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 화요일
아침 6시부터 시끌시끌하다.
밤새 불던 바람이 잦아 들어
2명의 남자분이 모닥불을 지핀다. 텐트에서 나오는 쪽쪽 불 가까이 모여든다.
주전자에 끓인 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 생강차를 마시는 사람. Susie강님이 꿀을 넣어 직접 만든 것을 우릴 위해 보내 준거란다.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니 온몸이 따뜻해 온다.
수지님. 감사해요~.
아침은 Katty님 담당이다.
오늘 아침은 갈비살을 푸-욱 삶아 기름기 다 걷어 낸 갈비국에 배추 넣고 된장 맑게 그리고는 케슈넛을 갈아 넣은 평생 처음 먹어 보는 별미국과 잡곡밥이다.
모두들 행복한 아침 식사를 한다.
무우반찬이 2종류나 있네.
세상에~~~ CJ님이 함께 오지 못하면서도 반찬을 해서 보내셨단다. 매운 것 싫어 하시는 분을 위해 한가지는 덜 맵게, 또 한가지는 맵게.
우리는 무우반찬괴 함께 사랑도 먹는다.
맛있어요.
너무 감사해요. CJ님.
어느 분이 농담하며 승지님을 놀린다.
"CJ님이 내남편 잘 부탁드린다"며 보낸거라고.
점심 샌드위치 준비하고 과일과 군것질들 한봉투씩 배당 받아 들고 아침9시 출발이다.
대장님께서 "오늘은 편도 8마일 걸을꺼니 각오하라, 왕복은 16마일이다"며 우리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는 껄껄 웃으신다.
차3대로 출발하여 드디어 Joshua Tree N.P. 안으로 들어 간다.
Key west parking lot에 차를 한대 두고 2대에 나눠 타고 Indian cove로 가서 Boy Scout trail을 시작한다.
평지라 쉬울꺼라고 대장님이 말씀하신다.
트레일 입구에서 "아까 맹쿠로!" 단체사진은 필수다.
차에 있으면서 그 근처를 적당히 걸으시겠다는 포장님께 자동차 열쇠를 건넨다
미지언니는 우리와 함께 걷기 시작하신다.
이 지역은 Joshua Tree N.P.을 벗어 난 곳인가? 사방을 둘러 봐도 Joshua Tree가 안 보인다. 키 낮은 이름 모를 잡목들이 널려 있고 간간히 눈에 익은 선인장이 보일 뿐 Joshua Tree가 없다.
나무로 만든 술통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Barrel,
사마귀 닮은 풀,
촐라?
대장님께서 이름을 가르켜 주신다.
대장님은 아시는 것도 참 많고 기억력도 좋으시다.
주위는 무수한 돌들이 쌓여 언덕을 이루고 우리는 언덕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돌더미 사이에 뿌리 박은 Barrel 선인장이 움켜 세운 손톱처럼 빨간 가시로 온 몸을 덮고 있는 모습이 "나 함부로 건드리지마" 라는 것 같다.
하늘이 참으로 짙은 푸른색이다. 공기가 맑을수록 하늘의 푸른색이 짙어진다는데 이곳은 정말 공기가 맑다.
폐부 깊게 맑은 공기를 들이켜 본다.
대장님께서 오른편으로 올라 가신다. 웬일인가 했더니 그 곳에 점심 먹을만한 마땅한 자리를 보셨나 보다.
우리는 둘러 앉아 각자 배당받은 샌드위치를 꺼내고 그곳에서 나눠주는 토마토와 상추를 샌드위치 사이에 끼워 먹는다.
"반 쯤 왔습니까?"
소니아가 대장님께 여쭤 본다.
"반은 무슨 반!"
선비님이 전화기를 들여다 보며 1시간 30분 왔는데 2.9마일 걸었다고 알려 준다.
에~고~~, 3마일도 못왔네!
앞으로 5마일, 맙소사....
샌드위치에 사과, 오랜지, 그리고 chip까지 모두들 푸짐하게 먹고 다시 걸을 준비를 한다.
모두 떠날 준비를 하는데 "어! 미지누님!"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에~~~ 미지언니가 여기까지 오셨네.
거의 3마일을 오셨으니 차를 주차해 둔 곳으로 돌아 가시면 오늘 6마일을 걸으시는거다.
우리 모두들 놀라며 기뻐한다.
그렇게 정진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떠나고, 미지언니는 그 곳 큰 바위에 앉아 점심을 드신 후 되돌아 가시겠단다.
미지언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스러워요~
점심 후부터는 오르막이다.
앞에 보이는 저 고개를 넘어야한다.
평지 8마일이라 들었는데.....
'뒤돌아 가서 미지언니랑 합칠까?' 싶은 생각이 소니아의 머리를 잠시 스친다.
힘들때는 모두 말이 없어진다.
묵묵히 걸어 올라 간다.
고개를 넘어 조금 더 가니 Joshua Tree가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고 그 중 한그루가 유달리 눈에 뜨인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그녀석이 새삼 멋있고 아름답게 보인다.
소니아는 이번이 Joshua Tree N.P. 3번째 방문이다.
10여년 전, 처음 왔을 때 Joshua Tree 가 얼마나 아름다우면 국립공원으로까지 지정 했을까? 무척 아름다운 나무인가 보다 싶어 기대에 부풀러 있었다.
그런데 웬걸!
첫인상은 '흉물스러워 보인다' 였다.
이것이 무엇이 좋아 국립공원으로까지 지정 했을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두번째 왔을 때는 아예 아무런 기대를 않고 산우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즐거움에 따라 왔기에 Joshua Tree는 관심 밖으로 쳐다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녀석들이 예뻐 보인다. 참 희안하다.
나이 들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치가 달리진 것일까? 그 전에는 정해 논 가치기준에 따라 나름 평가하던 것이 이제 나이가 들면서 생물체 하나하나의 소중함과 개체가 지닌 다른 모습의 아름다움과 존재가치를 인정해서 일까?
Joshua Tree가 아름다워 보이는게 참 희안하다.
파란하늘을 뒤로 하고 선 아름다운 이녀석을 기억하고 싶어 뒤에 걸어 오고 계신 분께 사진 한장 찍어 달라고 부탁한다.
에~고~~~
아직 3.9마일이나 남았네.
산행 훈련이 제대로 안된 소니아는 남은 길이 유난히 멀리 느껴진다.
걷고 걷고 또 걸어 드디어 Key West 도착한다.
대장님을 비롯한 남자3분은 차2대를 세워 둔, 그리고 미지언니와 포장님이 기다리고 계신 Indian cove로 떠나신다.
남은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 몸풀기 하며 나름 낄낄대고 있다.
어슬렁거리며 둘러 보니 Boy Scout trail 7.5마일이라는 싸인이 Trail 이쪽편 입구에 있다.
우리는 8마일을 걸은 줄 생각했다.
저녁준비가 한창인데 어제 왔던 "반바지"가 또 나타났다.
우리 텐트 site가 2개인데 한 site에 3개씩 쳐야 된단다.
식탁과 불을 피해 텐트를 치다 보니 33번에 4개, 34번에 선비님 것 합쳐 3개가 있다.
돔 속에 얌전히 들어가 있는 선비님 텐트를 "반바지"가 어제는
못 보았나 보다. 어제는 텐트 7개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거든.
텐트가 7개 라면서 하나를 당장 걷으라고, 그리고 텐트를 한 site에 3개씩 되도록 텐트 하나를 옮겨란다.
저녁 먹고 난 후에 옮기겠다고 해도 막무가네다. "내 지시대로 옮기기 전까지 나는 여기서 안 떠날꺼다"라며 화를 낸다. 캠핑을 그렇게 많이 다녀 보았지만 이런 고약한 관리인은 처음이다.
대장님은 항상 해결을 잘 하신다. 문제가 있을 때도 허허허 웃으시며 상대방에게 접근 하신다. 그리곤 곧 상대방과 친해지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을 보시곤 한다.
요염한 여인의 미소는 경우에 따라 때로는 효과가 있다.
대장님의 허허허 하시는 웃음소리와 요염한 여인의 미소는 분명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장님의 접근방법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반바지"에게는 전혀 먹혀들지를 않네.
두 다리 딱! 벌리고 뻣뻣이 서서 자기 지시대로 모든 것이 옮겨질 때까지 자기는 여길 떠나지 않겠노라고 호통을 친다.
일부 회원들은 "반바지"의 말에 고분고분 따르면 안 된다고 우리도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며 단호하게 주장하신다.
어쩌면 court에 가야하게 될찌도 모른다며 그냥 따르자고 포장님이 의견을 내신다. LA에서 몇시간이나 운전해 와서 이곳 court에 가야 되는 그 번거로움을 피하는게 낫다.
우린 쉬운 길을 택하기로 한다.
"반바지" 앞에서 원하는대로 다 해 주었다.
어제 텐트를 하나 옮겨라고 했을 때 이대감님부부 탠트를 옮겼다. 진사님부부와 이판님부부 텐트 앞으로 옮겼는데 오늘은 음식 만드는 테이블 옆으로 또 옮겨야 했다. 이대감님부부는 이틀 연일 이사를 해야 하는 고충을 겪었다.
그리고 선비님은 텐트를 걷어 넣고, 진사님 차 안에다 잠자리를 마련한다.
"반바지"는 만족한 듯 승리자의 미소를 띄며 떠난다.
고약한 "반바지"!!!,
우리는 씩씩대었다.
밥맛이 떨어질 법도 한데 희안하게도 모두들 불고기 덮밥과 맛있는 반찬들로 포식하고 fire pit에 둘러 앉아 또 웃음보를 터뜨린다.
오늘 밤은 바람이 없어 모닥불을 지핀다. 장작이 풍성하다.
승지님이 집 뒷마당에서 짤라 모아 둔 유클맆스 나무 둥치도 가져 오셨고, TJ님이 나무울타리를 새것으로 갈면서 헌울타리를 모닥불 피우라며 이판님편에 보내 주셨다고 한다. 송화식구들은 자나깨나 송화의 일에 이렇게 적극적이다.
나무가 푸짐하니 아낌없이 불을 지핀다.
나무는 활활 타오르고 송화식구들의 이야기꽃도 활활 타오른다.
하늘에 걸린 반달이 내려다 보며
함께 환하게 미소 짓는 듯 하다.
첫댓글 아암 그렇죠
CJ님 무말랭이 안 보냈음 Rocky 님 차 꼭데기에 몬내렸지라오 ㅋㅋ
Rocky님는 행복 한지라 ㅎㅎ
CJ닌 일러죽께
Camping 혼자 와서 얼굴 안보께니 대게 좋다카든데 ...
얼매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산우님들 감사합니다
마이 웃구러 해 주서요...
잘 읽고 갑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넘 재밌어요 소니아님!!
편안히 속속들이 느끼고 알아가고 배워가면서 Joshua Tree 캠핑의 늪에 푸욱 빠져가고 있습니다.
첫날에 반바지의 느낌이 좀 심상친 않았는데 .... 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흥미진진한 또 하루가 기다려집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