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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행복한 아이들을 꿈꾸며...
음악 전담교사 강연정
1. 들어가며
어릴 적 꿈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교사가 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음악을 전공해서 연주가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또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서 꿈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꿈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있기에 올해 ‘음악전담’을 선택하게 되었다.
음악...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이 음악과 더불어 매일 매일을 생활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또 내가 알고 음악적 지식들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아이들에게 마음껏 쏟아 부어 음악으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설레임으로 첫 시작을 했다.
2. 음악 수업 이야기
제일 첫 수업이 6학년이었다. 노래 부르는 가창활동시간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목소리도 작고 노래도 부르는 둥 마는 둥 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 당연히 아이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었는데 착오였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활기가 띄지 않아 무척 진땀이 났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해서든 활기를 띄우려고 놀이를 접목시켜 박자치기(아이엠그라운드)도 시키고 모형마이크를 가져와서 돌아가며 노래부르기(릴레이노래방)도 하며 다양한 시도를 했다. 나름 고학년이라 몸을 움직이기 싫어했으나 새로운 방법에 조금씩 흥미를 가지더니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리고 노래 부르는 걸 무척이나 힘들어 해서 발성과 호흡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한명 한명씩 체크를 해서 교정을 했더니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반 친구들은 노래를 정말 잘하는구나!’ 라며 칭찬과 격려로 사기를 북돋았더니 더욱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음악 시간에는 생각노트를 쓴다. 그 날 공부하는 단원과 주제 및 공부하는 내용들을 적게 하고 수업 마지막에는 그 날 수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적게 하여 확인을 한다. 음악 시간인데 공책에 꼭 적을 필요가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업 내용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적어보면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하는 것 같아 고수를 하고 있다. 이 생각노트는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아이들은 그 수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나에게는 내 수업에 대한 평가를 즉각적으로 받으면서 피드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이었다. 대체로 ‘재미있었다’, ‘000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000을 잘 못했는데 이제는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에 관심이 없었는데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가끔은 ‘재미없었다.’ ‘지루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이러한 반응이 나오면 무엇 때문이었을까? 원인을 찾느라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음악 전담을 하기 전에는 ‘전담교사가 참 편하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나 실제 전담을 맡고 보니 일장일단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선 한 과목이라 집중적으로 교재 연구와 자료 준비를 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여러 반을 지도해야 하므로 각 반의 분위기와 아동들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수업이 전개되면서 의도했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한 차시 수업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이 커서 한 땀 한 땀 정성을 쏟듯 밀도 있는 수업을 전개하고자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수업 내용을 다 지도하지 못할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땐 왠지 모를 찝찝함과 약간의 죄책감도 느끼곤 했었다. 욕심이 과한 탓인지 늘 쉬는 시간을 넘겨서 마치곤 했으니...
아이들과 수업을 해 오면서 기억에 남는 수업이 2가지 있다. 한 가지는 학부모 공개 수업이었던 ‘과수원길 리코더 2중주’였고, 다른 하나는 ‘음악극 만들기’ 수업이었다. 학부모 공개수업은 말 그대로 수업을 공개하는 거라 무척 부담이 되었다. 겉으론 쿨~하게 ‘매일 하는 수업인데 그냥 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오고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리코더 수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매일 연습 한다고는 하나 악기 연주라는 것이 개인의 기량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단위 시간 안에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동료 교사에게 자문을 받아 수준에 따른 악보를 제작하여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실제 수업에서 효과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악기 연주가 안 되면 포기해 버리거나 딴 짓을 하게 되는데 수준에 따른 쉬운 악보를 제시했더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서 수업에 참여도와 집중력을 보였고 더불어 목표 달성에도 효과적이었다. 고민했던 보람이 있었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을 하고 중주를 할 때 피아노 반주를 넣어 함께 연주도 하고, 연주 모습들을 동영상으로 녹화해서 함께 보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행복해 하는 수업을 펼쳤다. 수업을 준비했던 교사로써 수업을 끝냈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단계적으로 이루어진 수업 과정, 아이들의 반응, 학습 결과들,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뿌듯함으로... 학부모님들의 참관 소감에도 긍정적인 반응들이 적혀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교감 하는 모습이 좋았고, 웃으면서 수업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으며 체계적으로 지도하는 모습이 좋았다 등등. 이 수업을 통해 역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고 다음 수업에도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었다.
다음으로 음악극 만들기 수업이 기억에 남는데, 이 단원은 아이들이 직접 이야기도 만들고 대본을 만들며 거기다 음악적 요소를 넣어 실제 연기도 해야 하는 종합적 활동이었다. 처음에 이 단원을 어떻게 지도해서 만들어낼지 무척 고민을 하였다. 6학년에게 어쩌면 벅찰 지도 모르는 과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이들의 잠재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아무튼 음악극 만드는 과정과 예시 작품들을 충분히 보여주고 설명한 뒤 모둠을 편성해 만들어 보게 하였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아이들이 너무 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고 교사인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들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또 음악극을 모둠별로 발표하면서 모두가 참여하는 모습과 역할을 나누어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 등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잘 해 주었다. 역시 아이들은 잠재력이 무한대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도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보면서 무척 흥미로워했고 소감을 쓸 때에도 극음악에 대한 뜨거운 반응들을 보였다. 교사인 나 또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들, ‘청출어람’의 모습들을 보면서 너무나 흐뭇한 시간이었다.
3. 맺으며
이제 1학기를 마무리 하려 한다. 그 동안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악기 연주하며 보낸 시간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과연 음악으로 인해 행복한 순간들을 보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예전부터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시간들이었겠고, 또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힘겨운 시간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정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 수업이었기에 아쉬움은 없고 우리 아이들 모두의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수업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다가 올 2학기에도 음악으로 행복할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조심스레 그려 본다.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내가 열정을 가지고 지도하려는 마음이 진심이기에 우리 아이들도 그 깊은(?) 뜻을 느낄 수 있을 거라 감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