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가상자산에 투자하다 실패해 채무조정을 받은 MZ세대(20·30세대) 규모가 5년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본시장 투자 유행이 일어나기 전인 2018년과 비교해 투자·재테크 실패를 이유로 빚 탕감을 신청한 20·30대가 8배 이상 급증했다. 채무조정은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된 젊은이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지만 ‘일확천금’을 노리고 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빚을 사회가 대신 갚아주는 게 공정하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15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무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30 세대 채무조정 확정자 수는 2018년 3만4859명에서 지난해 4만2948명으로 23.2% 증가했다. 20대의 채무조정 확정 건수가 46.7% 증가하며 60대 미만 세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채무조정 신청자들이 빚을 내게 된 사유 가운데 ‘재테크(빚투) 시도’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20대의 채무조정 신청 사유 가운데 재테크 시도는 9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243건으로 14배 가까이 급증했다. 30대의 경우도 313건에서 2139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20·30대를 합치면 8배 정도 증가 폭으로, 40대 이상 장년층을 아득히 앞지르는 수치다.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게 된 이유를 뜻하는 ‘연체 발생 사유’의 이유로 ‘주식 등 투자실패’를 꼽은 이들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8년에는 20, 30대가 각각 96건, 370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062건, 1919건으로 상승했다.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빚을 냈다가 투자에 실패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빚을 떠안게 된 청년층이 나날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2020년 무렵부터 주식, 코인, 집값 등이 가파르게 폭등하자 박탈감을 느낀 청년층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빚투’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신복위가 진행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은 더 이상 빚을 갚을 능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차주의 대출 원금과 이자를 깎아주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그램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원금의 최대 70%, 이자·연체이자의 최대 100%까지 탕감 가능하다. 청년들이 신용불량의 늪에 빠져 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조기에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빚투 탕감’ 사례가 급증하자 개인 투자자가 책임져야 할 빚을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코인에 투자해 수익이 났을 경우 ‘한 탕’을 챙길 수 있지만 손실이 나면 사회와 채무자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부담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빚 폭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보통 6개월 단위로 금리를 조정한다”면서 “지난해 가파른 금리상승의 여파가 올해 나타나면서 채무조정 신청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복위 채무조정의 경우 국가 재정이 투입되지 않는다”며 “금융회사들이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054488&code=61141111&sid1=eco&cp=nv2
18년 이후부터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실제 주위에서도 코인, 주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 흐름을 몸소 느꼈습니다.
낮은 이율과 침체된 경기 속에서 단순 노동만으로 가계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되는 현시점에서 위와 같은 빚투 탕감 제도와 (통계자료에서 나타난)젊은 세대들의 안일한 투자 태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반감을 산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채무 상환이 어려운 이들에게 재기 지원을 하지 않으면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양산해 사회경제적 비용이 커진다는 부작용을 언급하며 필요한 제도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2018년과 비교해 투자·재테크 실패를 이유로 빚 탕감을 신청한 20·30대가 8배 이상 급증한 수치를 보았을 땐 마냥 이러한 이유만으로 시행되어야만 하는 제도라고 보기엔 걱정이 됩니다. 과연 장기적으로 국가와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가란 생각을 들게 합니다. 무자비한 투자, 고의 연체 등 도덕적 해이도 또다른 위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취업난, 집값 상승 등 일확천금만이 답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우리 청년 세대들이 겪는 사회적 배경을 생각해본다면 무조건 비판만은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세대로서, 통계수치 속 여과없이 나타난 청년 세대들이 가진 고민과 문제점들도 함께 느낄 수 있어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고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첫댓글 솔직히 이거다 하는 해결법은 떠오르지 않네요.. 어려운 사회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일어설 힘을 주는 건 좋다고 생각하는데 아예 일으켜 세워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험한 투자를 했으면 책임도 따른다는 것을 반성하면서 장기로 갚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는 적게 잃고 많이 따는 법을 계속 연구해 나가면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공부를 하지않고 선동, 남 따라하기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를 했을 때 깨달음이 있기를 바랍니다.
자기를 위한 진정한 투자가 아닌 선동, 남 따라하기식 투자란 말에 저도 공감합니다.. 모두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현명한 제도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유일한 해결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늦은 시간 답변 감사합니다:)
투기와 투자는 엄연히 구별해야 함에는 틀림없단다.
현실적으론 그 혼재된 상황과 그 배경엔 나 역시 안타까움이 크단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모든 행동엔 그 일차적 책임이 본인에 있다는 성숙함은 있어야 할 것같구나.