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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암릉 산행
수리봉~황정산 르포
한 마리 솔개되어 암릉 오르며 가을을 만끽한다
단양 수리봉~신선봉~황정산~영인봉 답사, 7시간 소요
월간<산> 기자들은 답사에 나서기 전 지형도를 바라보면서 상상산행부터 한다. 등고선 간격이 넉넉하면 육산이라는 예상에 마음이 편안해지지만, 등고선 간격이 촘촘한 산줄기가 눈에 들어오면 섬뜩해지면서도 가슴 한편으론 설레게 마련이다. 산행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뭔가 특이하고 멋진 산세가 펼쳐지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단양 수리봉(1,019m)~황정산(954.9m) 줄기는 후자였다. 지형도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능선 대부분이 등고선 가닥을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었다. 육산이 아닌 분명 암봉과 바위절벽이 등줄기를 이룬 전형적인 골산이었다.
"꼭 수반 위에 올려놓은 수석 분재 같네요"
"이거 안개가 너무 짙은데, 대개 이런 날은 안개가 걷히면서 기온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비가 하도 자주 오니 이러다 장대비나 맞는 게 아닌지 모르겠는데-."
비, 비, 비.... 올 여름 하루가 멀다 하고 퍼붓는 비에 진저리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농부들에게는 하늘을 원망하게 되는 날씨지만, 좋은 날 좋은 경치를 눈과 카메라에 담아와야 하는 직업을 가진 기자에게는 정말 달갑지 않은 날들이다. 일기예보에 맞춰 취재산행에 나섰다가 비로 얼룩지기 일쑤였다. 그래도 믿을 것은 일기예보밖에 없는지라 주간예보에 따라 9월3일부터 출장을 떠나 보은 속리산과 문경 부봉 산행을 마치고 5일 오후 늦은 시각에 수리볼 기슭으로 찾아들었다.
대강면 사인암리 민박집에서 하룻밤 묵고 이튿날 빗재를 넘어 경북 문경시와 경계를 이룬 방곡리 오목내 마을로 향하는 사이 골짜기를 답답하게 가두어놓았던 안개가 걷히면서 수리봉 서쪽 사면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와~, 이거 만만찮은데, 저 바위벼랑 좀 봐, 와~."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수리봉은 신선경을 연출, 첫 대면부터 우리 모두를 감탄하게 한다. 산사면은 지형도를 통해 가늠한 대로 온통 바위절벽이요 산봉은 모두 바위꽃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바위 곳곳에 노송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어 산수미의 극치를 이룬다. 그러고 보니 하늘로 피어오른 아침안개는 신선들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보다.
오목내 마을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1km쯤 들어서자 인적 느껴지지 않는 윗점 마을 앞에 다다른다. 새벽부터 서둘러 청주에서 출발한 김웅식씨(청주대 OB, 레져토피아 대표) 일행과 합류, 수리봉 남서릉으로 접어들어 10분이나 올랐을까, 눈앞에 수리봉 남서벽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솟구친다. 마치 암벽등반하기 위해 다가서는 기분이 들 정도다.
"꼭 수반 위에 올려놓은 분재 수석 같네요, 분재-."
수리봉은 오랜 세월 공들여 수석에 노송을 가꾸어놓은 분재 같은 모습이고, 산 아래 방곡리 골짜기 일원은 수반에 담긴 물처럼 맑고 잔잔하다. 그러한 풍광에 흠뻑 반한 수리 한 마리가 하늘 위에서 맴돌아 다녔기에 수리봉이란 이름을 얻은 것일까.
"돈 벌러 오셨습니까?"
산길 따라 와이어로프가 설치돼 있는 완경사 바위지대에 이를 즈음 등산인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리들을 추월한다. 오늘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한 월산악회 회원들이었다. 줄지어 오르는 이들은, 우리는 해 지기 전에 끝낼 수 있을까 걱정하며 산행하고 있건만 6시간을 잡는다며 기를 죽인다. 그러면서 청주 여성산악인 유정희씨와 경주매씨가 한가롭게 산길 주변에서 "우와!" 소리를 내며 버섯을 따는 모습에 "등산하러 온 게 아니라 버섯 다라 온 것 같다"고 웃음 섞인 인사를 건네며 휑하니 올라간다.
슬랩지대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20분쯤 오르자 능선 삼거리(수리봉180m, 수학봉 1.3km, 윗점 2km)에 이른다. 동쪽에 솟아 있는 1079.5m봉을 대부분의 개념도에 선미봉이라 표시되고 있건만 안내판에는 '수학봉' 이라 적혀 있다.
'수리봉 해발 1,019m, 촛대봉 4km, 방곡도요 2.1km, 대강면 11km'란 표시가 돼 있는 정상석이 얹혀 있는 수리봉 정상에 올라서자 이미 도착한 월산악회 회원들이 배낭을 풀어 놓고 생수와 과일로 갈증과 허기를 달래고 있다. 한 상 차려놓고 자연을 벗삼아 한낮을 보내기엔 그만인 곳이다. 나무가 적당히 우거진 가운데 발아래 올산(858.2m)이 듬직하게 산자락을 펼치고, 그 뒤로 저수재에서 묘적봉(1,148m)과 도솔봉(1,314.2m)을 거쳐 소백산 연화봉까지 뻗어나간 백두대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다.
점입가경이란 이런 풍광을 두고 이르는 말일 게다. 수리봉 정상을 넘어서자 전혀 상상치 못한 풍광이 펼쳐졌다. 밑에서는 암팡진 바위절벽만 드리운 산이었건만 산등성이에 올라앉자 기암괴봉을 줄지어 놓은 듯한 바위 능선이 기운차게 뻗어있다. '수리봉 용아릉' 이라 일컫는 수리봉~신선봉(985m) 능선과 황정산 줄기가 이어지면서 설악의 암릉 하나를 옮겨 놓은 듯한 기운차면서도 아름다운 산세를 일구고 있다.
뿐인가. 능선 중간께에서 오른쪽(동쪽)으로 가지친 산줄기는 삭화봉(834m)을 치켜세운 뒤 대흥사계곡으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수리봉~황정산 산세를 더욱 키우고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균형미까지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왼쪽 멀리 이 일대 산군의 맹주라 일컬을 수 있는 월악산 영봉(1,094m)이 맹렬한 기세로 솟구쳐 산의 기운을 더욱 북돋아주고 있다. 무릇 바위산은 기암들이 자아내는 불균형의 미와 드센 기운 두 가지만 지니기 마련이거늘 이 산줄기는 달랐다. 후덕한 백두대간 줄기까지 감싸주고 있어 골산과 육산이 어우러져 조화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V자골을 내려서자 암릉 왼쪽으로 이리 뒤틀리고 저리 틀어지면서 기묘한 형상을 자아낸 노송들이 곳곳에 자라는 바위벼랑이 또다시 가슴 섬뜩하게 하다가, 그 아래 방곡도예촌은 고향마을을 바라보는 듯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반면 오른쪽 석화봉 일원은 수많은 곁가지와 골자기를 파놓아 신비감 넘치는 모습이다. 방곡리 일원이 오래 전부터 도예촌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깊고 아름다운 산세 속에 있기 때문이리라.
암봉에 서자 하늘 높이 날아 오른 솔개로 변신
"와~, 멋있다. 용아릉 같은데-."
누가 용아릉이라 말해주지도 않았건만, 아찔한 암릉을 거쳐 신선봉 정상에 올라서면서 뒤돌아서는 순간 일행 중 누군가의 입에서 자연스레 '수리봉 용아릉' 이란 제 이름이 튀어나온다.
"신난다."
"이건 진짜 밭이다, 밭."
방곡리 갈림목(방곡리 1,9km, 수리봉 930m)을 지나면서 이제 산은 포근한 육산으로 산세를 바꾼다. 그러자 청주댁들은 잠시도 눈을 한 곳에 두지 않고 두리번거리다 아예 산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선다. 그리고는 싸리버섯이 눈에 띌 때마다 감탄사를 연신 터뜨린다.
"처녀 작품인데 맛이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석화봉 갈림목을 지나 능선 잘록이에서 취재팀이 꺼내놓은 점심거리는 식빵과 그 안에 햄과 치즈, 양파가 전부였으나 청주댁 두 산악인이 펼쳐놓은 것은 그야말로 자연산이다. 싸리버섯 무침에 싸리버섯 미역국, 산더덕 등등 산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것들이다. 버섯류는 모두 엊그제 속리산 취재산행 중 딴 것들이다. 경주매씨가 "싸리버섯 미역국은 처음 해본 것" 이라 말하자 유정희씨는 "어쨋든 가을산은 못 사는 처갓집 보다 낫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맞장구친다.
점심을 먹고 난 다음 10분쯤 걷고 나자 숲이 걷히면서 황정산 남봉인 950m봉이 전모를 드러낸다. 기묘한 형상의 암봉 수십 개가 서로 얼싸 안으면서 고대한 암괴를 형성하면서 틈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던 황정산 남봉은 턱밑에 다가서자 묘하게도 바위 숲 안에 길을 열어놓고 있었다.
"능이다!"
"무덤 얘기하는 줄 알았잖아-."
유정희씨가 귀한 능이버섯을 발견, 앞서간 김웅식씨에게 "발 밑에 있는 것도 못 보고 가냐?"고 한 마디 하자 옆에 있던 조명희씨는 멋적은 표정을 짓는다.
950m봉에 올라서자 남쪽에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산세다. 거친 바위봉이 아닌 부드러운 육산이다. 뒤돌아서도 바위산들은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고, 숲 무성하고 부드러운 산봉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솔바람이 등줄기를 파고들자 암팡진 바위산을 바라볼 때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마음마저도 편안해진다. 산은 이렇듯 보는 방향에 따라,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것인가 보다.
"저기 장벽처럼 일어선 능선이 저수재에서 묘적봉과 도솔봉을 거쳐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입니다."
황정상 정상 직전 너럭바위에 오르자 우리가 지나온 수리봉~신선봉 능선과 저수재에서 소백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우리를 껴안을 듯 넓게 활개를 펼치고 있다. 우리가 밟고 있는 능선은 저수재 부근에서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선미봉(1,079.5m)과 수리봉으로 뻗다가 황정산 남봉에서 가닥쳐 한 가닥은 도락산(964.4m)을 거쳐 단양천으로 가라앉고, 또 다른 가닥은 황정산 정상을 지나 남조천에서 끝을 맺고 있다.
황정산 정상을 넘어서자 이제는 단양 제천 일원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금수산이 날카롭게 솟구쳐 있다. 그리고 바로 앞에는 또 하나의 암릉이 자연성과 같은 형상으로 뻗어있다. 바위능선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거대한 암벽처럼 느껴지고, 그 아래 깊고 숲 울창한 골짝이 여럿 파여 있어 더욱 포근하게 느껴진다. 암릉 들머리에 외로이 서 있는 노송은 암릉을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다. 얼마나 거센 비바람에 시달렸으면 저렇게 가지를 못 뻗고 가로로 뻗었을까 안쓰럽기까지 하지만, 이 노송 덕분에 황정상 북릉은 조화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리라.
흔들거리는 나무다리를 내려선 다음 거친 암봉 위에 올라서자 이제 한 마리 솔개 되어 하늘을 날며 산세를 음미하는 기분이다. 그러나 낡은 동아줄 잡고 바위를 내려서노라니 하늘로 오르는 선녀를 쫓다 놓쳐 내려서는 나무꾼 신세가 되기도 한다.
다시 산 오르는 기분 드는 하산길
'황정산 520m, 전망대바위 220m, 황정리 3.13km' 갈림목을 지나자 산길은 더욱 험난해진다. 바위틈을 빠져나가고, 암릉을 넘어서자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영인봉 팻말이 보인다. 이제 내리막 바윗길이 가슴 철렁하게 하고, 절벽이 앞을 끊어 놓아 눈앞이 캄캄하게 한다. 그러다 또 다시 동아줄을 잡고 암벽을 올라섰다 내려서자 원통암 갈림목(원통암 1.13km, 황정리 2.52km)에 이른다.
"이만 하면 산세를 볼만큼 봤고, 암릉도 타볼 만큼 탔으니까 하산하죠?"
오늘 저녁 문경 조령산에서 또다른 산꾼들과 산행 모임이 약속돼 있는 김웅식씨가 대답도 듣기 전에 휑하니 사라져 버린다. 지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원통암 길은 능선을 따르다 왼쪽 골자기로 떨어졌다. 물줄기로 다가서는 순간 기암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칠성암이다. 하단 1개, 중단 2개, 그리고 상단에 바위 4개가 얹혀진, 신단양8경 중 하나로 꼽히는 기암이다.
"저거 약간 삐뚤어진 거 같지 않아요, 꼭 오른쪽으로 넘어갈 듯한데..."
이현탁씨의 말을 듣고 보니 상단에 모여 있는 네 개의 바위가 점점 벌어질 듯 위태롭게 느껴진다. 원통암은 보기 드문 조망 명소에 위치해 있다. 도솔봉과 묘적봉이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마치 두 산을 조망하는 듯, 아니 두 산이 폭 감싸안고 있는 형상이다.
이제 원통암 골짜기를 따라 산을 내려선다. 그러나 밑으로 내려설수록 앞산이 자꾸 우리를 부른다. 도솔봉과 묘적봉이 이제 백두대간 큰 줄기로 올라오라 손을 흔든다.
*산행길잡이
백두대간 상의 저수재 부근에서 북으로 가닥친 수리봉~신선봉~영인봉~황정산 능선은 암봉과 암릉 구간이 많아 아기자기한 산행을 맛볼 수 있는 능선이다. 산행도 7시간이면 여유있게 마칠 수 있고, 체력이 뒤지는 사람은 오목내~윗점~수리봉~방곡도예(2시간30분), 황장산 남봉(950m)~빗재길(4시간) 등 짧은 코스로 엮으면 된다.
오목내 마을은 단양팔경 중 하나인 사인암에서 남쪽으로 뻗은 빗재 경유 지방도로를 따라 접근하는 게 수월하다. 충북, 경북 도경계 약 700m 직전 오목내 마을 입구에 수리봉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윗점 마을은 비포장 동쪽 약 1km 지점의 능선자락에 있고, 등산로 입구는 마을 진입 다리 위쪽에 있다.
황정산과 영인봉을 거쳐 황정리로 내려서는 길은 영인봉을 지나 첫번재 암봉을 넘어 안부에서 오른쪽 지능선을 따르다 원통암을 거쳐 내려서는 길, 안부에서 밧줄이 매달린 암릉을 지나 두번째 능선 갈림목에서 오른쪽 북동릉을 따르다 황정교 300여m 남쪽의 도로변 농가로 떨어지는 길 두 가닥이 있다. 시간 차이는 크게 나지 않으나, 노선버스가 다니는 573번 지방도로까지 걸어나가려면 두번째 길을 따르는게 낫다.
수리봉~신선봉 공룡능선과 황정산 북릉 바위 구간은 추락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능선산행인 만큼 가을에 접어들면 급작스런 날씨의 변화로 저체온증에 의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니 보온의류에 신경써야 한다.
*교통
수리봉~황정산 능선은 단양에서 가장 외진 대강면에 위치해 있으나, 버스시각만 잘 맞추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산행할 수 있다. 일단 버스나 열차로 단양까지 접근한 다음 산행기점까지 가는 단양교통을 이용한다.
서울~단양=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일 22회(06:59~18:00) 운행하는 신단양행 직통버스 이용. 2시간30분 소요. 요금 11,000원. 동서울종합터미널 전화 02-446-8000(ARS). 단양시외버스터미널 전화 043-422-2239.
부산~단양=동부종합터미널에서 08:10, 11:50, 14:05 출발하는 직행버스 이용. 6시간 소요. 요금 17,500원. 전화 051-508-9966(ARS).
대구~단양=북부시외버스정류장에서 1일 13회(07:20~18:10) 운행하는 신단양행 직행버스나, 1일 4회(08:41~16:45) 운행하는 구인사행 직행버스 이용. 3시간20분 소요. 요금 10,500원. 전화 053-357-1851~3.
청주~단양=여객터미널에서 06:27부터 16:15까지 2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단양행 버스 이용. 4시간 소요. 요금 11,300원. 전화 043-235-6543.
열차의 경우 청량리역에서 06:50(통), 09:00(새), 11:00(무), 13:00(무), 15:00(무), 16:00(새), 18:00(무), 21:00(무)에 출발하는 중앙선을 이용한다. 문의 전화 1544-7788.
단양~방곡=시외버스터미널 부근 고수대교 정류장에서 1일 6회(07:15, 09:00, 10:35, 13:15, 14:50, 16:35) 운행하는 방곡행(오목내 마을) 단양교통 이용. 방곡 출발 시각은 08:30, 09:45, 11:15, 14:10, 15:45, 17:45). 요금 1,950원. 단양교통 전화 043-422-2866.
단양~황정리=시외버스터미널 부근 시내버스정류장에서 1일 9회(06:25, 08:05, 09:35, 11:30, 12:40, 15:20, 16:40, 18:40, 19:50) 운행하는 사동, 남조행 단양교통 이용. 요금 1,400원.
드라이브 코스: 단양쪽에서 접근할 경우 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에서 빠져나와 5번 국도를 타고 신단양 방면으로 향하다 대강초교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사인암리~빗재~저자거리 삼거리~33번 국도를 거쳐 오목내 마을로 접근한다. 문경쪽에서는 점촌~33번 국도~동로면 소재지~벌재나 문경읍~901번 지방도로~여우목고개~동로면 소재지~33번 국도~벌재를 거쳐 오목내 마을로 접근한다.
*숙박
수리봉 입구 오목내 마을에서 벌재 방향 5분 거리에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집들이 있다. 황장산쉼터(043-422-8285), 신선봉가든(054-555-8486, 043-422-6011). 수리봉 동쪽 기슭에 위치한 도자기체험장과 전시장인 방곡도예원에서는 1인당 5,000원씩에 민박을 친다.
사인암 부근에 비교적 깨끗하고 새로 생긴 민박집이 여럿 있다. 대부분 식당이나 슈퍼를 겸하고 있다. 느티나무휴게소(043-422-0911), 새남민박(422-7236), 서울민박(422-2469), 감나무집(422-8494), 종로민박(421-0912).
*단양팔경이자 운선구곡의 백미 사인암
중앙고속도로 단양 나들목에서 수리산이나 황정산을 향해 들어서노라면 남조천 중류 개울가의 기암인 사인암(舍人岩)에 들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남조천 중류 하천가에 솟아 있는 직벽 바위인 사인암은 70여m 높이의 암벽이 커다란 돌들을 가로세로로 쌓아 만든 듯하고, 바위틈에는 분재 같은 소나무 단풍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더욱 기이하고 빼어난 풍광을 보여준다.
사인암은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를 지내면서 중국의 소상팔경보다 더 낫다고 극찬한 단양팔경 중 하나. 사인은 고려 때 정사품 벼슬로, 고려 말 경사와 역학에 능통한 유학자로서 단양 태생인 우탁(1263~1342) 선생이 사인 벼슬 재직시 이곳에서 머물렀던 사연을 알고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인 임재광이 이름을 붙였다 전해지고 있다.
사인암 옆에는 청련사라는 사찰이 있고, 개울 건너편으로는 식당 겸 민박집들과 관광안내소, 주차장, 상가 등도 들어서 있다.
재래식 가마로 도기 굽는 방곡도예촌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일원은 조선시대부터 투박한 민수용 도자기의 집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는 수리봉 일원이 도자기 원료인 사토와 유약 원료인 물토가 많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1994년 물난리로 방곡리 일원이 많은 피해를 입자 도로복구 작업을 하던 중 12개소의 가마터를 발굴한 단양군은 이후 방곡리 저자거리 일원을 도예촌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전국 대부분의 도요지에서는 전기나 가스 가마를 쓰고 있지만, 방곡리도예촌 일원의 도자기 제조업체들은 망생기가마, 혹은 망댕이가마라 불리는 장작불을 이용한 전통 장작가마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
현재 도자기 명장 서동규씨(충북 인간문화재)가 운영하는 방곡도예를 비롯, 11개 업체가 전통가마를 이용, 도자기를 구워내고 있다. 그중 단양군이 운영하는 방곡도자기공예교육원은 전시관과 더불어 방곡초교 분교 폐교 자리에 체험장을 마련해 놓고 있다. 체험장 안에는 도자기 체험장과 멀티미디어교육장 등이 갖춰져 있다. 참가비는 작품당 10,000원이며, 1박에 5,000원씩 받는다. 취사장도 물론 마련돼 있다. 문의전화 043-421-5020.
참고:월간<산> 2003년 10월호
단양 수리봉~황정산
노송군락 어우러진 암릉길 일품
충북 단양군 대강면과 경북 예천군 상리면 경계를 이루는 저수령에서 서진하는 백두대간이 벌재에 이르기 전 살짝 들어올린 산이 옥녀봉(1,076m)이다. 이 옥녀봉에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북서쪽으로 거지를 치는 산줄기가 있다.
이 산줄기가 장구재에서 잠시 가라 앉았다가 선미봉(1,080m)을 들어올린 다음, 계속 북서로 달아나며 아름다운 바위봉을 빚어놓은 산이 수리봉(1,019m)과 황정상(959m)이다.
황정산에서 더 가지를 쳐서 이어지는 능선은 직치(빗재)에서 가라앉은 다음, 도락산(964m)~덕절산(780m)~두악산(732m)을 들어올린 다음, 그 여맥을 남한강에 모두 가라앉힌다.
수리봉에서 황정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은 서쪽의 단양천과 동쪽의 대흥사게곡을 갈라놓고 있다. 단양천 방면에는 산 전체가 화강암 덩어리나 다름없는 도락산 줄기가 단양8경에 드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수리봉과 황정산 동쪽인 대흥사계곡에도 신단양8경인 칠성아과 단양8경인 사인암 등이 절묘한 풍광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수리봉과 황정산 산자락에 인접하고 있는 대흥사계곡 주변은 깊은 골짜기와 암릉지대가 유별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바로 이 지역 안에 석화봉, 박달뎅이산, 주치박골산, 올산 등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암봉들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수리봉과 황정산에 오르면 이 아름다운 바위산들이 한눈에 보여 암릉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 준다.
수리봉으로 오르는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는 엣날 궁중에서 사용하는 원목을 생산했던 곳으로 유명했다. 그 증표인 봉산(封山) 표석이 경북 문경시 동로면 명전리와 경계를 이루는 단양천 건너편 성내골 계류 옆 천수답 한가운데에 있다.
또한 방곡리는 인접하고 있는 수리봉 산기슭에 성분이 우수한 질료감인 모래질 점토가 무진장이어서 600여 년 전부터 도공들이 숨어들어 도요지 마을을 이룬 곳으로 유명하다. 1,200도 이상의 고열을 내는 땔감인 소나무가 많았고, 고령토와 유약 원료인 '묵보래'라는 흙도 흔했기 때문이다.
방곡리 버스종점인 오목내 삼거리에 이르면 동쪽으로 정상 부근이 말안장을 걸친 듯한 바위로 이뤄진 수리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목내 마을에서 남쪽으로 곧장 이어지는 포장도로는 백두대간인 벌재를 넘어 문경시 동로면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목내 삼거리에서 동쪽 수리봉 방면으로 들어서는 좁은 길이 있다. 이 길은 선미봉 남릉인 장구재를 넘어 저수령으로 이어지는 길로 옛날 방곡리가 번성했을 시절에는 주민들이 예천으로 다녔던 유일한 지름길이다. 그러나 근세에 이르러 올산리에서 저수령으로 넘는 길에다 방곡리에서 동로로 넘는 벌재 도로가 넓게 포장되고, 집집마다 자가용을 가지면서 방곡리~장구재 옛길은 폐도로 변하고 말았다.
오목내 삼거리 왼쪽 외딴 농가 마당에 있는 상수도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고, 장구재 방면 옛날 예천으로 다녔던 좁은 도로를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윗점 마을 조평농원으로 건넉는 다리가 나타난다. 이 다리에서 15m 더 올라가면 왼쪽 '오목내 1.2km' 라고 쓰인 안내판과 함께 계류를 건너는 나무다리가 있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능선길이다. 능선길을 따라 15분 거리에 이르면 무덤에 닿는다. 무덤을 지나 4~5분 더 오르면 3m 길이 밧줄을 잡고 오르는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로 올라서면 정면으로 삼각형으로 솟아오른 바위로 이뤄진 수리봉 정상이 마주보이는 전망바위를 지나간다.
전망바위를 내려서면 참나무 숲길이다. 숲길을 4~5분 가량 통과하면 '스랩 미끄럼 주의' 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타나고, 곧이어 대슬랩을 오르게 된다. 슬랩은 폭 80여m에 높이 60여m, 경사도가 30도 안팎이다. 슬랩 중간과 상단부에는 옛날 이 산을 뒤덮었을 황장목의 후예들인 분재 같은 노송들이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리지화 바닥을 모두 밀착시키고 두 손을 사용, 기어가듯 슬랩 상단부 노송 아래에 이르면 발 아래로 오목내 마을과 백두대간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만끽하게 된다.
슬랩지대를 뒤로하면 숲길이다. 20여 분 오르면 다시 암릉길이다. 암릉길은 길지 않다. 그러나 선미봉으로 보이는 오른쪽은 수십 길 단애여서 주의해야 한다.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암릉길을 벗어나면 다시 숲길이다. 200m 가량 오르면 왼쪽으로 오버행 바위가 올려다보인다. 이어 5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 선미봉에서 이어져 온 주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5~6분 더 오르면 수리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단양군에서 세운 안내판과 화강암으로 된 작은 정상비석이 있다. 정상은 사방이 수림으로 에워싸여 조망이 안 되는 것이 흠이다. 그러나 북쪽으로 40m 거리에 거친 화강암이 방석처럼 반석지대를 이룬 전망바위에 이르면 그야말로 비행기를 탄 듯한 조망이 펼쳐진다.
우선 북동으로는 백두대간 상의 소백산, 도솔봉, 묘적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으로는 백두대간 상 황장산 왼쪽 벌재가 천주봉과 함께 보이고, 황장산에서 시게바늘 방향으로는 대미산, 하설산이 보인다. 서쪽으로는 거대한 분지를 이룬 방곡리와 진대봉이 내려다보이고, 진대봉 너머로는 용두산과 월악산 정상도 시야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작은 용아릉 위로 신선봉과 황정산이 거대한 수석을 보는 듯 시야에 와닿는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15m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바위를 내려간다. 밧줄 아래에서 왼쪽 급경사 바위를 횡단하면 뜀바위에 통나무 다리가 놓인 V자 바위 안부가 나타난다. 용아릉이 시작되는 곳이다.
수리봉 암릉길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인 용아릉 V자 안부 위에 걸쳐 있는 통나무를 건널 때는 오금이 저려온다. 양쪽이 수십 길 단애이기 때문이다. 통나무를 통과한 다음부터는 양쪽이 절벽인 암릉 위로 설치된 와이어로프 세 곳을 지나간다. 와이어로프 세 곳을 지나 7~8분 거리에 이르면 신선봉 왼쪽 절벽을 횡단하는 20m 와이어로프가 나타난다.
이 와이어로프를 지나 오른쪽 바위 꼭대기에 오르면 이곳이 신선봉이다. 신선봉 꼭대기에는 깊이 20cm 물웅덩이가 세 개 있고, 길이 1m 되는 발자국 흔적도 있어 신비감이 감도는 곳이다. 신선봉을 내려서서 7~8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방곡리 방면 하산로가 뚜렷한 삼거리에 닿는다.
'방곡리 1.9km' 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서 계속 북쪽 능선길로 발길을 옮겨 5~6분 거리에 이르면 바위벽이 나타난다. 오른쪽 절벽에 매인 5m 밧줄을 잡고 바위지대를 통과하면 상수리나무숲 안으로 들어간다. 능선길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석화봉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왼쪽 흐릿한 산길로 발길을 옮겨 40분 가량 능선을 타고 나가면 돼지 배설물이 있는 안부에 닿는다. 안부를 뒤로하고 3분 거리에 이르면 노송군락이 어우러진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바위지대로 올라가면 곧이어 2m 밧줄을 잡고 올라간다. 밧줄을 지나 소나무 군락 오른쪽 아래로 대흥사계곡과 석화봉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지대를 25분 가량 올라가면 북으로 황정산 정상이 마주보이는 남봉을 밟는다.
콘크리트 삼각점이 있는 남봉을 뒤로하면 곧이어 왼쪽 직티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남봉 북사면을 횡단하는 길로 들어가 6~7분 가량 내려서면 안부를 지나간다. 안부를 뒤로하고 5~6분 가량 올라가면 '추락위험' 이라 쓰인 안내판이 있는 너럭바위지대를 밟는다. 동쪽 수십 길 절벽 아래로 대흥사계곡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너럭바위에는 추락방지를 위한 와이어로프가 수십m 설치되어 있다.
와이어로프를 오른쪽으로 하고 7~8분 거리에 이르면 분재와 같은 소나무들이 뿌리를 내린 암릉이 시작된다. 암릉 위로 올라가면 왼쪽 아래로 직티와 도락산이 내려다보인다. 40m 암릉을 통과한 다음, 3~4분 거리에 이르면 황정산 정상이다.
삼각점 옆 정상 안내판이 기둥이 부러진 채로 넘어져 있다. 수 년 전에 벼락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정상에서 조망은 수리봉과 비슷하다. 북쪽으로 금수산이 막힘없이 보이는 것이 다를 뿐이다.
금수산을 바라보며 50m 거리에 이르면 30m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와이어로프 지대가 나타나고, 이어 황정산에서 가장 난코스인 내리막 암릉길이 시작된다. 우선 양쪽이 아찔한 절벽인 코끼리 등허리 같은 바위 위에서 오른쪽 아래 소나무 가지를 잡고 밸런스를 유지, 조심스레 바위벽을 내려선다.
바위벽을 내려서면 유격훈련장에서나 볼 수 있는 사다리형 밧줄 그물이 설치된 5m 수직 절벽을 내려간다. 수직절벽을 내려서면 노송들이 어우러진 한 폭 동양화 속을 걷는 듯한 암릉지대를 세미클라이밍으로 내려선다. 이어 거의 수직벽에 가까운 20m 대침니를 밧줄을 잡고 내려서야 한다.
20m 침니를 내려서면 환상적인 황정산 북릉 암릉 구간이 대충 끝난다. 침니에서 10분 거리에 이르면 '황정산 520m, 전망바위 220m, 황정리 하산길 3.13km' 라고 쓰인 안내판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산행시간이 여유가 있고, 건각인 경우에는 북으로 올려다보이는 850m 암봉을 넘어 원통암~대흥사계곡을 경유하여 황정리로 하산하는 것도 괜찮다.
수리봉에서 황정산까지 종주를 하게되면 황정산 북쪽 삼거리에서 도락산이 마주보이는 전망바위(764m) 코스로 하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거리에 이르면 시간상 하산할수밖에 없고, 체력도 거의 바닥나기 때문이다.
오목내 마을을 출발, 윗점~대슬랩~수리봉~용아릉~신선봉~황정상 남봉을 경유하여 황정산에 오른 다음, 30m 너럭바위~20m 수직 침니~삼거리를 경유하여 직티 북쪽 도로변으로 내려서는 산행거리는 약 9km로, 6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교통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12회(06:59~19:00) 운행하는 단양행 버스 이용. 요금 10,500원. 2시간 30분 소요.
열차편은 서울청량리역에서 평일 1일 11회(06:50~23:30), 주말(토,일) 3회(06:25, 07:35, 16:12) 증편 운행하는 중앙선 이용, 단양역에서 하차.
열차요금=청량리역~단양 새마을호 기본(금 18:00 이후, 토, 일, 공휴일) 12,300원, 무궁화호 기본 8,700원.
단양 시내버스터미널(043-422-2866)에서 1일 6회(07:30, 09:35, 10:40, 13:00, 15:20, 16:50) 운행하는 방곡리행 버스 이용, 종점인 오목내에서 하차. 요금 1,900원. 40분~1시간 소요.
방곡리 오목내에서 단양행 버스 1일 6회(08:30, 10:00, 12:00, 14:00, 16:15, 18:00) 운행.
황정산 북쪽 원통암~대흥사계곡 경유 황정리로 하산한 경우에는 황정리에서 1시간 간격(06:30~20:30)으로 운행하는 단양행 버스 이용. 요금 1,300원. 30분 소요.
버스시각이 맞지 않으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단양~직티리~방곡리 오목내 버스종점까지 요금 20,000원 안팎. 하산장소인 직티리나 황정리에서 택시를 부를 경우 15,000원 안팎. 신석균 전화 043-422-1929, 휴대폰 018-402-1929. 이인승 043-422-2693, 019-414-2693.
*숙박
방곡리 저자거리에 있는 방곡슈퍼(주인 서성규 043-422-9266)에서 민박이 된다. 민박료 1실 20,000원. 이집에서 토종닭백숙(25,000원)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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