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국제은행장 정성재
하나은행 행장실의 책상 위에는 중국어로 된 신문이 가득 쌓여 있다.
1993년 중국에 첫 발을 디딘 후 한일은행 상해 분점 지점장,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 후 하나은행 상해 지점장을 거치면서 정성재 행장은 상해 , 포동, 심천의 발전 과정을 체감한 장본인이다.
중국이 사회주의 개혁체제를 부분적으로 파기하면서 경제 시장의 개방을 역설 할 당시 이를 지켜보는 수많은 한국인들은 과연 중국의 개혁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중국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시기였다.
이 당시 정성재 행장은 중국의 상해에 머물면서 중국이 말하는 연해개방 발전사를 한눈에 지켜보면서 중국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중국어 전공으로 능숙한 중국어와 함께 30년 세월을 은행에 종사하면서 익힌 노하우와 중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희망으로 다시 청도국제은행장으로 청도를 찾은 정성재 행장, 그에게 청도국제은행과 하나은행, 중국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청도국제은행은 어떤 은행인가.
청도 국제공항을 빠져 나오다 보면 즐비하게 서있는 광고판이 보인다. 그 중 첫번째 광고판에는 “靑島國際銀行” 이란 큰 글씨와 함께 한국어로‘하나은행’이란 이름과 한국에서 낯익은 하나은행 로고가 눈에 뜨인다.
청도국제은행은 1996년 6월 영업을 시작한 중국내 유일한 한,중합작은행이다. 출범시 한국의 제일은행과 중국의 공상은행이 “50:50”으로 시작하였고, 지난 해 10월말 하나은행이 제일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후, 단독증자를 통해 현재의 지분율은 ‘하나은행:공상은행 = 72.31:27.69’로 바뀌었다.
청도국제은행은 금년 하반기에 청도시 성양구에 지행(출장소)을 설립함과 아울러 인민폐 업무인가도 받고 내년엔 연태 혹은 위해지역에 분행(지점)도 개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대형 우량은행’으로 발돋움
하나은행은 1971년 7월 민간에 의해 자발적으로 설립된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발하여 1991년 은행으로 전환하였고, ‘98년 충청은행 P&A, ‘99년 보람은행 및 ‘02년 서울은행과 합병한 후 현재 한국내 자산규모 3위의 대형은행으로 성장하여 왔다.
2003년말 현재 자산규모 90여억원에 임직원 1만여명 그리고 6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고, 당기순이익 3,500여억원을 시현하여 회사설립 후 32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는 세계100대 은행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당기순이익이 8,500억 내외로 추정된다. 또한 하나은행은 우량한 자산건전성이 국내은행 수위를 유지하는 은행으로 유명하다. 현재 부실여신비율이 1.27% 내외이다.
중국공상은행과의 공조체계 구축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청도국제은행을 인수하면서 공상은행과의 Joint Venture Agreement(합자계약)을 맺은 후 금년 4월 28일 청도 샹그릴라 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조인식을 가졌다. 이 조인식에는 공상은행의 강건청 은행장과 하나은행의 김승유 은행장 및 양행 관계자가 참석하여 양행의 업무협조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약속하였다.
주요 협약내용에는 * 신용장 통지업무, 신용공여 등 기업금융 업무, * 인민폐 자금 차입 협력 등 국제금융 업무, * 신용카드 현지통화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 업무, * 당일입금 송금 서비스 등 송금 업무, * 전자금융 업무 등이며, 직원 상호 교류 및 공동 마케팅에 대해서도 향후 협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하나은행 거래 기업이 중국 진출시 공상은행을 통해 투자지역 및 합작파트너 정보 등을 얻을 수 있으며, 하나은행 발행 외화지급보증서 등을 담보로 공상은행에서 우대금리로 인민폐 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개인고객 경우 하나은행 신용카드로 공상은행을 통해 인민폐 현금서비스를 우대환율로 제공 받을 수 있게 되며, 해외 송금시에는 공상은행을 통해 당일 입금이 가능해진다.
하나은행은 왜 청도에 진출하였는가.
하나은행은 중국의 세계경제에서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고,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국과의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대 중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994년엔 홍콩에, 2000년에는 상해에 지점을 개점하였고, 2003년 청도국제은행의 인수 그리고 금년 8월경에는 심양지역에도 지점을 오픈하여 “ 심양-청도-상해-홍콩 “을 잇는 중국 동부지역 네트워크를 확보하였다.
특히 청도를 포함한 산동성 지역은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이 수교전후부터 이미 활발하였고, 진출기업의 수나 교민의 수가 중국내 1위 지역인데다, 향후 한국과의 교역량 증대에 따른 금융수요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한국계 기업의 진출이 하나은행이 강점인 중견기업 이상으로 확대되는 지역이라는 점 및 지역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산동성 지역이 하나은행이 추구하는 현지화전략의 여건이 양호한 점 등 동 지역은 하나은행 중국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하나은행과 공상은행의 협조체제를 통한 청도국제은행의 현지화
청도국제은행은 하나은행 인수 당시 총자산 45백만불 내외의 작은 은행을 산동성 제1의 국제적으로 우량한 현지 상업은행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2004년 자산을 3억불 내외로 증대하고 부실여신비율도 1%이하로 유지함은 물론 인민폐업무 등 업무영역을 확장하여 명실공히 대 한국기업 및 한국인을 대상으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성양 및 연태지역에도 네트워크를 확대하여 산동성 주요 지역을 청도국제은행의 영업망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본금을 10억 인민폐로 증가시켜 외자기업 뿐아니라 현지 기업 및 우량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현지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측 공상은행 및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현지 금융기관과의 제휴나 자본참여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이는 현지화 전략에서 합작파트너쉽을 유지하는 것이 초기 진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대 중국정부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현지은행화에 필수적이라는 데 따른 판단이다. 이는 현재의 청도국제은행의 공상은행 지분율(23.69%) 유지의 목적이기도 하다.
청도국제은행이 제공할 금융서비스
현재 청도국제은행은 인민폐업무를 제외한 예금, 송금, 수출입 및 대출업무 등 일반적인 현지금융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인이라면 통장개설, 환전, 송금 및 개인대출업무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특히 송금업무는 중국계은행에 비해 소요시간이 빠르다. 당일 중으로도 한국에서 송금된 금액을 인출할 수도 있다. 수수료도 하나은행과 바로 자금이체를 하기 때문에 건당 15불이상 타 금융기관대비 저렴하다. 또한 외화수표도 발행할 수 있어 자녀 학자금 등도 간편하게 지불할 수가 있다. 개인대출에 있어서도 하나은행에 예금이 있는 경우 20만불이내에서, 거류증을 소지한 개인은 청도국제은행에서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기업의 경우에는 대 개인업무 이외에 수출입금융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 신용장의 개설/매입, 추심 등 타 금융기관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용분석으로 요구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는 한국에서 금융거래시와 마찬가지로 보면 될 것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이라면 더욱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관련 거래정보가 축적되어 있어 시간 및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최근 중국경제의 흐름에 따른 금융거래상의 변화조짐
2003년 하반기부터 중국경제의 과열논란이 있어왔고, 이에 대해 중국정부의 단계적인 안정화정책이 진행되어 오고 있다. 특히 과열업종으로 구분되는 시멘트, 철강, 건설업종 등은 정부의 정책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계은행으로부터의 현지금융의 차입 및 기한연장시 상환압력, 차입금리의 인상 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들어서는 외자금융기관을 통한 외자기업의 현지금융에서도 제한을 가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외자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차입시 차입한도의 엄격한 운용 및 위엔화 환전한도 설정 등 단기적으로 중국 비즈니스에서의 재무위험은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위엔화절상압력을 피하면서 중국내 방만한 국영기업의 정리 등 중국의 산적한 현안을 원만히(Soft-landing) 해결해야하는 중국정부의 고심의 결과라고 판단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외자기업으로서 당초 계획한 투자 등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각 외자기업의 관계자들로서는 이러한 중국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서 충분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고, 이 과정에서 현지 금융기관과 충분한 상담이 긴요하다고 본다.
회원들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
중국도 과거의 계획경제시스템에서 세계 시장경제에 날로 편입되어 가고 있다. 이는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 있어서 ‘관계(꾸안시)’의 중요성보다 ‘합리성(시장성)’이 더욱 중요시되는 사회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에 적용되는 패러다임으로 현재의 가치기준으로 적용하게 될 경우 수많은 시행착오와 비용 및 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 없이 전해지는 각종 정보를 접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해당 정보는 관계되는 산업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분들과 자주 접하고 직간접적인 교류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오늘과 같은 이런 기회등 앞으로도 여러가지 방면의 정보의 상호교환창구가 늘 열려있기를 기대한다.
기자 위하영 글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