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일 제
일지 춘심은 자규야 알랴만은
다정도 병 인양 하여 잠 못이러 하노라
라고 봄 밤의 정서를 노래한 이조년도 이런 마음일까?
간 밤 퇴근길에 문득 바라본 문수동 성당의 하늘..
시퍼런 초승달은 칼날되어 영혼을 베이고 귀기스럽게 하얀 소복을 입은 여인은
큰 목아지를 허공에서 떨군다.
떨어진 목아지 주어 향기를 맡으니 역한 내음이 난다.
그리고 섬뜻하고 추한 느김마져 든다.
필경 오후 출근길에 본 그 목련은 고고한 왕비처럼 화사했었고 햇살에 반사된 자태는
차마 눈 부셔 감히 쳐다봄도 불허하는 성스럽기 조차 했었는데..
어쩜 우리네 삶도 목련과 같진 않을까?
허공에 걸려 있을때는 화려함과 오만함으로 자아 세상을 굴림하다 추락할때는
한 없는 나락으로 추락해 마침내 구두발에 뭉개지고야 마는...
담배를 사러 슈퍼길로 향했다.
은비늘 출렁이듯 쏟아지는 햇살의 파도..
그 파도가 퍼득이는 화단엔 노란 개나리와 진달래가 소담스럽게 피어 난만하다.
수려하진 않아도 다른 봄 꽃과 다투지는 않아도 꽃 망울 망울마다 햇빛 받으며
멀지 만은 않은 봄 날 의 여정을 마치면 작음 죽검들이 흔적조차 없이 지고 다시 작은 파란 잎새에
숨어 다시 새 봄엔 난만으로 세상을 수 놓을 소박하고 이쁜 녀석들..
난 그런 나무를 심어야겠다.
음융하게 미소지으며 모종삽을 꺼낸다.
경비아저씨 잠 드는 밤에 무참하게 개나리,진달래 캐내 내 거름으로 죽어버린 동백 화분에 옮겨 심어야지.
아..그런데 정작 아쉽다.
난 지금 화분에 나무 심는 것 보다 매마른 내 영혼에 사랑 심는 것이 더 급한데..
뉘 없수?
내 영혼,내 심장에 단단히 뿌리 내릴 내 사랑의 나무는...
쩝..채팅방 돌려 작업걸다 강퇴 당해도 좋타.
한 낭자만 걸려라,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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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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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래서 한 낭자 ㅂ잡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