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응복산 구간 : 가을날의 활짝 열린 풍경을 조망하며
구룡령-약수산-마늘봉-응복산-만월봉
20211017
3개월 전인 7월 4일 구룡령에서 갈전곡봉 방향으로 백두대간 능선을 북진했다. 무성한 참나무숲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온몸으로 여름 가랑비를 맞아들였다. 다시 구룡령에 왔다. 이번에는 약수산 방향으로 남진한다. 그때의 산행과 지금을 대비해 본다. 7월의 구룡령과 10월의 구룡령, 무성한 참나무들의 여름숲과 단풍과 퇴락의 가을숲, 여름비 내리는 풍경과 가을 햇살 투명한 풍경, 안개구름의 숲길만을 걸어간 산행과 투명한 풍경을 조망하며 걸어가는 열린 마음의 탁 트인 산행, 각각의 산행은 그 묘미가 다르며 그 묘미를 즐기면 된다.
구룡령에 오면 언제나 이곳에 처음에 왔던 추억에 잠긴다. 구룡령 처음의 추억은 설악산 전망이다. 처음의 그때 날씨가 쾌청하여 구룡령에서 설악산 능선을 조망하는 크나큰 행복을 누렸다. 그 추억은 언제나 구룡령과 함께 가슴 벅차게 솟아오른다. 20년 가까운 세월의 강물을 순식간에 거슬러 올랐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에서 구룡령 생태터널 아래를 통과하여 양양군 서면 갈천리 방향으로 넘어가 그 자리로 갔다. 추억의 그때에 미치지 못하지만 구룡령에서 조망하는 설악의 서북능선 풍경에 가슴 뜨거워진다. 저 풍경을 바라보는 길손은 자꾸만 낡아가는데 저 능선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장쾌하구나. 자연은 의구하되 인간은 낡아서 사라지는 게 운명이다. 그 운명을 따라가지만 현재는 행복에 겹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 약수산 등산로 입구로 되돌아와 산행을 준비하였다. 갑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겨울 차림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장갑을 끼고, 방풍옷을 입고 백두대간 구룡령 표석 앞을 통과하여 급경사 산비탈을 오른다. 구룡령에서 0.6km 지점 1018m 산봉까지가 힘겹다. 이곳까지 이르면 응복산 전위봉 오르는 어려움이 남아 있을 뿐 산행의 큰 어려움은 없다.
구룡령-응복산-만월봉 백두대간 남진 산행은 약수산에서 동쪽으로 빙 에둘러 응복산에 이른다. 응복산에서 지척의 만월봉에 오른 뒤 응복산 계곡으로 내려가는 산행이다. 백두대간 이어가기 산행은 약 8km의 짧은 거리지만, 하산 거리는 7.3km에 이른다. 이번 산행에서 가슴을 뜨겁게 하는 조망은 곳곳에서 이루어졌지만 아래 세 조망이 가장 멋졌다.
1.장쾌한 설악산 능선의 조망
2.점봉산-갈전곡봉-구룡령으로 용틀임하는 백두대간 능선의 조망
3.만월봉-두로봉-노인봉-황병산-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의 조망
가을 하늘이 청명하고 날씨가 비교적 쾌청하여 이곳 저곳을 조망하느라 산행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방태산의 주억봉 능선, 오대산의 비로봉 능선, 강릉 경포호 일대 풍경, 발왕산과 멀리 갈전곡봉 조망도 일품이었다. 만월봉을 오르는 도중의 주목 군락지의 모습은 예전처럼 싱싱하였고, 만월봉에서 넉넉한 품의 응복산과 동해 바다의 조망하며 하산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응복산 계곡으로 내려서서 계곡을 따라가면 속새와 산죽 군락지를 만난다. 특히 이곳은 속새의 군락지가 명품이다. 버들피리 같은 줄기를 가지고 잎이 없는 초소형 대나무 같은 속새의 푸르름은 계곡의 물소리와 감각의 혼합을 이루어 탈속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계곡에서 통마람길로 올라섰다. 고적한 통마람길, 가끔씩 차량이 오가지만 한적하다. 가을날 오후의 햇빛은 눈부시고 아직 다 물들지 못한 푸른 나뭇잎들과 이미 붉노랗게 물든 단풍들이 햇빛에 반짝인다. 이 풍경 속으로 고적한 산객이 홀로 걸어간다. 그와 동행이 되었다. 함께 걸어가는 길, 우리들의 모습이 풍경을 이루고, 우리들의 소리도 물소리와 함께 흘러간다. 통마람골천의 옥빛 물은 옥구슬 구르는 소리를 내며 흐르다가 골 깊고 폭 좁은 곳에서는 콸콸 굉음을 내며 물보라로 부서진다. 우리들의 소리는 멈추고 끊어진다. 잠시 멈춰서서 이 풍경의 아름다움을 순간으로 즐긴다. 가을날 오후의 시간은 한적하게 그리고 여유있게 흘러간다.
10월의 가을날 풍경- 구룡령의 아침 풍경, 응복산의 한낮 풍경, 통마람길의 오후 풍경- 속으로 길손 인생의 가을 풍경이 흘러간다. 삶의 종말이 찾아오는 어느 순간에도 이 순간의 행복은 보석보다 더 빛나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솟아오르리. 순간은 언제나 꽃봉오리처럼 소중한 것임을.
구룡령 생태터널 아래를 통과하여 양양 방향으로 가서 설악산 조망
오른쪽 대청봉, 가운데 뾰족한 귀때기청봉. 귀때기청봉 앞 둥근 산봉은 점봉산, 맨 왼쪽 산봉은 가리산과 주걱봉
구룡령 생태터널을 통과하여 약수산 등산로 입구로 이동
구룡령 도로표지판에는 해발 1013m라고 적혀 있는데, 산림청의 구룡령 표석 뒷면에 해발 1031m라고 잘못 적혀 있다.
구룡령에서 600m 지점으로 여기까지 올라오면 약수산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
중앙 오른쪽의 대청봉에서 중앙 왼쪽의 뾰족한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과 대청봉에서 오른쪽으로 화채능선
대청봉-화채봉-집선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은 화채봉 뒤쪽, 화채봉에서 오른쪽 양양군 둔전면으로 이어지는 송암산능선
중앙에 솟은 가리산, 그 뒤 오른쪽이 안산, 중앙 오른쪽 뾰족한 산봉이 귀때기청봉, 오른쪽이 대청봉, 귀때기청봉 앞 왼쪽 둥그스름한 산봉이 점봉산. 점봉산에서 백두대간은 조침령과 갈전곡봉으로 이어지는데 중앙 위쪽에서 용틀임하며 왼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백두대간이다. 대청봉-귀때기청봉-안산으로 이어지는 설악 서북능선이 장쾌하다. 아래 도로는 56번 국도 구룡령로, 그 아래 양양군 서면 갈천오토캠핑장
중앙에 뾰족한 산봉은 방태산 주억봉. 주억봉 앞 산줄기 중앙 오른쪽 갈전곡봉에서 백두대간은 남북으로 이어진다.
트랭글에서는 이 산봉을 아미봉이라 지칭하고 있다. 이정목에는 구룡령 3.32km, 응복산 3.39km라고 표시되어 있다.
1280봉 오른쪽 뒤의 귀때기청봉, 중앙 오른쪽에 솟은 대청봉, 그 오른쪽의 화채봉 등 설악 서북능선과 화채능선
이정목에는 약수산 2.6km, 구룡령 3.98km, 응복산 2.73km라고 적혀 있다.
바로 앞에 1126.6m 마늘봉, 뒤 왼쪽이 1359.6m 응복산, 그 오른쪽이 1281m 산봉, 이 산봉 왼쪽 움푹 들어간 곳에 명개리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이정목에는 약수산 3.4km, 구룡령 4.78km, 응복산 1.93km라고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이정목에는 응복산 1.59km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이곳에서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그 뒤 급경사로 이어진다.
이정목에 구룡령 6.02km, 응복산 0.69km 거리 표시
왼쪽 중앙에 마늘봉이, 그 위쪽에 1261봉과 그 뒤 1280봉이, 맨 뒤에 설악산 능선이 조망된다. 왼쪽 뒤에 가장 높은 산봉은 가리봉과 삼형제봉, 그 뒤 오른쪽에 설악산 서북능선의 끝 안산이 보인다. 귀때기청봉은 중앙에 뾰족하게 송아 있고, 끝청과 중청 그리고 대청이 중앙 오른쪽에 다정하다. 대청봉 오른쪽 화채능선과 화채봉도 친구처럼 정겹다. 화채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리벋는 송암산 능선은 올해 추석 전에 다녀와서 더욱 반갑다.
오른쪽 응복산에서 미천골로 내리벋는 능선이 부드럽다. 맨 왼쪽 설악의 송암산 능선이 희부연한 양양 바다로 내려간다.
멀리 맨 끝 뾰족한 산봉이 방태산 주억봉, 그 앞 오른쪽이 약수산, 백두대간은 약수산에서 오른쪽으로 1281봉과 1261봉을 빙 둘러서 안부로 내려앉았다가 살짝 앞 마늘봉(?)으로 오른 뒤 마늘봉에서 앞쪽으로 잠시 내려왔다가 다시 서쪽으로 에둘러 가파른 비탈길 1281봉을 거쳐 응복산으로 이어지는 듯.
왼쪽 아래 강릉 경포호 일대, 중앙에서 오른쪽 황병산, 그 오른쪽 뒤 희미한 선자령, 그 오른쪽 희미한 발왕산. 맨 오른쪽 산봉은 오대산 두로봉, 앞 중앙 오른쪽은 만월봉.
바로 앞 둥두렷한 산봉은 만월봉, 그 뒤 오른쪽 황병산, 그 오른쪽 뒤 희미한 선자령, 그 오른쪽 맨 뒤 희미한 골폭산, 중앙에 솟은 두로봉과 그 오른쪽 오대산 비로봉 능선이 장쾌하다.
앞 중앙에 만월봉, 그 오른쪽 뒤 두로봉과 오대산 비로봉 능선, 중앙의 황병산, 그 오른쪽 맨뒤에 희미한 선자령
이곳에서 만월봉에 올라갔다가 되돌아와 통마름 방향으로 하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