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쓴‘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의 내용은 한 마디로 ‘부지런히 살자’는 메시지가 전부인데, 의학적인 고려는 하지 않고 직수입해서 새벽부터 뛰는 삶을 부추기고 있다.
인간은 수면형태에 따라서 종달새형과 올빼미형으로 나뉜다. 종달새형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고 올빼미형은 그 반대인 사람이다.
즉 수면리듬에 따라서 종달새인 아침형과 올빼미인 저녁형으로 분류된다.
수면리듬의 결정은 뇌에 있는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때문인데, 빛이 없는 밤에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을 자게 하고 수면의 깊이를 조절한다.
대개 새벽 3시에 최고조에 이르고, 최고점이 이 보다 늦어지면 저녁형, 빨라지면 아침형이다.
체온도 수면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대개 체온은 새벽 5시에 가장 낮고, 최저점이 이보다 이르면 ‘아침형 인간’, 늦으면 ‘저녁형 인간’이다.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는 말에 끌려 무리하게 수면리듬을 바꾸면 건강을 해치고 오히려 일의 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자신의 기상시간보다 2시간 이상 조기 기상하면 피로감, 집중력 저하, 두통, 졸림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가 있다.
아침형 인간의 저자는 후천적 노력에 의해 4시간만 자고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최근 하버드 의대 수면의학 연구진 발표에 의하면, 미국 여성 7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시간 자는 사람은 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 사망률이 45%나 높고 9시간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도 38%나 높게 나와 7∼8시간의 수면이 건강에는 최고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신체리듬을 잘 파악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성공의 지름길인데 매스컴에서는 무분별하게 어느 한면만을 부각시켜 사람들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요즘 일고 있는 웰빙 붐이다. 웰빙 식품, 웰빙 스포츠, 웰빙 아파트, 웰빙 보험, 심지어 웰빙 생활 풍수 등 온통 웰빙 상품으로 사회전체를 도배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웰빙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이 일부 상업주의와 눈이 맞아서 마치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과대광고하고 있다.
‘웰빙족은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몸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 사람이다’는 정의가 있듯이 단순히 ‘잘먹고 잘살자’는 식의 삶의 방식이 아니다.
원래 웰빙이란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 나오는 건강에 대한 정의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데,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더 나아가서는 영적으로 웰빙상태(well being state)가 바로 건강이라는 개념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안녕한 상태’쯤 될 터인데, 건강한 상태라는 것은 육체는 물론 정신과 사회, 그리고 영혼까지를 포함하여 평화롭고 질서가 잡혀 있으면 그게 바로 양호한 건강상태라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개념으로 삶을 바라보면, 건강한 삶, 즐기는 삶, 가치 있는 삶,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기 때문에 스스로 만족하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웰빙열풍은 그저 바쁘게만 내달리는 현대인들의 삶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데 진정한 의미가 있고, 일부 과소비나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잘못된 삶의 추구가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성공을 위하여 더 열심히, 더 부지런히 살아보자는 아침형 인간과 이제 보다 여유를 가지고 삶의 질을 따지면서 살자는 웰빙열풍은 오늘날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삶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어 이에 대한 허와 실을 가려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