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하나가 되는 의식
북미 원주민의 일상은 영적 측면에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종교는 그들의 삶 곳곳에 녹아 있으며, 자연과 공동체를 하나로 이어주었습니다. 북미 원주민들에게 대지는 살아 있는 존재이자 신성한 장소였습니다. 또한 생명이 있건 없건 세상 모든 존재에게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신화와 의례 과정을 부족마다 발전시켜 왔습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그들의 공동체와 전통들이 자라났던 땅의 생태적 특징이 반영된 의례와 신화, 예술 작품을 발전시켜왔습니다. 비인간 존재에 대해서 북미 원주민들은 자연에는 행위 주체성과 의도를 지닌 존재가 가득하다는 관념을 비인간 존재들을 ‘사람’으로 묘사한 다양한 노래와 이야기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리고 비인간 존재들과 적절히 공존하고 공생하는 생활 방식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인간의 영역과 자연의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있다고 믿습니다. 예를 들어 오글라라 라코타족은 만물이 ‘와칸’ 곧 결합되어 있는 우주의 ‘성스러운 고리’를 이야기 합니다. 이들이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말인 미타쿠예 오야신은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라는 뜻으로 인간을 인간이 아닌 자연 존재들과 연결하는 친족 관계라 생각하는 이들의 사상을 보여줍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인간뿐 아니라 다양한 비인간 행위자가 존재하며 힘을 발휘하는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존재들과 좋은 관게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곧 존중하는 태도가 요청되는데, 이러한 상호 존중 태도를 바탕으로 세상의 다른 존재들과 호혜적 관계를 맺는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히 받고, 받은 것에 감사하며, 그 대가로 선물을 베푼 동물이나 식물 종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기후 위기의 문제를 인식한 많은 사람들은 북미 원주민들이 자연과 맺어온 호혜적 관계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길을 모색하려 합니다.
까마귀 모습을 한 탈
까마귀 모습을 한 의식용 탈입니다. 긴 부리와 위로 솟은 콧구멍, 삼나무 껍질로 만든 술 장식이 특징입니다. 이 까마귀는 콰콰케와크족 신화에 등장하는 식인 거인 ‘바크바크왈라눗시웨이’를 위해 인간 먹이를 찾아오는 ‘그왁그왁왈라눅시웨이’라는 까마귀입니다. 콰콰케와크족은 의식을 여름과 겨울 두 시기로 나누어 치르며, 이런 탈을 쓰고 관련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은 그 존재로 변하고, 씨족의 집은 세상 끝에 사는 식인 거인의 집으로 바뀌게 된다고 믿었습니다.
‘구리 방패 깨트리기 의식’에 사용된 기둥
콰콰케와크족은 캐나다 태평양 연안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입니다. 이들은 수세기 동안 ‘코퍼’라고 불리는 구리방패를 깨트리는 의식을 치러왔습니다. 이 기둥은 구리방패를 부수기 위한 모루로 쓰였습니다. 이 기둥은 태펴양 북서부 해역에 서식하는 넙치를 닮은 바다괴물인 냄지옐라가우를 상징합니다. 냄지옐라가유는 큰 혼란과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두려움에 존재이자 바다와 바다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소감
인디언 글읽기 시간에 책으로만 접하던 내용을 직접 전시로 보니까 훨씬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멋진 전시였습니다. 전시에 관한 책자를 보고 조사하면서 특히 전문가의 글이 인상깊었다. 전문가의 글에서 북미 원주민들의 일상이 영적 측면에서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은 그만큼 이들이 이들의 종교를 생활에서도 성실히 실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들의 종교는
자연과의 적절한 공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세상 모든 존재들이 하나로 연결되어있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서로 존중을 바탕으로 대합니다. 필요한 것을 적절히 취하되, 받은 것에 감사해하고, 그 대가로 선물을 베푼 동물이나 식물 종이 번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은 이들이 생태계에 균형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랫 동안 받아온 위협 속에서도 서구 문명을 받아 들이되 이들의 전통을 잃지 않은 것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생하려는 노력, 그러면서도 자연을 지키려는 그들의 강인한 의지가 있어서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그들의 정신은 환경이 파괴되고, 기후 위기에 처한 지금, 반드시 우리가 배워야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수고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