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이숨
기다림이 한계를 넘어서면 시간이 멈춘다
천 년이 오늘이다
그러한
생은 고적하여
달그림자에 운명이 쓸린다
나는 원시의 모계였다가
백제의 여자였다가
한 사람을
여태 기다리는 사람
가요 속에서 누군가 발음에
홀연 옷깃을 바룬다
정읍시 시기동 언덕
철로 끝은 아득하다
오고 가는 방향은 정해졌지만
오고 갔던 사람은 다른데
왜 당신은 세상에 몸을 싣지 않은가
달하 노피곰 도드샤*
달이 한 번 더 나를 비추지만 울지 않는다
개망초가 철로 곁을 달린다
달무리 지나 한낮과 봄여름이 스쳐간다
속도란
피었다 지는 사이의 일
아으 다롱디리*
당신이 내려선 자리에
내가 올라서서
달을 켠다
* 백제 가요 ‘정읍사’
카페 게시글
정읍사문학상 당선작
제12회 정읍사문학상 대상
홍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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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43
24.09.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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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선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