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법전.바퀴의 기원 고대문명...
기원전 2,200~500년, 도시 한가운데 흙벽돌로 세운 피라미드형 신전탑 '지구라트.' 맨꼭대기에 신방을 차려놓고, 통치자와 여사제가 해다마 성(性)혼례를 치뤘다고 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지금의 이라크) 지역서 발견된 이 같은 지구라트는 수십개에 달한다. 보통 기단이 가로, 세로 40m(최고 104m), 높이 또한 기단과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구약 성경에서 언급한 '바벨탑'이 바로 지구라트를 두고 한 얘기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작은 지구라트 모형(3x3x1m)을 전시장 앞에 내세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전>이 열린다.
19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 2층 전시실. 인류 4대 문명 중에서 가장 오래된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유물 720여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예술과 과학, 그리고 문자의 기원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1만 4,000년전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기원전 600여년까지의 유물을 선보이는 전시회. 특히 기원 33~31세기께 이 곳에 정착해 문자와 숫자, 법전, 바퀴달린 운송수단 등을 처음 사용했던 수메르 사회에 초점을 맞췄다.
도량형의 표준화와 경제적 약자보호를 명시한 인류 최초의 법전(수메르 법전, 기원전 21세기)을 공포한 우르 남무의 기념석비, 그로부터 250년 후에 등장한 함무라비 대왕의 신전 및 운하 건설의 치적을 기록한 기원 1770년경 흙벽돌도 만날 수 있다.
수메르인들이 양과 땅을 매매할 때 주고 받았던 점토판과 인장은 뛰어난 조각기술뿐 아니라 사유재산과 국제 무역의 존재를 알려준다.
기원 18세기 점토판에는 증인과 공증인의 이름을 기록했고 인장도 찍혀 있으며 계약 불이행때의 조항도 첨부했다. 60여개에 이르는 점토판 중에는 경제 문서 외에 행정문서 판결문도 담겨 있다.
이밖에 아름다운 돌항아리, 제기용 황소, 금칠한 황소부적, 금귀걸이, 목걸이, 점토못 등 BC 35~15세기의 제기와 조각, 생활 용품 등이 전시된다 .
전시를 주관한 ㈜스페이스2000측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인류의 정신적 요람이자 인간의 위대한 창조의 힘을 보여준다"면서 "암사자 얼굴의 제기용 그릇 등 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전한다.
출품작은 스위스 제네바 HM컬렉션의 소장품 수만점가운데 선정했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02)587_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