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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매력의 반려동물
고양이는 개와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애완동물이다. 하지만 고양이와 개의 성향과 매력은 전적으로 다르다. 가령 고양이에게 훈련이란 개념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개와는 달리, 고양이는 상당히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양이는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즐기는 동물이라 구미에 맞는 장난감만 있다면 하루 종일 갖고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고양이를 현대인에게 가장 잘 맞는 애완동물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양이는 인간과 함께 해왔던 수천년의 역사 동안 추앙받기도 했고 터부시 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신으로 숭배되었고 태국의 샤미즈 고양이는 왕족만 기를 수 있는 고양이로 귀하게 여겨졌다. 일본에서 삼색 고양이는 행운의 상징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를 불길하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고양이만이 풍기는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 한번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고양이와 마음을 통하면 서로 나누는 짜릿한 교감이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다. 우선 무엇보다 건강한 새끼 고양이를 어디에서 구할지, 어떻게 건강을 체크해야 할지를 알아둬야 한다. 또한 육식동물인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본능을 이해해야만 더 쉽게 고양이와 친해질 수 있다. 고양이의 임신과 출산, 배변훈련 등은 까다로우면서도 반드시 알아둬야 할 내용들. 이 모든 것을 이 책 속에 담았다. 한없이 매력적이면서도 까다로운 이 반려동물과의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책에 나온 고양이들 : 가가멜·강쥐·곱우디·깜보·나오미·나비·다비·단이·동동·동생·로미·루이·만세·메이·미샤·배스·별검·실비·심바·장수·제제·지니·짱아·아이린·양양·야로·에블린·여시·이엘·코코아·퐁퐁이·푸딩·혜성피코·뽀송·하늘·꼬망이·습삐·노미
동물이 ‘가축’을 벗어나 ‘가족’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지도 꽤 되었다. 요즘은 애완동물(愛玩動物)이라는 말보다는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의미에서 반려동물(伴侶動物, companion animal)이라는 말이 점점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고양이 애호가들은 ‘고양이를 키운다’보다는 ‘고양이와 함께 산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이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이야말로 고양이에게 가장 적합한 호칭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른 이로부터 “왜 하필이면 고양이를?” 하는 반문을 적지 않게 들어왔을 것이다. 이에 대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는 고양이만의 매력이 있으니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고양이는 사람과의 유대감을 중시하면서도 고양이 자신만의 세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동물도 주지 못하는 오묘한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고양이는 매우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처음 보는 상대에게 허투루 마음을 열지 않는다. 상대방의 호의에 대해 확신하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는 것이다. 평소에 발톱을 열심히 다듬어 비상시에 대비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에는 일을 그르치지 않기 위해 신중해진다. 스스로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도움을 요청할 때는 수줍어하지 않는다.
하잘것없는 잡동사니도 고양이에게는 하루 종일 가지고 놀아도 질리지 않는 소중한 장난감이 되며, 다 큰 고양이도 마음이 내키면 마치 어린 고양이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이를 즐긴다. 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따뜻한 햇볕 아래 홀로 낮잠을 청하거나 창밖을 구경하는 등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는 데에도 익숙하다. 어떤 일에 대해 아무리 달콤한 제안이 들어와도 내가 내키지 않으면 그만이고,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이라도 내가 좋으면 그대로 좋다. 남이 보거나 말거나 깔끔하게 몸단장을 하고, 친구나 동생의 매무새를 다듬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많은 고양이 애호가들은 오래 전 잃어버린 순수나 자신이 가지고 있지 못한 미덕을 자신의 고양이에게서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새 고양이가 자신과 서로 닮아가고 있음을 알아채기도 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사람관계의 변화, 가족 형태 및 결혼관의 변화로 우리나라에서도 애완동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고양이는 그 특성상 현대인에게 매우 적합한 애완동물이다. 고양이는 몸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목욕을 자주 시킬 필요도 없다. 또 배변 훈련도 쉬운데다 소음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거의 없다. 게다가 좁은 주거공간에서도 잘 적응하고 성격도 비교적 독립적이기 때문에 현대 도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과 일본에서도 고양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 최고의 애완동물로 자리잡았다. 전체 애완동물 비율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고양이는 노년층에게도 안성맞춤인 애완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들은 대체로 성격이 부드럽고 조용한데다 주인에게서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보살핌을 원하기 때문에 장난을 좋아하고 씩씩한 어린이들보다는 차분하고 목소리가 작은 노인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다 고양이의 운동이나 놀이는 운동량이 비교적 적으며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키울 수 있다.
고양이를 처음으로 가정에서 키우기 시작한 것은 약 5천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로 추정된다. 곡물 창고를 습격해 큰 손실을 입히는 쥐떼들로 인해 고심하던 차에 고양이가 쥐의 천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집집마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후 고대 이집트 사회에서 고양이는 음악과 풍요, 다산의 여신이자 여성의 보호자인 바스테트(Bastet)로 숭배되었고 고양이를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해졌다. 기르던 고양이가 죽으면 그 주인은 사람들 앞에서 가슴을 치고 통곡했으며 자신의 양 눈썹을 모두 면도해 슬픔을 표시하고 죽은 고양이는 미라로 만들어 매장했다.
이집트의 여인들은 매년 나일강에 배를 띄우고 배 위에서 바스테트 여신을 형상화한 장식물을 흔들면서 건강한 아기를 많이 점지해달라고 기원하는 의식을 행하기도 했다. 어떤 파라오는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 고양이를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 긴 옷소매를 잘라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파라오의 땅 이집트로부터 고양이를 반출하는 것은 불법이었으나 대륙을 오가던 선원들에 의해 고양이는 중동지역과 유럽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기원전 900년경 로마에서 고양이는 가정의 수호자이자 자유의 상징이었다.
그후 15세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유럽에서는 암흑기인 중세를 거치면서 고양이의 영화가 잠시 단절되었고 고양이는 마녀의 부하라는 말이 퍼지면서 마녀사냥에 연루되어 수많은 고양이들이 산 채로 불태워지거나 강에 던져지는 등의 수난을 당했다. 이 수난은 마녀의 미신이 수그러든 18세기까지 계속된다.
비단무역이 중시되던 중국과 일본에서는 누에고치를 공격하는 쥐들의 퇴치를 위해 고양이를 키웠는데, 고양이를 ‘오곡을 풍성하게 하는 동물’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겼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는 경전을 갉아먹는 쥐들 때문에 절에서 고양이를 기르며 존중했다. ‘샴 왕실 고양이’라 불리었던 샤미즈 고양이의 나라 태국에서는 오직 왕족만이 고양이를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흰색, 갈색, 검정의 세 가지 색을 한몸에 가지고 있는 삼색 고양이는 많은 나라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선원들은 항해에 나설 때에 식량을 축내는 쥐를 퇴치하기 위해 고양이를 배에 태우곤 했는데, 특히 삼색 고양이를 배에 태우면 풍랑을 피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삼색 고양이는 재물운을 가져다준다는 말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본에서는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 모양 장식품인 마네키네코(招き猫 : 부르기 고양이)를 가게마다 장식해두고 있는데, 이 장식품이 손님을 부르고 재물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커다란 눈과 동글동글한 얼굴의 귀염둥이 마네키네코는 앞발을 높이 들고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모습인데, 마네키네코라는 이름 역시 이 자세에서 유래했다. 앞발을 들어올린 자세는 ‘고양이가 얼굴을 씻으면 손님이 온다’는 일본의 속설대로 고양이가 얼굴을 씻는 모습을 흉내내어 만든 자세라고 한다.
많은 고양이협회들이 세계 곳곳에 결성되어 있고 이들은 해마다 수백 차례 이상의 캣쇼(cat show)를 세계 각지에서 개최하고 있다. 고양이 미인대회라 할 수 있는 캣쇼는 1871년 런던에서 처음 열렸으며, 현재까지 많은 순종 고양이들의 혈통을 정립하고 유지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고양이의 각 품종과 혈통을 유지하며 아름답고 건강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적, 전문적인 교배를 시행하는 브리더(breeder)역시 현대의 고양이 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은경씨는 고양이가 좋아 고양이와 함께 살며 고양이를 그리는, 고양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예명인 마리묘(Mariecat) 역시 자신의 고양이 ‘마리’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마리는 박은경씨가 분신이라고 부를 만큼 소중한 존재. 사진처럼 섬세한 고양이 그림을 넣은 달력과 카드는 고양이 애호가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섭씨 38.6~39.1℃ 사이이며 긴장하면 다소 높아지기도 한다.
분당 120~240회이고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때 혹은 운동 후에 더 빨라진다. 열이 나도 심박수가 증가한다.
평온한 상태에서 분당 20~30회 정도로 사람의 두 배다.
A형, B형, AB형이 있으나 AB형은 상당히 드물다.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홍채로 인해 매우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으나 완전한 암흑에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거의 볼 수 없다. 천연색 그대로 볼 수는 없지만 몇몇 색깔은 구분해 내며, 사람처럼 입체로 볼 수 있다.
먼 곳의 작은 소리까지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가청영역이 넓다. 쥐 같은 설치류가 내는 고주파수의 소리를 특히 잘 듣는다.
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으나 개는 이를 추적을 위해 사용하는 반면 고양이는 인식과 식별을 위해 사용하므로 쉽게 간과된다.
유치는 생후 2~3주경부터 나기 시작하며 생후 6개월경까지 영구치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치아는 총 30개이며 육식동물답게 뾰족한 이를 가지고 있다. 먹이는 씹지 않고 작게 찢어 그냥 삼킨다.
혓바닥에 뒤쪽으로 향해 난 돌기들이 있어 사냥 후 뼈에서 살코기를 발라낼 수 있고 스스로 털단장(self grooming)을 한다. 물을 마실 때는 혀를 뒤쪽으로 말아 국자처럼 구부러진 부분에 물을 담아 올려 입안에 넣는다.
센서의 기능을 하며 윗입술, 뺨, 눈 위 그리고 앞다리의 뒤쪽에 나 있고, 윗입술에는 각각 4줄의 수염이 있다. 중요한 신체부위이므로 장난으로라도 깎거나 뽑지 않도록 한다. 중간에 꺾이거나 불타거나 잘린 수염은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아예 빠진 다음에 새 수염이 난다.
양 앞발에는 5개씩, 뒷발에는 4개씩의 발가락이 있다. 간혹 여분의 발가락이 있는 고양이도 있다. 발바닥에는 두터운 살덩어리인 육지(肉趾, pad)가 있어 발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움직일 수 있다.
개와는 달리 사용할 때 외에는 발가락 속에 감추어져 있어 닳지 않는다. 사냥할 때나 적을 위협할 때 발톱을 드러낸다. 거친 면에 대고 긁어 정기적으로 발톱갈이를 한다.
척추의 일부로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의사전달을 위한 주 도구의 하나다.
고양이가 개보다 머리가 나쁘다는 말은 오랫동안 상식처럼 받아들여져 왔으나 종별 차이보다는 개와 고양이의 개체별 차이가 더욱 크다고 한다. 오히려 최근에는 고양이가 육상동물 중에서 침팬지 다음으로 지능이 높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는 개가 고양이보다 월등히 영리하다고 알려져 있었을까? 그 이유는 이제까지의 동물지능 측정방법이 주로 개에게 유리한 분야에 치중해 있었기 때문이다. 개는 주로 기계적 반복을 통해 학습하는 반면 고양이는 문제 해결에 주로 유추나 모방행동을 이용한다. 즉 다른 고양이나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잘 기억해두었다가 그대로 따라하거나, 아예 이제까지 한번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는 새로운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내는 것이다. 특히 고양이는 앞발을 사용하는데 능숙하기 때문에 사람을 흉내내어 미닫이창이나 서랍을 쉽게 열기도 하고 직접 선풍기를 틀어 바람을 쏘이기도 한다.
고양이는 머리가 나빠서 오랫동안 길러도 주인이 며칠만 여행을 다녀오면 알아보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는 고양이의 조심성을 무시한 데서 비롯된 오해다. 주인이 떠나 있는 동안 고양이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며 현관 쪽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침내 주인이 여행에서 돌아와도 주인의 외모와 태도는 알아보지만 여행지에서 묻혀온 낯선 냄새가 고양이를 긴장시키기 때문에 완전히 확신하기 전까지는 두려워하며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주인 특유의 체취를 확인하고 나면 금방 마음을 놓고 받아들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양이의 지능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는 것이다. 영리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들보다 영리하지만 한배에 태어난 새끼들이라고 해도 성장환경이나 경험에 따라 지능에 차이를 보인다.
‘개와 고양이를 과연 한 집안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고양이의 인기가 개만 못지않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한 집안에 고양이와 개를 여러 마리씩 키우는 것이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가정이 늘고 있으며, 고양이와 개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서로를 의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개와 고양이가 문제없이 함께 살 수 있다고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개와 고양이 각각의 성격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냥개 품종은 고양이를 놀라게 하거나 책장 위로 쫓아 보내는 것을 재미있어하기도 하고 질투심 많은 견종은 고양이를 경쟁자로 생각해 해코지를 하거나 으르렁대며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가 서로에게 호감을 보일 수도 있으나 조용하고 은근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고양이 입장에서는 개의 솔직하고 뚜렷한 감정표현이 부담스러울 것이며, 개는 고양이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서로의 성격에 따라 단짝이 될 수도 있고, 서로 못본 척 지낼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개와 고양이 같은 앙숙’이 되는 일도 있다. 따라서 이미 한 종을 키우는 집에서 다른 종을 입양할 때는 미리 개와 고양이가 1~2주 정도 함께 지내도록 시간을 주고 지켜본 뒤 입양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처음 만났을 때는 어느 정도 다툼이 있기 마련인데, 주인이 불안해하거나 꾸중하면 오히려 서로 친해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피를 볼 정도로 격렬하게 싸우지 않는다면 참견하지 말고 모른 척한다. 개와 고양이는 어릴수록, 서로 체격이나 힘 등이 비슷할수록, 이전에 다른 개나 고양이와 친하게 지내본 경험이 있을수록 서로를 받아들이기 쉽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고양이는 특유의 매력과 신비로움으로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고양이를 통해 봄의 감각을 형상화시킨 이장희의 시 〈봄은 고양이로다〉는 프랑스의 예술가 보나르(Pierre Bonnard, 1867~1947년)가 그린 〈흰 고양이〉의 나른한 고양이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보나르의 작품에는 끊임없이 고양이가 등장한다. 때로는 고독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때로는 따뜻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캣츠(Cats)’는 뉴욕의 뒷골목에 사는 고양이들의 삶을 통해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그린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출연해 현란한 춤과 동작을 선보인다.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장편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점을 빌어 메이지시대의 교양인들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작품 속에 고양이를 자주 등장시켜 왔다. 1996년에는 수필집 〈소용돌이 고양이의 발견법〉에서 작가가 여행 중 여러 지역에서 만난 고양이에 대한 감상과 사진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국내에는 〈하루키 일상의 여백〉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