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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강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정선읍내
은둔의 고을 정선땅 중에서도 가장 골이깊고 가장 후미진곳에서 세상과 등을 돌린체
돌아앉아 있던 구절리 마을과 작별을 고하고 구비구비 구절양장길 송천 골짜기를 따라
다시 여량으로 나왔을때는 어느덧 해는 중천에 걸려 있었다
그길로 곧장 아우라지 강줄기를 따라 20여분 정도 달려 왔더니 조양강 자락에 둘러쌓인
정선읍내가 그 옛날 유배의 고을답게 비밀스런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 정선땅은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들어오는 길목의 대부분이 비포장 자갈길이 많았었고
영동고속도로가 생기기전에는 기차가 아니면 함부로 들어올수조차 없는, 세상에서 완전히
고립된 고을이었었다
지금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를 지나 하진부 인터체인지에서 꺽어져 들어와 포장이 잘된
백리의 협곡 길을 따라 약 1시간정도 달려가면 조양강변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정선읍을
쉽게 만날수 있다
![]() 정선읍내를 가로 지르는 조양강
이 곳은 정선시장 강변 주차장인데 저기 보이는 다리의 왼편에서 장이 서고 있다. 상인들이나 장
을 보러온 사람들의 자동차는 다리 주변에 거의 다 주차를 시키고 조금 멀리 떨어진 이곳엔 주차
되어 있는 차량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곳에 주차를 시키고 조양강변을 따라 장터까지 슬슬 걸어
서 구경 간다면 좀더 여유롭고 한적한 여행이 될수 있을 것이다
![]() 정선읍내를 가로 지르는 조양강
정선읍은 이곳 조양강 다리를 사이로 두고 동서로 나뉘어져 있으며 5일장이 서는 곳은
저기 보이는 정선역전 시가지 부근에서 이 다리를 건너와야 한다
그리고 자동차는 이곳 강변 주차장에 세워놓는데 주차장은 상당히 넓은 편이지만
5일 장이 서는 날은 차들이 많이 몰려들어 주차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 정선 장날
정선장날은 끝자리가 2 . 7일 열리는데 이날은 2월 22일 열린 장날이였다
본격적으로 장이 시작되는 시간은 오전 10쯤이고, 장꾼들이 좌판을 펴고 장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려면 9시쯤 나와야 한다. 정선 5일장 관광열차까지 정기적으로 운행할정도면 장의
규모도 꽤 클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것처럼 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않다
물건도사고 모두 돌아보는데 체 1시간정도 밖에 안 걸리지만 수수부께미와 콧등치기국수와
탁배기라도 한 잔 거나하게 퍼 마시고 나올려면 그 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수도 있다
![]() 정선 장날
이곳은 할매들이 산에서 직접 뜯어온 산채를 파는 노점상들인데 산에서 직접 뜯어 말린 고사리며
참나물. 곰취, 곤드레나물이들이 아직 겨울이 채 끝나지도 않은 계절에도 많이 나와 있었다
곤드레나물은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초지만 특히 서늘하고 습도가 높은 정선,
영월 지역에 많이 난다고 하는데 그 생긴 모양새가 꼭 취 나물하고 비슷해서
둘을 한데 모아놓으면 어느것이 취나물인지 곤드레나물인지 제대로 구분이 잘 안 갈때도 있다
![]() 정선 장날
이곳은 정선시장의 뒷편에 있는 양곡상회와 방앗간인데 아까 그 시장통보다는 좀 한산한 편이다.
양곡상회하고 방앗간은 외지인들보다는 지역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없소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까 싶다
![]() 정선장날
그 곳에서 조금 올라오다 보면 시장 입구의 끝 부분이 나오는데 저 안쪽으로 좀 들어가면
수수부께미, 곤드레 나물밥, 올챙묵국수, 콧등치기국수등을 파는 식당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날 나도 바로 요 앞에 있는 포장집에서 수수부께미 2개 감자전 1개를 먹었었는데
모두 합쳐 2천원이었다. 수수 부께미 1개 500원, 감자전 1개 1,000원 해서 모두 합쳐 2천원이다
수수부께미 하나에 천원씩이였는데 천원어치만 달라고 하니까 내가 배가 고프게 생겨보였는지
덤으로 하나를 더 주어 버렸다. 그리고 콧등치기 국수도 한 그릇 더 먹으려 했었으나
이미 배는 빵빵하게 불러오고 있기에 더이상 먹지 못했다
기왕이면 탁배기도 한 사발 거나하게 퍼 마시고 가고 싶었으나 그날은 영월시장까지 가야
했었기 때문에 아주 자알먹고 간다는 말과 함께 다음에 또 오겠노란 허튼 인사만 남겨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또 여기 저기 기웃 기웃 거리며 돌아 다녔는데 먹거리 중에서는 그래도
수수부께미하고 곤드레나물밥하고 올챙묵 국수, 콧등치기국수가 단연, 가장 많이 눈에 뜨인다
![]() 콧등치기 국수
정선에서 가장 이름난 먹거리가 무엇이냐 하면 메밀칼국수.일명 " 콧등치기 국수" 라고도 한다
콧등치기란 옛날 떼꾼들이 장국에 말아 먹었다는 손가락 굵기만한 국수를 말한다
콧등치기 국수는 멸치를 우린물에 우거지와 호박 등을 넣고 된장을 푸는데 여기까지는 그냥
된장국이나 다름없다. 이 국물에 굵게 썬 메밀로 만든 칼국수를 넣고 끓이면 면발이 넓고
투박해서 스프링처럼 탄력이 붙는데, 국물속에 엉켜있던 면발을 꺼내 후루루룩 ~ 하면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콧등을 팍팍 ~ 때린다
그래서 콧등치기 국수라는 악명높은 이름이 붙었다 한다
약간 과장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먹다보면 콧짠뎅이를 하두 얻어 맞아가지고
다 먹고 나면 콧짠뎅이가 벌겋게 부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 곤드레 나물밥
요즈음은 콧등치기 국수나 곤드레 나물밥을 먹으러 청량리에서 관광열차를 타고
일부러 이곳 정선까지 오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뜨인다
곤드레 나물밥은 가뭄이 들때마다 목구멍에 풀칠 하기도 힘들었던 보리고개 시절, 이곳 사람들
이 일용할 양식으로 삼았다는 음식이다. 사시사철 척박한 땅에서도 힘 안들이고 쑥쑥 잘 자라는
곤드레 야생초를 캐서 삶아먹고, 볶아먹고, 무쳐먹고, 끓여먹고, 지져먹고, 비벼먹고 했었던
음식이었던 것이다
애써 농사를 지어도 밀 한포대, 수수 한 자루, 보리 두말 얻기 힘든 보리고개 시절에
이 곳 화전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생계를 지탱해주는 고마운 비상 식량이었으리...
![]() 정선 장날
이곳은 정선장의 가장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중앙통 시장 골목이다
메밀국수 노점상, 콧등치기 국수 노점상, 부침게나 수수부께미 노점상, 옥수수 막걸리 노점상
등을 비롯하여 옷장수, 신발장수, 생선장수, 개장수, 염생이장수, 닭장수, 고무줄 장수, 좀약장수,
쥐약장수, 이약장수, 머리핀장수, 등등 벼라별 장수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다
![]() 정선 5일장 장터풍경
![]() 정선 장날
그리고 정선장날 빼놓을수 없는것은 약초와 나물들이다
장터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띠는것이 약초와 나물들이고
그중에서도 정선을 대표하는 약재는 역시 황기다
황기는 여름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고 시내버스만 타도 다리가 후들 ~ 후들 ~ 떨리며
또 오줌이 세갈래, 네갈래로 찔금 찔금 나오는 사람들에게 특효가 있다는 약재이다
앗 ! 이것은 비암 장수 이야긴디...
하여간 황기도 그런쪽에는 특효가 있다고 한다
![]() 정선 5일장 장터풍경
![]() 정선장날 골통품 난전
또 다시 시장 이곳 저곳을 기웃 기웃 거리다 보니 이번에는 골통품과 대장간을
동시에 차려 놓은 듯한 노점상이 눈에 뜨였다
그 곳에는 대장간에서 두두려 만든 부엌칼과 낫, 도끼, 괭이, 맷돌은 물론 겨울철 방안에 불씨를
담아놓던 화로와 절구, 무쇠가마솥, 풍로 등등... 별의별 요상한 물건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하나하나 만지작 거리다 보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도끼자루 썩는 줄도 모르는데
이것 저것 한참동안 만져보고 그냥 가도 별로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여기에 호롱불, 숯다리미, 풍경, 절굿공이, 화로, 인두,등등... 즐비하게 구비가 되어 있으며
마치 인사동 골목의 어느 골동품 전시장 같은 분위기가 들기도 한다
고즈넉한 정선역 장날하고는 무관한듯 정선역은 고요속에 휩싸인체 숨막히는 적막감만이 감돌고 있었다. 정선읍
은 조양강을 기준으로 동서로 나뉘어 있는데 장이 서는곳은 조양강 다리 서쪽에 있는 시장이다
지금쯤 조양강 다리건너 정선장이 서는곳은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지만
이곳 정선역은 광관객들을 태운 열차가 돌아가면 거의 이렇게 한산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열차를 타고 정선장 구경을 오는 관광객들보다 자가용을 이용해서 오는 관광객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위에 사진에서 보는바와같이 정선역은 주말이나 연휴를 빼놓고는 열차가
하루에 두세번 정도 지나가는 전형적인 강원도 첩첩산중의 간이역이며
그 크기도 어느 시골동네 초등학교의 화장실 크기 밖에 되지 않는다
![]() 정선역 주변의 여인숙들
정선역 바로 앞에는 아직도 70년대 분의기를 물씬 풍기는 스라브 지붕의 여인숙들이나
구멍가게들이 길게 늘어서 있으며 ?는이들의 발길도 거의 없어 스산한 기운마져 감돈다
단, 이곳에서 하고 싶은것이 하나 있다면 정선 5일장에서 수수부께미와 콧등치기 국수에다
탁배기 한 사발 퍼 마시고 저 여인숙에서 한참 자빠져있다 갔으면 을매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 고즈넉한 정선역 주변의 간이 식당들
이곳은 정선역 바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구멍가게와 식당들인데 이곳에서 우연히 옛친구라도
하나 마주친다면 걸쭉한 탁배기라도 한잔 마시고 가고 싶은 풍경이다
![]() 고요한 정선역앞 거리풍경
정선역 앞으로 길게 나 있는 정선 시가지 모습인데 이 곳도 정선 5일장하고는 거의 무관한듯
시가지 전체가 고요한 정적속에 잠겨 있었다
이곳 시가지 골목골목마다 돌아다니다 보면 메밀국수와 콧등치기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눈에
많이 띠는데 동네 골목길 일반 가정집 비슷한 곳에서도 메밀국수등을 팔고 있는 집들을 종종
볼 수가 있다
![]() 고요한 정선역 주변의 거리풍경
이 곳은 정선시내 뒷편인데 쭈욱 들어가보면 시가지 집집마다 손바닥 만한 마루가 있고
할머니들이 아무때나 방문을 활짝열어 놓은체 마루에 걸터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볼수가 있다
그냥 길을 가다가도 방안 살림살이들이 한눈에 다 들여다 보이는데 숫가락은 몇개, 젓가락 몇개
또 밥상은 몇개, 소쿠리, 사진, 액자는 몇개나 되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그리고 옷장이나
밥상, 차단스 등등은 요즘 가구점에서는 전혀 ?아볼수 없는 골통품들이 대부분이다
그 할머니들이 첩첩산중 정선땅으로 시집올때 친정집 부모들이 해 주신 물건들 같았는데
친정집 부모들이 생각날때면 매일같이 어루만져 보고 닦아보고 하는 가구들이였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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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물밖으로 뛰어오른 망둥이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나먹통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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