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시설관리 기관파트부문에서 지금까지 그 아자씨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본 적은 없다.
하긴....이젠 아자씨가 아닌 형이되었는데, 직책으로 부른 적이 거이 없었으니 참 친한 사이가 됐다.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ㅎㅎㅎㅎ
기관실 업무를 좀 분류해 보자면, 중앙난방과 지역난방, 그리고 개별난방이 있다.
그 중 개별난방은 각 세대에 개별 보일러가 설치되어 온수와 세대난방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세대까지 냉수라인만 공급하면 됨으로 배관시설이 아주 간단하다.
간단하니 고장날 확률이 적고, 일도 적어진다.
더우기 온수/난방 온도, 요금가지고 주민들과 싸울 이유가 없으므로 더욱 좋다.
세대는 세대대로 자기가 원하는 만큼 쓰고 지불하니 불만도 없다.
지역난방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 옆에 지역난방공사(각각 공사와 사기업 두 형태가 있음)에서
열매(뜨거운 물-그 속에 첨가물이 있음, 먹지 못함)를 보내고, 그 열매를 이용하여 열교환기에서
난방수와 온수를 데워 각 세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각 세대에 난방계량기와 온수 계량기를 통해 사용량을 각가 부과하는 방식이지만,
계절에 따라(밖의 온도에 따라) 난방시간이 정해져 세대마다 느끼는 불편이 각가 다르다.
뜨거운 물이나 뜨거운 난방을 원한다면 해줄 수 있지만, 그러자면 기본 부과요금이 높아져 말썽이 십상이므로
각 아파트 사정에 맞게 공급 온도를 알맞게 정하는 것이 분란의 소지를 없애는 중요한 포인트다.
중앙난방, 말그대로 아파트 자체적으로 보일러를 가동하여 난방와 온수를 보급하는 형태이다.
근무인원과 비용이 가장 많이 든는 단점이 있어, 현재는 지역난방과 개별난방...특히 개별난방으로 가는 추세이다.
난방요금은 총사용량 /평으로 나누어 평형에 따로 일괄 부과하는 요금체계이므로 세대에 따라 손해를 보는 집도
생기고 절약을 한다고 요금이 줄어들지도 않아 낭비가 가장 심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온수는 보일러에서 냉수를 데워 공급한다.
근무하는 입장에서 보면, 중앙난방은 보일러 작동을 하는 것이 주임무인데,
계절에 따라 1~3회 운전을 하다보니 심할때는 새벽(2~5시 중에서)에 일어나 운저나고 다시 자는 곳도
있으므로 힘이 들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인원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 소장, 동대표들의 간섭을
많이 받지 않는다. 그래도 힘들긴 힘들다. ^^;
지역난방은 보일러를 직접 가동하지 않으니 냄새나 소음, 기름 등에서 벗어나 있어 깨끗하게 근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숙련을 요하는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점이 있어 기량차가 들쑥날쑥하다.
그러므로 몇 가지만 제대로 익힌다면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뭘 고려하지요? ^^)
개별난방은 냉수(수도)라인과 소방라인만 관리하면 되므로 현재 기관실과 전기실을 통합시켜
기전직원을 뽑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전기 다루지 못하면 시설관리 일을 해먹기 어렵게 되었다. 젠장~~~
그런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나쁜 놈들 같으니.....
이런........이바구가 아니라 설명만 늘어 놓았네.....
하여간 라인 점검하면 꼭 해야 할 것은 각 라인에 대한 표식을 붙이는 작업이다.
프린트+코팅을 한 후 각 라인에 대하여 군데군데 배관표식작업을 하는 일은 정말 지겹고 하기 싫지만,
한 번 해놓으면 두고두고 편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다.
심지어 기관실 직원 전원이 사표를 쓴다고 하더라도 크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기관실 근무경력이 가진 한 사람만 있다면 근방 적응해서 운영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든다면, 보일러 운전이나 지역난방 열교환기 운전은 경력자라면 할 수 있지만,
옥상물탱크가 넘친다든지, 배관라인 터졌다면, 어디에 있는 밸브를 잠궈 비상조치를 취할 것인가?
물탱크 청소, 고가수조 청소, 밸브교체를 할 때 최적의 위치에 있는 밸브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그래서 미리미리....또 후임자들을 위해....공사업체 인부들을 위해서라도 작업을 해야 한다.
배관라인의 종류와 위치(예를 들면 1동 1라인 난방 공급관, 1동 소방라인 등등)를 적어 놔야 한다.
또한 밸브는 종류와 역활을 명시하되 다음 사항을 유의해서 해야한다.
1. 수도공사와 지하저수지의 차단밸브 위치와 조작법(거기에 계량기도 있음)
2. 난방공사에서 라인 차단 밸브의 위치와 작동법(공구가 좀 틀리다)
3. 보일러 또는 열교환기 이후 각동으로 나가는 배관의 차단밸브위치
4. 각동 초입(공동구 말단부근-비트)에 있는 각 밸브의 역활 및 조작법
5. 고가수조 유입 및 출구에 부착된 각 밸브 위치와 조작법
6. 각 동 입상관의 난방, 온수, 냉수, 소방라인의 차단밸브 위치와 조작법
--- 입상관의 경우 각 층에 따라, 배관 종류에 따라 차단밸브의 위치와 수량이 다른 경우가 많다 ---
7. 각 동 입상관의 난방, 온수, 냉수, 소방라인의 드레인 벨브의 위치와 조작법 등등....
하여간 무시무시한 아자씨(실제 그렇지도 않았지만....ㅎㅎㅎㅎ)랑 같이 돌아다니면서 위의 방법을
절대 한 것은 없었다. 다만, 위치와 배관종류를 알아 두었을 뿐이다.
내가 기관실 배관과 산업배관을 했던 경력이 있어 쉽게 이해를 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가 소장이 되어 발령을 받으면 위 사항은 꼭 하리라 생각, 또 생각했던 일이었다.
---------------------- 오늘은 여기까지..................................................................
혹 이 글을 읽은 소장님들, 기관실 과장님들.....
아파트에 가서 바로 실시하라고 하지 마세요.
아마 생뚱맞은 표정으로 '어~~저게 미칫나? 왜 그러노?' 하는 표정을 보게 될겁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기관실 직원이 새로 입사했을 때 각 라인 점검과 설명을 시키면서 부착하라고 하세요.
이왕 부착하는 것, 차단밸브의 위치와 배관종류를 먼저 시키시고, 여유가 있다면 공동구쪽으로 나아가세요.
한 3~4개월 여유잡고서 요번주에 어느 동 지하.........다음 주는 또 다른 동 지하....그 다음 주는 요기 옥상고가수조 등...
여유롭게 조금씩 하세요. 가랑비에 속옷 젖듯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