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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천관문학관' 한국문학특구 포럼에서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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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남도의 땅, 더 정확히는 소설문학의 성지 장흥에서 한국문학특구포럼이 열렸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시인들은 초청시인으로 참석하였다. 한국현대시인협회에서는 심상운 이사장 축하 메시지와 이선 사무총장의 <이사도라 덩컨> 시낭송 퍼포먼스를 지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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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로 바쁜 와중에 늦가을날 여유를 가지고 1박 2일 남도여행을 즐기려고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와서 출발할 때부터 버스는 만원이었다. 아침 8시 반, 잠실역 롯데마트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종일을 달려, 점심도 차내에서 준비해온 김밥과 영양떡, 귤 등을 먹으며, 간간히 내리는 빗속을 뚫으며 3시에 시작하는 본 행상에 맞춰 간신히 2시 반에 포럼 장소인 장흥군민회관에 닿았다.
한국 문학특구 포럼은 장흥과 <천관문학관>을 전국에 알리는 좋은 기회다. 주제발표는 <문학관의 미래지향적인 활용>에 대한 내용 위주였다. 따라서 전국 문학관협회 관장들이 대거 참석하였다. 문학의 집 서울 김후란 시인, 경주 동리목월 관장인 장윤익 평론가, 황순원 문학관 안영 소설가 등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심상운 이사장은 ‘천관산과 탐진강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환상적인 아름다운 장흥에서 시인들을 초청하여 <천관 문학관>에서 세미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장흥 문화원’에 감사말씀을 전하고, 제3회 한국문학특구 포럼을 축하하였다.
본 행사장에서 진행된 장흥문협 주최 고교백일장 입상자 시상식에는 안양예고, 고양예고 학생들이 예년처럼 실력을 뽐냈다. 올해는 장원이 장흥출신이라 다행이다.
시상이 끝나고 행사 중간쯤에 이선 시인의 역동적인 시낭송 퍼포먼스 <이사도라 덩컨>이 이어졌다. 정기만 선생이 <넬라판타지아>를 원어로 부르고 이선 시인은 자주색 원피스를 입고 긴 흰색 머플러를 펄럭이며 관객석 뒤에서 춤을 추며 등장하였다.
객석을 돌며 춤을 춘 뒤, 무대에서 시낭송과 짧은 고음의 오페fp타를 불렀다. 동학혁명 때 <피밭>에서 학살당한 노동자들의 원혼을 기리는 퍼포먼스다. “악” 소리를 지르며 무대에 쓰러져, 흰 스카프로 온 몸을 감싸고 태아의 자세로 무대 위에 드러눕는 마지막 파격적인 휘날레 무대연출이 돋보였다.
장흥 군수의 극찬과 여수에서 온 시인들은 시를 달라며 열광하였다. 본 행사 담당자인 김미옥 과장도 공연이 끝나자 엄지를 높이 들고 좋아하였다. 몇 몇 사람들은 다음날도 어제 공연인사를 하며 반가워하였다.
기념식이 끝나고 뷔페식으로 차려진 화려한 진수성찬, 삼합 삭힌 홍어를 먹고 <장흥문예회관>으로 이동했다. 가을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장흥문예회관에서는 장흥출신 가수 백자의 노래, 국악인 박애리의 <쑥대머리, 오나라, 진도아리랑> 등 진귀한 공연을 관람했다. 백자의 시디를 구입하여 어른들게 선물하였다.
본 행사로 들어가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밀양> 등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들의 명장면을 영상으로 관람한 뒤 작가 ‘한승원’과 영화평론가 ‘강유진’, 장흥문화원 부원장의 대담이 이어졌다.
숙소는 시내에서 벗어난 <정남진 리조텔>이다. 역시 장흥군에서 제공해 준 것이라 초빙된 모든 단체가 거기서 숙박한다. 우리 한국현대시인협회 시인들도 오랜만에 회포를 풀며 밤늦도록 시의 말꽃을 피워냈다.
이튿날 조식 후, 전통 어시장부터 들러 시인들에게 나눠줄 마른 새우와 어른들에게 드릴 선물로 김을 샀다. 정신재 박사 세미나를 하기 위하여 <천관산문학관>으로 급히 이동하였다. 차창으로 멀리 바라보이는 천관산이 이름 그대로 하늘의 관을 쓰고 있었다. 천관산 중턱에 자리한 문학관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장관이다. 이대흠 관장의 배려로 조용하고 참신한 <강당>에서 세미나를 하였다.
정신재 박사의 세미나 주제는 <한국현대시에 나타난 부친 살해 은유>를 발제로 조병무 시인과 오양호시인의 문제 제기에 대한 답변이 있었다. 11시에 곧 지하에서 다른 단체와 모두 만나 <장흥문화원>에서 준비한 행사진행관계가 진행되었다. 장흥문화원 주최로 감사 인사와 심상운 이사장과 김후란 시인이 답사를 하였다.
주말의 귀경길 체증을 생각하면 곧바로 귀경을 서둘러야 하지만 여기까지 어렵게 왔는데 정남진을 안 보고 그냥 갈 순 없다. 리무진은 바다를 향하여 달려간다. 정남진 전망대에서 다도해 여러 개 섬들을 조망하였는데, 몇 번 와도 이번처럼 선명한 경우는 처음이다. 저 앞바다가 임진란의 격전지이다. ‘윤수옥’ 전 장흥문화원장의 해설을 들으며 이순신장군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소록도> 서러운 섬도 코앞에 있다.
정남진 그리고 장흥의 여행은 며칠을 잡아도 모자란다. 버스와 모든 숙식을 제공해 준 장흥군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주선해 준 문재구 시인께 고마움을 전한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는 많은 걸 느꼈다.
하늘과 바다, 강과 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장흥의 자연 경관도 아름답지만, 사람이 더 아름다운 장흥이다. 이번에 동학혁명의 격전지와 김구 선생의 친필이 보존된 <사인정>을 들리지 못함 안타깝다. 장흥의 소설문학처럼 우리 시인들도 역사와 철학이 스며든 좋은 시를 많이 써 줄 것을 기대한다.
* 기사내용 바로가기 -> http://www.ngo-news.co.kr/sub_read.html?uid=52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